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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김우빈, 준호, 강하늘, 이 보여준 가능성들 이들에게 이런 면들이 있었나. 영화 에서 우리가 늘 봐왔던 김우빈이나 준호 그리고 강하늘의 모습은 조금 낯설어진다. 어딘지 반항기 가득한 김우빈이 이토록 병맛 코드로 웃길 줄 누가 알았으랴. 에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던 그 대사도 멋지게 소화해내던 그 김우빈은 에서는 입만 열면 “섹스하자”고 외치는 반전의 허당으로 관객들을 웃긴다. 2PM 준호 역시 낯설긴 마찬가지다. 물론 같은 영화에서 이 친구 연기 가능성이 좀 있다고 생각했던 관객이라면 내 이럴 줄 알았다고 무릎을 쳤을 지도 모른다. 준호는 에서 힘겨운 청춘의 삶에서도 순수하고 순진하며 긍정적인 동우 역할 그 자체처럼 보인다. 그가 이유비(소희)와 만들어가는 풋풋한 이야기 속에서 준호라는 괜찮은 연기자의..
부터 까지, 눈에 띄는 땅콩 회항 풍자 때가 때인지라 제주도행 비행기에 탄 승무원들이 남다르게 보였다. 모든 서민들의 마음을 차갑게 얼어붙게 만든 이른바 ‘땅콩 회항’의 후폭풍 때문이다. 늘 밝게 웃는 승무원들. 하지만 모든 항공사의 승무원들이 그렇게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대중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이 기내에서 만난 승무원 고은미씨의 친절과 웃음은 더더욱 우리네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주스와 소금물로 나누어 준 깜짝 복불복은 그래서 마치 제작진이 이들 승무원들에게 선사하는 작은 즐거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릴 때 김종민과 승무원이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장면도 더더욱 흐뭇하게 다가왔다. 손님과 승무원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이런 예의가 필요한 세상이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
, 장르가 멜로를 쓰려면 이 정도는 해야 “네가 혹시 기하명이야? 너 진짜 이름이 기하명이야?” 최인하(박신혜)는 결국 최달포(이종석)가 자신의 어머니 송차옥(진경)의 악의적인 오보에 의해 희생당한 가족의 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사실을 알고 흘리는 최인하의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 그건 불행한 일을 겪은 최달포에 대한 연민일까, 아니면 그 일에 자신의 어머니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예감케 하는 두 사람의 비극적인 관계에 대한 슬픔일까. 아마도 둘 다 아닐 것이다.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최인하가 송차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최달포가 그녀에게 보여준 사랑에 대한 눈물일 것이다. 최달포에게서 멀쩡히 웃고 있어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해지는 이유는 바로 그 복수심조차 눌러버린 사랑의 위대함 때문..
폼 잡던 장혁은 어떻게 연기변신을 시도하고 있나 장혁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절권도’다. 사실 이 이미지는 때만 해도 장혁에게 굉장한 이점이었다. 스타일리시 액션 영상을 선보인 에서 식탁을 치고 날아올라 원투 펀치를 날리는 장혁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였다. 이런 캐릭터는 에서 겸사복 관원으로 등장해 이도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강채윤에게서도 거의 비슷하게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하지만 비슷한 캐릭터가 두 번 주목받기는 힘든 법이다. 에서 주목된 건 장혁보다는 송중기와 한석규였다. 그런데 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작품선정의 잘못일까. 장혁은 를 통해 또 이 비슷한 역할로 돌아왔다. 그는 여전히 드라마 속에서 빠르게 손을 움직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절권도를 선보였다...
를 깨운 전지현의 개그본능 가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다. 최근 들어 이토록 뜨거웠던 드라마도 드물다. 그 힘은 국경을 넘어 중국까지도 들썩이게 했다. 심지어 전지현을 통해 치맥 문화가 전파될 정도라니 말 다했다. 벌써부터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건 이 드라마가 가진 특별한 희비극의 공존 때문이다. 는 400년을 넘는 외계인과 인간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체접촉을 하는 것조차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관계는 그 자체에 근본적으로 비극을 깔고 있다. 천송이(전지현)와 도민준(김수현)이 서로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마치 헤어짐을 앞둔 연인처럼 비극의 강도도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는 이 비극적 상황을 비극으로 그려내기보다는 유쾌한 희극으로 채워 넣으려 노력..
, 능동적 비정규직과 파리 목숨 정규직... 눈물 난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그 제안은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회사에 속박된 노예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미스 김(김혜수)의 도발적인 말에 장규직(오지호)는 “예의가 없다”며 발끈한다. 그러자 미스 김이 한 마디 덧붙인다. “그런 예의는 정규직들끼리 지키십시오. 저에게 회사는 일을 하고 돈 받는 곳이지 예의를 지키러 오는 곳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런 게 있을까 싶지만 그녀는 이른바 능동적 비정규직이다. “IMF 이후 16년 비정규직 노동자 8백만 시대에 이제 한국인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이 된” 시대에 그녀는 왜 능동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집하게 됐을까. 그것은 이른바 ‘미스 김 어록’이 되어버린 명대사들을 통해 미루어 알 수 있다. ‘업무의 ..
과 의 성공 요인 군대 이야기만큼 닳고 닳은 소재가 없지만, 이 이야기만큼 공감가고 관심이 가는 소재도 없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이야기들. 그래서 흔해 빠질 수밖에 없는 군대 이야기의 관건은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할 것인가가 된다. 똑같은 군대 이야기라도 어떤 이들은 군대 문턱에도 가보지 않았던 여성들의 귀까지 쫑긋 세우게 만들지만, 어떤 이들은 지겹게 들은 이야기의 반복으로 여겨지게 만들기도 한다. tvN의 과 공군에서 을 패러디해 만들어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미국 언론에도 호평을 받은 의 성공은 바로 이 스토리텔링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낸 데 있다. 군대 이야기의 대부분은 과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혹한기 훈련을 이야기 하며 오줌만 눠도 얼음이 얼더라는 식의..
는 어떻게 이 되었나 실로 대단한 송중기다. 그저 예쁘장한 꽃미남이라는 편견을 의 젊은 이도 역할로 깨버리더니 에서는 순수한 사랑과 복수의 양면을 가진 얼굴로 그만의 독특한 멜로를 그려냈다. 그리고 이제는 이다. 대사가 거의 없고(전체 영화에서 한두 마디밖에 없다) 오로지 몸의 언어로, 표정으로 그 감정을 전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역할. 그러나 송중기는 그 역할도 자신이 가진 독특한 이미지로 구축해낸다. 은 현재 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87만 관객을 돌파하고 1백만 관객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사실 허술한 구석이 많은 영화다.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설정들과 여러 장르의 결합이 매끄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폐가 좋지 않아 산골집으로 이사 오는 순이(박보영)의 모습은 저 의 쇼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