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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고백부부’, 무엇이 이 드라마에 대한 열광 만들었나사실 ‘예능 드라마’라는 지칭에는 약간 이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를 낮춰보는 시각이 있다. 그래서 정통적인 드라마 형태라기보다는 예능적 요소를 덧댄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코미디적인 요소가 강조되고 현실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있기 마련이다. KBS 역시 그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청춘시절로의 타임슬립을 한다는 그 설정이 그런 선입견을 더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물론 타임슬립 장치를 사용해서도 얼마든지 진지한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들도 많았지만, 예능 드라마라는 지칭과 타임슬립이 만나니 조금은 어설픈 코미디 설정의 드라마 정도를 예상케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는 의외로 처절한 현실 부부의 고통스런 삶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했다. 가족을 위..
‘고백부부’,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란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알고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KBS 금토드라마 가 갖고 있는 타임리프 설정은 어쩌면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힘겨운 현실에 부딪쳐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서로의 마음이 다치고 그래서 결국은 이혼이라는 아픈 선택을 했던 부부. 만일 그들이 과거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분명 현실 걱정할 것 없는 청춘의 시절로 돌아간다는 건 흥분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알고 있는 그들의 청춘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특히 마진주(장나라)의 엄마 고은숙(김미경)은 신장염 투석 치료를 받아오다 결국 삶을 등졌다. 그러니 영정사진으로 남은 엄마를 다시 보게 된 마진주의 마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괜히 쳐다보..
‘명불허전’의 타임슬립, 의외로 다양한 묘미가 있다타임슬립은 이제 지겹다? 적어도 tvN 주말드라마 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다. 조선과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이라는 장치를 쓰고 있지만, 그 양상이 다채롭고 드라마의 극적 재미를 더 고조시키는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타임슬립은 조선시대에서 왕을 시술하려다 실패한 허임(김남길)이 쫓기다 활에 맞아 다리 밑으로 떨어지며 벌어졌다. 그래서 조선시대에서 갑자기 현재로 온 허임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들과 거기서 적응해가는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외과의사 최연경(김아중)을 만나고 탁월한 침술로 위급한 환자를 고치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기대감을 갖게 만든 것.하지만 이 드라마의 타임슬립이라는 장치는 그것이 끝이 아니라 ..
‘왕사’의 안이함이 만든 부진, 봐야할 이유가 없다사극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담는다. 즉 과거 역사를 소재로 끌어오지만 그것을 굳이 지금 선택한 것에 대한 현재적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MBC 월화드라마 가 지금 이 시점에 고려 충선왕의 이야기가 왜 필요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고려왕실 최초의 혼혈왕인 충선왕. 그의 사랑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훗날 충선왕이 되는 왕원(임시완)은 충렬왕(정보석)의 아들이지만 원나라 황제의 딸인 원성공주(장영남) 사이에 난 아들이라는 점에서 그 비극적인 태생의 위치를 가늠하게 한다. 물론 지금이야 국적이나 혼혈이 무슨 큰 문제일까 싶지만 당대는 고려시대가 아닌가. 그것도 억지로 부마국이 되어 맞은 아내를 통해 낳은 아..
'터널', '시그널'과 비교되는 지점들OCN 주말드라마 에서 시청자들이 여러 작품들의 잔상들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 30년 전 1980년대의 정경이 환기시키는 영화 과 드라마 . 특히 은 이러한 과거의 정경과 함께 현재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 떠올리게 하는 작품일 수밖에 없다. 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기가 등장하지만, 은 과거에서 현재로 통과하는 터널이 등장한다. 우연인 건지 의도한 것인지 의 남자주인공 박광호(최진혁)의 아내 역할로 나온 이시아는 에서도 이재한(조진웅)의 첫 사랑으로 등장한다. 하드보일드한 형사지만 아내 혹은 연인에 대한 사랑을 가진 존재라는 특징은 이 두 주인공들이 가진 공통점이다. 이들은 그만큼 사람 냄새가 나는 형사라는 캐릭터로 시청자들 앞에 서 있다. 이처럼 유사한 ..
세종부터 윤동주까지, 역사로 현재를 경고하다 세종대왕, 위안부, 성웅 이순신, 유관순 열사, 윤동주 시인... 이 힙합과의 콜라보를 위해 꺼내든 역사는 그 하나하나가 현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실들이었다. 그것은 굳이 현재의 시국 상황을 꺼내놓고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단지 그 역사를 끄집어내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비판보다 준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역사의 평가’가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에 내리는 철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곡 작업에 들어가기 전 출연자들이 모여 들은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그 메시지가 명확했다. 설민석 스스로 말했듯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킨 건 백성”이라는 게 이 강의의 ‘중심주제’였다. 본래 역사란 현재에서 선택되는 순간 그 자체로 현재적 의..
, 어째서 이 좋은 소재가 이렇게 그려질까 KBS 주말사극 은 충분히 이 시대에도 의미가 있는 소재다. 장영실(송일국)이란 청춘이 가진 처지가 현실과 맞닿아 있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천출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재능이 있어도 출사하지 못하는 처지가 그렇다. 결국 조선을 떠나겠다고까지 마음먹었던 장영실이 아니던가. 그런데 초반 의 이런 흥미로운 설정은 어찌 된 일인지 점점 매력이 떨어져간다. 그 흙수저로 태어난 장영실에 대한 공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던 그를 알아봐주는 세종(김상경)이나 마치 형처럼 그를 허물없이 대해주고 밀어주는 이천(김도현) 같은 인물들이 일찌감치 그를 일으켜 세워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지어 소현옹주(박선영)와 장영실은 신분을 뛰어넘어 연정을..
, 과거를 바꿔도 바뀌지 않는 한 가지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바뀐다.’ 이 명제만큼 tvN 금토드라마 을 보는 시청자들을 집중시키는 건 없다. 연쇄살인사건, 권력형 비리사건, 그리고 덮여지는 미제사건, 그 와중에 생겨나는 억울한 희생자들. 시청자들은 아마도 과거 뉴스를 통해 보면서조차 깊은 트라우마로 남겨졌던 우리 사회의 믿기지 않은 사건 사고들을 새삼 떠올릴 것이다. 그저 묻혀져 지워져버린 기억처럼 여겨졌던 그 사건들은 의 그 신호음을 타고 다시금 되새겨진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로 남은 과거를 바꾸어 현재를 바꾼다는 의 판타지에 빠져든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무전기를 통해 과거의 형사인 이재한(조진웅)과 공조해 미제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긴 현재의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은 그래서 누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