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참여하는 것, 스타들의 투표 인증에 담긴 뜻

오늘은 제7회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아침 일찍부터 채시라의 투표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투표하러 가는 모습과 투표를 하고 나와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여러 장 뉴스로 보도되었다.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말해주는 기사지만 “투표하고 나오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같은 좋은 반응들이 이어진다. 

레인보우 출신 지숙은 새벽에 투표를 완료했다며 인스타그램에 투표 인증샸을 올렸다. 그는 “새벽 공기와 함께 투표완료! 오늘 꼭! 소중한 우리들의 권리 멋지게 행사하자고요”라고 글을 더했다. 강인비와 솔비 역시 일찌감치 인증사진을 올렸다. 그 사진에 붙은 댓글들을 보면 ‘참하고 예쁘다’는 반응이다. 투표를 했다는 사실과 그것을 인증함으로써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만들어내는 호감의 표시들이다. 

사전투표를 마친 스타들의 투표인증 사진들도 일찌감치 올라왔다. 최수종·하희라 부부, 백종원·소유진 부부에서부터 개념 배우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정우성,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대한 보이밴드’ 방탄소년단, 위너의 강승윤, 우주소녀 멤버들,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함은정 등등이 사전투표 인증을 했다. 한편 장예원, 배성재 아나운서는 차범근 위원과 함께 러시아 월드컵 축구중계 가기 전 사전투표를 하고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스타들이 투표소를 찾았고, 그 인증 사진들은 당연하게도 찍혀 SNS에도 오르고 기사로도 나왔다. 이 정도면 이제 투표일에 즈음해 스타들의 독려와 인증은 하나의 중요한 일로 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대중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기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들의 모습은 좋게만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또 하나의 풍경은 스타들의 투표 독려 참여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6.13 투표하고 웃자’ 캠페인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박나래, 박경림 등 19명의 유명 예능인들이 참여했다. SBS는 6.13지방선거 홈페이지를 통해 ‘셀럽보트 챌린지’를 진행했다. 드라마 <훈남정음>에 출연 중인 남궁민이 “투표 놓치지 말고 행사하라”고 투표를 독려했고, 정해인은 “우리 모두 투표하기 약속해요. 특히 누나들 제가 지켜보겠습니다”라고 재치 있는 멘트를 남겼다. 

투표 인증과 독려에 담긴 메시지는 단순 명료하다. 결국 정치는 참여하는 것이고, 그 참여를 실천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투표’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제 정치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달라진 스타들의 면면이 담겨 있다. 아직까지 어느 정당이나 인물을 지지한다고 나서는 일은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정치에 참여하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것으로 투표인증은 중요한 일이 되었다. 심지어 그 사람의 개념을 인증하는 것으로까지 여겨지는.(사진:최수종 하희라 투표인증사진)

‘감빵생활’, 신원호 PD가 보여주는 인물에 대한 무한애정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한 감방에서 지내던 고박사(정민성)가 다른 교도소로 이감되어 가게 된 그 과정을 보면 신원호 PD가 얼마나 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쏟는가가 느껴진다. 장기수(최무성)와 사실은 동갑이었던 고박사가 헤어지는 순간에 즈음에 서로 말을 놓으며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마치 장기수의 시선으로 다독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떠나는 고박사를 이송하는 팽부장(정웅인)이 가는 길에서나마 편하라고 수갑을 풀어주자 고박사가 법조항을 들먹이며 다시 수갑을 채우라 하는 장면도 훈훈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박사의 캐릭터가 아닌가. 겉으로는 툴툴대고 거칠어 보이지만 수감자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던 팽부장에게 고박사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떠나면서 고박사가 제혁(박해수)에게 남긴 노트 선물은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고박사의 방식으로 제혁에 대한 애정이 그 노트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제혁이 재활훈련을 할 때 매일 매일 던진 공의 수나 그 때 그 때 달라진 컨디션의 변화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늘 서류를 통해 잘못된 것들의 시정을 요구하고 툭하면 법 조항을 꺼내는 고박사라는 다소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인물이 어느새 정이 들었고, 그래서 떠나는 과정에서 그 예우를 다하는 듯한 마음이 고박사의 퇴장에서 여지없이 느껴진다.

