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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하백의 신부’, 코미디로 무장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중증 강박장애였을 거에요. 완전무결을 위한 강박. 피해망상. 박상철 그 사람 계속 나를 만나고 싶어 했어요. 마지막 구조신호였을 거예요. 마봉열씨도 그렇고 이번 일도. 의사인 내가 봐야할 걸 보지 않고 들어야 할 걸 듣지 않아서 생긴 일들일까요?” tvN 월화드라마 의 윤소아(신세경)는 하백(남주혁)에게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의 아픈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자신을 그렇게 자책한다. 하지만 그녀는 또한 그렇게 정신이 아픈 이들의 삶에 연루되는 것을 버겁게 느낀다. 정신과 의사로서 누구보다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겪을 부담은 피하고 싶은 것. 그래서 하백에게 그 정반대의 감정을 토로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
베트남에 와서 처음 눈에 띈 것은 오토바이였다. 베트남 하면 시클로라지만 이제 시클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대신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는 개미집에 물을 부은 것처럼 끝없이 골목길에서 튀어나오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가만히 그것들을 보고 있거나, 자동차를 타고 그 길에 서 있거나, 혹 그 오토바이들이 무차별로 달리는 그 도로를 건너야 할 때마다 삶은 죽음과의 사이에서 왔다 갔다 움직였다. 그래도 그 무질서 속에 질서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용케도 차들은 오토바이를 피해달리고, 오토바이들도 저마다 잘 가는 걸 보면... 그리고 바오밥 나무를 보았다. 뿌리가 온통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은 그 나무는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가지들과 둥치가 달라붙어 있었다. 메콩강은 오지 중의 오지였다. 배를 타고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