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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박민하, 예능보다는 연기에 집중하는 편이 단언컨대 영화 의 지분율이 있다면 그 절반 이상은 온전히 아역 박민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장혁이 시종일관 뛰어다니고 수애가 발을 동동 구르며 전전긍긍하는 건 전적으로 박민하가 연기하는 미르라는 아이 때문이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이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에 고통스러워하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모두 이 미르라는 아이의 배경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에서 아역 박민하는 이토록 중차대한 역할을 맡았다. 아이여서일까. 아니면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대로 천재 아역이라서 그런 것일까. 조금은 부담일 수밖에 없는 이 미르라는 역할을 박민하는 아무런 이물감 없이 천연덕스럽게 해냈다. 만일 아역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약간의 틈입을 만드는 연기력 부족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이 영..
성숙해진 언니 이효리는 왜 드센 언니가 됐나 5집을 들고 돌아온 이효리에 대한 호평은 끝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5집에는 지난 앨범들과는 달리 자신의 진솔한 삶이 고스란히 손때처럼 묻어났기 때문이다. 트렌드 세터나 섹시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했지만 여기에 조금은 편안해진 스토리텔러 같은 모습이 더해졌다고나 할까. 사실 타이틀곡인 ‘Bad girls’도 좋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미스코리아’나 'Holly Jolly Bus', 'Special ' 같은 곡이 더 마음에 와 닿는 건 그 때문일 게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음악을 갖고 나온 이효리에 대해 쏟아지던 호평은 단 몇 주만에 혹평으로 바뀌었다. 음악방송 출연을 2주만 하고 휴식기에 들어간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줄기차게 나..
샘 해밍턴, 이 솔직한 시선에 비친 우리의 자화상 에 출연한 샘 해밍턴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의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별로였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너무 시끄럽고 사람이 많았다”는 것. 샘 해밍턴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굳이 듣기 좋은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이력서에서 튀고 싶어” 선택했다는 것. 그는 클럽에서 한국여성에게 한국말로 작업(?)을 걸던 에피소드를 말하기도 했고, 의 기수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자신이 “낙하산”이었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에 유독 민감한 우리에게 샘 해밍턴의 거침없는 솔직함은 위태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샘 해밍턴의 말에는 거부감은커녕 심지어 속 시원함마저 느껴진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그..
퍼포먼서에서 아티스트로 돌아온 이효리 노래를 잘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 목소리가 남다르다고도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춤은? 물론 퍼포먼스는 화려하다. 하지만 춤만 놓고 봤을 때 굉장한 춤꾼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효리가 하면 먼저 시선이 가고 귀가 열린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그녀의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가 대중들의 마음을 잡아끈다. 이건 능력이 아니라 매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이효리니까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고. 3년 만에 돌아온 5집 ‘모노크롬’이 발표되기 전 선 공개된 ‘미스코리아’는 이효리니까 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응축되어 있다. 그것은 첫 무대에서 과거 미스코리아 수영복 차림으로 나와 노래 불러도 여전히 ..
동성애 편견 깨준 대중문화 콘텐츠의 힘 5월은 결혼의 달인가. 백지영과 정석원, 한혜진과 기성용, 장윤정과 도경완, 그리고 서태지와 이은성의 깜짝 결혼 소식이 발표된 데 이어, 눈에 띄는 것은 그 대열에 김조광수와 동성연인인 김승환과의 결혼발표 기자 회견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식 보도 사진 속에서 당당하게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동성애자들이 공식석상에서 결혼발표를 하고 입맞춤을 하는 사진 한 장의 의미는 크다. 1996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본격 동성애 영화 을 본 관객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남자들의 사랑을 서로 주먹을 입에 대고 입을 맞추는 장면으로 대신했다. 영화 속에서마저도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려 했던 것. 하지만 이번 김조광수의 결혼발표는 이제 영화도 아닌 실제 현실..
먹방의 전설? 풍요의 시대, 배고픔의 향수 2회에 등장한 군대리아(패티와 잼을 함께 넣어 먹는 군대식 햄버거)를 먹으며 샘 해밍턴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호주에 가면 그 몇 배는 큰 패티와 베이컨, 야채를 쌓아올린 수제 햄버거가 동네마다 널렸다. 그런데도 샘 해밍턴은 이 이상한 조합의 햄버거를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다. 군대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식욕, 새로운 먹방의 탄생.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 향수로만 존재하던 군대리아는 이제 일반인들의 뇌리에 남겨진 먹방의 전설에 오르게 되었다. 3회에서는 자판기로 뽑아먹는 얼음 띄운 ‘바나나라떼’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서경석과 샘 해밍턴은 그 중독성 있는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류수영은 야전 훈련 이후 지급된 전투식량에 푹 빠진 모습을 보..
착한 유재석만 있나, 나쁜 유재석도 있다 에서 유재석의 변화가 심상찮다. 그간 늘 착한 이미지로만 각인되어 왔던 유재석이 ‘잔소리꾼’이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조금씩 끄집어내고 있는 것. 하와이로 가기 위해 모인 멤버들에게 유재석은 지난 회에 이어서 “형제 4호 발령”을 알렸다. 여기서 ‘형제 4호’란 이 어떤 위기의식을 갖고 심기일전을 하기 위해 유재석이 보내곤 했던 문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재석은 오프닝에서도 정준하의 새로 한 머리를 꼬투리삼아 그 헤어스타일을 ‘버르장머리’라고 불러 면박을 주었고, 박명수가 딸 민서가 해준 매니큐어를 자랑하며 벌써 “키가 1미터 10 나온다”고 하자 “계속 크겠죠. 2미터 되겠네요.” 해서 그를 자극시키기도 했다. 하와이로 떠나는 공항에서는 ‘무한상사’를 즉석에서 재..
양상국, 무엇이 이 개그맨을 주목하게 하나 약한 남자 특집에서 양상국은 같이 출연한 김태원, 이윤석, 김성규와 자신이 왜 함께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몸이 약한 남자들(?) 속에서 그는 마음이 약한 남자였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아버지가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양상국은 눈물 많기로 소문난 ‘국민 울보’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마음만은 특별시다.”고 말함으로써 그 반전을 통해 웃음을 주지만 양상국은 뼛속까지 촌놈이다. 연예인 같지 않은 수수한 모습에 개그할 때의 사투리 그대로가 평상시 말투인 그는 콩트 속의 캐릭터와 실제 모습의 간극이 별로 없다. 물론 콩트가 만들어내는 상황 속에서 연기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캐릭터의 성격이나 성향이 실제와 거의 같다는 얘기다. 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