드라마 초반에 장기수(최무성)와 마치 부자지간처럼 등장했던 장발장(강승윤)은 석방이 되어 감방을 떠나게 되면서 그것으로 끝이라 여겨진 바 있다. 실제로 장발장은 감방을 나서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린 인물이었다. 하지만 장발장이 장기수를 잊지 않고 다시 면회를 오고 그와 함께 지낼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내놓는 장면을 보면 이 드라마가 장발장이라는 인물을 잊지 않고 끝까지 챙기려 하고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바로 이 장발장의 재등장이 있어 고박사의 퇴장 역시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처음 구치소에 제혁이 들어올 때 같이 들어오게 된 법자(김성철)도 다른 교도소로 이감해가면서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지만 다시 돌아와 제혁을 돕는 인물이 되었다. 제혁에 의해 죽을 위기에 놓였던 엄마가 수술을 받은 은혜를 입은 법자이기 때문에 그는 제혁을 위해 어떤 일이든 보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일찍 퇴장했지만 다시 돌아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

제혁을 찌르고 갔던 똘마니(안창환)가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도 그렇다. 물론 이미 그런 폭력을 저질렀던 인물을 다시 한 감방에 들어오게 한다는 설정은 조금 현실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분명 이 인물은 다시 제혁과 어떤 관계의 반전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거의 모든 인물들이 우리가 생각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떤 놀라움과 감동까지 줬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드라마에서 조연의 경우 몇몇 역할을 수행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흔하다. 그것은 조연이 드라마 스토리를 위한 기능적인 역할에 머물 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완성도 높은 드라마일수록 주연만큼 조연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판정하는 기준으로서 주연이 아닌 조연을 들여다보는 일은 꽤 의미가 있다. 그건 작품이 얼마나 세세하게 주변 인물들까지 허투루 활용하지 않는다는 걸 드러내는 일이고, 또한 작품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니 말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한 팀이 결성이 되면 마치 유사가족 같은 끈끈함이 만들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인물 하나가 빠지거나 새로운 인물이 들어가는 일은 그만큼 신중해진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그 구성원들이 바뀔 때마다 얼마나 많은 말들이 나왔던가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비롯해 <응답하라> 시리즈까지 신원호 PD가 연출한 작품들을 보면 바로 이런 예능적인 팀의 끈끈함이 드라마 속에서도 고스란히 발견된다. 어느새 이 감방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제혁과 장기수,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한양(이규형), 유대위(정해인) 그리고 고박사까지 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이러한 신원호 PD의 인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정성 때문이다. 

떠나는 고박사와 떠났다 다시 등장한 장발장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 들어온 똘마니 같은 인물들의 들고 나는 과정에서 신원호 PD는 허투루 인물을 쓰는 법이 없다. 그 무한애정은 이 드라마의 모든 인물들에 닿아 있다. 이를 테면 제혁의 친구 역할인 준호(정경호)의 남다른 훈훈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나, 그와 연애를 시작하는 제혁의 동생 제희(임화영)나 해수의 연인인 지호(정수정) 같은 인물들도 잠깐씩 등장하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남다르다. 이 많은 인물들이 하나하나 빛나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 그저 우연히 생긴 기적이 아니다. 그것은 신원호 PD의 정성어린 손길이 닿아 생겨난 당연한 결과다.(사진:tvN)

‘감빵생활’, 공간은 감방이어도 이야기는 종합선물세트

우리는 감방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에 갖는 편견들이 있다. 그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어딘지 답답할 것 같고 이야기도 수감자들 사이의 대결구도 같은 감방 소재의 장르 안에 머물 것 같다는 것들이다. 하지만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보면 이것이 한낱 편견이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해준다. 감방이야기가 이토록 다양한 감정들을 건드리고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다는 걸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 있어서다. 

주인공 제혁(박해수)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건 어떤 쓸쓸함과 아픔, 슬픔 같은 것들이다. 겉보기에는 슈퍼스타 프로야구 선수로 추앙받던 그가 굉장히 행복할 거라고만 여겨왔지만, 그는 자신의 생일날 교도소에서 차려준 특별한 야구 이벤트(?)에서 자신이 그간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토로한다. 교통사고에 재활치료만 한 줄 알았던 그가 사실은 위암 투병까지 해왔다는 것. 포기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버텨온 자신을 사람들은 ‘노력의 아이콘’으로 추앙했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나 힘들어 야구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의 울분은 시청자들에게 먹먹함을 주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제혁 같은 ‘세상 제일 재수 없는 놈’이라 스스로를 말하는 인물이 보여주는 슬픈 정서만을 담지는 않는다. 같은 감방에서 지내는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같은 인물은 진지한 얼굴에서 나오는 혀 짧은 소리로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준다. 그는 그저 진지한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이 캐릭터의 코믹한 설정 하나로 그건 웃음으로 전화된다. 마약을 복용하다 들어온 한양(이규형)은 그 해롱거리는 정신상태가 마치 아기 같은 느낌을 주어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 제혁의 무거운 이야기 속에서 이런 캐릭터들이 공존하면서 생겨나는 긴장과 이완은 그래서 이 드라마에 다양한 감정들을 균형 맞춘다.

장기수(최무성)와 장발장(강승윤)의 이야기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얼마나 다차원적으로 인물들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를 확인시켜주는 증거다. 처음에는 어딘지 살벌한 느낌을 주었지만 차츰 장발장이 부르듯 ‘아버지’ 같은 자애로운 인물로 다가오는 장기수. 조폭 시절부터 엮인 장발장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부채감 같은 걸 갖고 있는 장기수는 출소를 앞둔 장발장이 자신이 살기 위해 그를 무고한 사실에도 그저 그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 장기수는 그래서 이 감방이야기가 가진 어떤 훈훈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장발장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그는 제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인물이다. 출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작업을 나가서도 도둑질을 하는 인물. 그리고 감방 검사에서 시계를 찼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자 그게 자기 것이 아니라 장기수의 것이라 거짓말을 하는 인물이다. 장기수와의 관계에서 마치 부자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지만 결국은 자기 버릇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발장에게서 느껴지는 건 어떤 반전의 감정이다. 물론 그가 그렇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어깨를 두드려준 장기수는 생각보다 더 큰 인물이다. 그가 했던 행동이 무엇을 바라고 한 것이 아니라 모두 “자기 편하자고 한 일”이라는 것.

그러면서 감방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부정과 그로 인해 사필귀정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또한 이 드라마는 빼놓지 않는다. 동료들의 등을 처먹는 작업반장이 가구 만드는 대회에서 1등한 우승자의 상금을 가로채려 한 것이 결국 발각되는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통쾌함 같은 걸 선사한다. 

추락하는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제혁이라는 인물과 그 속에서도 웃음을 주는 카이스트나 한양 같은 동료의 이야기, 인간적인 먹먹함과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섬뜩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장기수와 장발장 이야기 그리고 감방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위기와 반전의 이야기까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을 한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감방이라는 공간이어서 어딘가 한정될 것 같은 이야기들이 아니라, 감방이어서 더 다채로울 수 있는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내는 역발상. 이것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웬만한 시청자들을 모두 빨아들일 수 있는 저력이 아닐까.(사진:tvN)

신원호 PD의 마법, ‘감빵생활’이 주는 판타지라니

도대체 이 따뜻함의 정체는 뭘까.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보다보면 감방도 결국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도소는 구치소와는 공기 자체가 다르다는 엄포에도 불구하고 제혁(박해수)이 지내게 된 감방 안 사람들은 의외로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감방에 처음 들어가게 된 제혁이 보게 되는 첫 번째 에피소드로 라면을 끓여먹는 이야기는 이들의 반전 매력을 드러낸다. 마치 탈옥이라도 할 것처럼 쉬쉬하며 무언가를 공모하던 이 감방사람들은 그러나 그것이 뜨끈한 물에 라면을 끓여먹으려는 ‘작전’이었다는 걸 보여주며 이들이 꿈꾸는 것들이 이런 소소한 것이 주는 행복이라는 걸 알려준다. 

그 감방의 방장격인 장기수(최무성)는 겉보기에 무시무시한 포스를 풍기지만 장발장(강승윤)이 아버지라 부를 만큼 방 사람들을 챙기는 인물이다. 장발장은 닉네임처럼 빵을 훔치다 감방에 들어온 인물이고, 고박사(정민성)는 기업사기 전과로 들어왔지만 고발 고소 전문이다. 카이스트(박호산)는 도박으로 들어왔지만 뭐든 뚝딱 뚝딱 만들어내는 만물박사. 풍기는 포스와 달리 혀 짧은 소리로 ‘신라면’인지 ‘진라면’인지 알 수 없는 말이 웃음을 주는 캐릭터다. 그리고 이 방에 들어오게 된 몽롱한 정신으로 할 이야기는 다 하는 나름 귀여운 캐릭터 뽕쟁이(이규형)도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주는 따뜻함의 원천은 이런 정이 가는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소박한 욕망들이다. 마침 방영하는 <영웅본색>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장기수를 위해 카이스트가 한 채널 밖에 나오지 않는 감방의 TV를 어떻게든 건드려 다른 채널로 돌리려 안간힘을 쓰는 장면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훈훈함을 준다. 결국은 장발장이 슬쩍 해온 리모콘으로 쉽게 채널을 돌려버리지만. 

모가지 밖에 나오지 않는 닭볶음이나 일주일에 한 번밖에 허락되지 않는 온수 샤워를 위해 끝없이 민원을 넣어 상황을 호전시키는 고박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그렇게 해서 제대로 된 닭요리가 나오고 매일 온수 샤워를 할 수 있게 되는 그 상황만으로도 커다란 행복감을 느낀다. 

물론 그렇다고 이 교도소에 위기상황이 없는 건 아니다. 가구를 만드는 작업실의 반장(주석태)은 제혁에게 처음에는 호의를 베풀지만 제 맘대로 되지 않자 그 어두운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제혁을 성추행하려 하지만 그 때 마침 이 교도소로 오게 된 교도관 준호(정경호)에 의해 불상사를 피하게 된다. 제혁의 오랜 친구인 준호가 애써 힘을 써 이 교도소로 오게 된 건 오로지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교도소가 제혁에게 주는 위기상황과 또 그를 보호해주려는 인물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긴장감이 이 드라마에는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그 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그 느낌이 주는 소박함과 훈훈함은, 사회와는 유리되어 있고 살벌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 곳에서도 ‘슬기로운’ 방식으로 인간적인 삶을 희구하는 인물들의 따뜻함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의 감방생활을 보고 있는 것이지만 또한 이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다시금 보게 되는 것. 

하는 일이 잘 안되고, 아무리 노력해도 자꾸만 좌절되는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감방생활에서 라면 하나를 끓여먹기 위해서, 제대로 된 닭요리를 먹기 위해서, TV의 채널을 돌려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 또 온수 샤워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그래서 그것이 관철됐을 때 굉장히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어떤 위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도 못하고 가는 건 엄두도 못내는 해외의 유명 리조트 같은 곳을 날아가야 판타지를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감방 같은 뭐 하나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공간에서 아주 소소한 것들을 여럿이 힘을 합쳐 해결해내는 그 장면은 그 어떤 판타지보다도 크게 다가오니 말이다. 역시 신원호 PD답게 감방이라는 차가운 공간조차 사람 사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왜 신원호의 마법이라 부르는 지 알 것 같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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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탭송'을 들고온 슈퍼스타K 4인방.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슈퍼스타K2'는 아마도 작년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이제 슈퍼스타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져 대중들에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 의해 뽑혀지고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나간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죠. 그렇게 해서 뽑힌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지금도 그 감동적이었던 오디션 장면들이 여전히 기억에 생생한데요, 이들 슈퍼스타K 4인방이 '슈스케 탭송'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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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사회를 맡은 박지윤 아나운서. 해산한 지 얼마 안되었다는데 역시 한 미모 하시는...


'슈스케 탭송'은 물론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브랜드 캠페인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 노래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간 애니모션이나 햅틱미션, 아몰레드송 등의 노래들이 캠페인송에 머물지 않고 대중적인 사랑까지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효리나 손담비, 애프터스쿨 같은 톱 스타들이 그간의 주인공들이었죠. 그 연장선 위에 있는 '슈스케 탭송'은 '슈퍼스타K' 4인방을 끌어안으면서 좀더 진화된 형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먼저 의미가 새로운 것은 슈퍼스타K 4인방인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이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의 주모델로 선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껏, 그 자리는 이효리나 김연아 같은 늘 당대의 톱 셀러브리티들의 자리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대중들이 뽑은 대중들의 슈퍼스타들이 그 자리에 선다는 것은 꽤 의미심장한 일로 여겨집니다. 그것은 상품과 톱스타가 선망의 대상으로 이미지화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좀더 대중 가까이 내려와 일상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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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보는 슈퍼스타K 허각과 존박. 진짜 형제같은 훈훈함이 여전하네.


'Life is Tab'. 이 슬로건이 모든 걸 말해줍니다. 탭과 일상을 같은 위치에 놓는다는 것이죠. 그러니 이 슬로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들로 슈퍼스타K 4인방만한 인물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슈퍼스타K 4인방들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노래를 하다가 꿈을 키웠고 그 꿈이 자라서 슈퍼스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슈스케 탭송'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은 일상과 꿈, 그리고 그 실현의 과정을 슈퍼미디어인 갤럭시 탭과 어떻게 함께 이뤄나가는가를 보여줍니다. 먼저 강승윤, 장재인, 허각, 존박의 평범한 일상이 보여지고, 그들에게 마치 '슈퍼스타K'가 다시 돌아온 듯한 미션이 떨어집니다. 허각은 노래를 만들고, 존박은 랩 가사를 붙이고, 장재인은 무대의상을 그리고 강승윤은 댄스를 덧붙이는 미션이 주어지고, 그것이 하나로 묶여지면서 무대 위에서의 '슈스케 탭송'으로 시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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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로 예뻐진다"는 말에 "다 화장빨이예요"하고 말해 빵 터트린 장재인. 늘 소년 같은 강승윤.


즉 꿈을 향해 달려가는 슈퍼스타K 4인방과 그것을 도와주는 슈퍼미디어로서의 갤럭시 탭을 같은 선 상에 놓은 것이죠. 그렇게 해서 하나로 묶여진 '슈스케 탭송'은 4인방의 완벽한 하모니를 그려내며 노래를 만들어냅니다. 흥미로운 것은 경쾌하고 신나는 '슈스케 탭송'이 4인방의 음색에 맞춰 네 가지 버전으로 편곡되었다는 점입니다. 속시원하게 질러주는 창법의 허각은 록 버전을, 감미로운 선율로 녹여내는 존박은 R&B 버전으로, 상큼하고 발랄한 목소리의 장재인은 경쾌한 스윙 재즈 버전으로, 톡톡 튀는 강승윤은 일렉트로닉 댄스 버전으로. 그리고 이 네 버전은 온라인상(http://www.lifeistab.com)에서 투표 이벤트를 통해 최고를 가리게 됩니다. '슈퍼스타K'의 또다른 버전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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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탭송'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장재혁 감독.


'슈스케 탭송'으로 만나게 된 '슈퍼스타K' 4인방과 슈퍼미디어를 꿈꾸는 갤럭시 탭은 이 이벤트처럼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과연 '슈퍼스타K' 4인방은 '슈스케 탭송'으로 세간의 뜨거운 반응을 다시 얻게 될까요. 갤럭시 탭은 이 노래를 통해 대중들의 꿈을 이뤄주는 슈퍼미디어로 우뚝 설 수 있을까요. 4인방이든 탭이든, 이들의 '슈퍼스타K'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슈퍼스타K2' 그 전과 그 후

‘슈퍼스타K2'가 보여준 건 희망이었다. 단지 중졸 학력에 환풍기 수리공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노래를 놓지 않았던 허 각이라는 한 청년의 성공담 때문만은 아니다. ‘슈퍼스타K2'는 현 획일화의 길로만 걷고 있는 가요계에도 큰 희망을 주었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그들만이 우리네 가요의 전부인 양 비춰지고 조명되는 것은 큰 문제. 5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현 가요 프로그램들의 성격상, 파격적인 비주얼에 가수들이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선정성 논란도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슈퍼스타K2'의 무대는 비주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노래를 통해 충분히 대중들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것은 기존 가요 프로그램들에는 없는, '슈퍼스타K2'만의 그 무엇이 대중들의 갈증을 풀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그 갈증은 무엇이었을까.

그 첫 번째는 다양한 음악이다. 현 가요 프로그램들의 음악들은 거의 젊은 아이돌 그룹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음악도 트렌드를 따라가기 마련이라 다양성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슈퍼스타K2'는 비교적 다양한 음악들을 보여주었다. 댄스와 R&B는 물론이고 포크나 록에 이르기까지 이르는 음악의 다채로움이 있었다.

장재인이 보여주는 독특한 창법에 얹어진 포크적인 감성은 심사위원 윤종신이 “떨어진다 해도 비주류 음악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그녀의 공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강승윤의 시원스런 록 보컬은 ‘본능적으로’라는 윤종신의 노래를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존 박은 자기 스타일로 ‘취중진담’을 다르게 해석했고, 허 각은 특유의 강렬하고도 매력적인 고음으로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노래했다.

이처럼 가수들이 저마다의 창법과 스타일로 해석해서 부르는 노래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노래의 다채로움 그 자체다. 늘 비슷비슷한 스타일들이 유행처럼 반복될 때,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가수 자신의 개성으로 재해석해내는 ‘슈퍼스타K2'의 면면은 참신하다. 트렌드에 가수가 꿰맞춰지는 무대보다, 가수가 가진 개성에 대해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수에 집중하는 형식으로서 가져온 음악과 스토리텔링의 조화는 우리가 기존 가요 프로그램에서 느끼던 두 번째 갈증이다. 무대에서 잠깐 동안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기존 가요 프로그램과는 달리, ‘슈퍼스타K2'는 리얼 버라이어티쇼 형식을 무대와 연동함으로써 노래 밑바탕에 스토리를 깔았다. 똑같은 노래를 해도 강승윤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허각이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에는 확실한 차이가 생긴다. 노래의 기교와 퍼포먼스만이 아니라, 그 노래가 담는 마음까지 들려주기 때문이다.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된 것은 단지 그의 뛰어난 가창력 때문만이 아니다. 냉철하게 스토리적으로 바라보면 허각이 가진 스토리가 존박이 가진 스토리보다 훨씬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이미 20위권에 들었던 존박이 ‘슈퍼스타K2'에서 우승을 하는 장면보다, 생계를 위해 환풍기 수리공을 하면서 무대를 포기하지 않고 노래해왔던 허각이 우승하는 장면을 더 바란다.

현재 대중들은 노래와 가수만이 아니라 거기에 깔려있는 스토리도 원한다.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마치 놀이처럼 만들어지고 불려진 노래가 음원 차트에 올라가는 것은 바로 이런 스토리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잘 말해준다. 하지만 작금의 가요 프로그램의 무대는 이러한 변화된 대중들의 욕구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순위별로 가수들이 올라와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는 오래된 형식의 반복이다.

주로 자정에 편성되는 라이브 무대 형식의 음악 프로그램들은 더 많은 스토리를 전해주지만 편성 자체가 밀려있는 데다가 그것 역시 옛 형식의 재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슈퍼스타K2'는 그런 점에서 대중들의 달라진 무대에 대한 요구를 어느 정도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전부 오디션 형식일 필요는 없다. 다양한 가수들의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면 해답은 나오지 않을까.

‘슈퍼스타K2'는 끝났다. 이제 여기서 주목받은 허각이나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같은 가수들은 본격적인 가요계 진입을 위해 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설 무대가 없거나(이미 지상파들은 이들의 출연을 허락하지 않는 눈치다), 선다 하더라도 그저 달라지지 않는 기존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과 색깔이 사라지게 된다면 그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언제까지 ‘슈퍼스타K3'만을 기다리며 지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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