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휴먼다큐 사랑 (26)
주간 정덕현
, 고인이 된 그가 가족을 위로하는 법 마왕 신해철. 그는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갑작스레 떠난 신해철을 위해 마련된 콘서트에서 선후배들의 입을 통해 불려지는 노래 속에 그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그는 후배의 목소리를 빌어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하고 여전히 소리쳤고, 그의 아들 동원이는 화답하듯 “난 아빠를 원해!”라고 외쳤다. 그는 떠났지만 가족들의 곁에 그는 여전히 자그마한 밥 그릇 앞에 앉아 있었다. 또 집 한 구석에 놓여진 그의 사진 속에 있었다. 가족들은 밥을 먹을 때나 아니면 사진 앞을 지날 때나 그에게 말을 걸었다. 특별한 맛이라며 젤리를 아빠의 사진 앞에 놓고는 “이제 마음껏 드시라”는 딸 지우의 마음 속에, 또 그녀가 차를 타고 가면서 따라 부르는 ‘재즈카페’나 ‘슬픈 ..
김성령, 유해진, 이승환의 삶 바꾼 이제 곧 5월이다. 가족의 의미가 새록새록 피어나는 계절. MBC 이 돌아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벌써 10년. 이 기적 같은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을까. 10주년 특집으로 다음 달부터 방영되는 은 지금까지 달려온 그 감동적인 10년의 세월을 한 편에 담아 미리 보여주었다. 2013년 방영됐던 ‘해나의 기적’에서 기도 없이 태어나 튜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던 해나. 해나의 가족은 작년 캐나다로 이주했다. 인공기도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해나는 하늘나라로 먼저 떠났다. 하지만 그 한 줌의 재로 남은 해나는 여전히 가족의 품속에 남아있었다. 해나의 아버지는 “고통스럽지만 행복하다”고 했다. “늘 해나를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 힘겨운 시간..
MBC 교양국 해체에 왜 이승환은 분노했을까 좋은 다큐멘터리 한 편이 가진 힘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가수 이승환에게는 각별했던 모양이다. 2006년 MBC 에서 방영된 ‘너는 내 운명’편 이야기다. 간암 말기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서영란씨와 이를 알고도 결혼한 정창원씨의 이야기를 본 이승환은 깊은 감동을 받고 다큐멘터리를 보자마자 곡을 써내려갔다. 그 노래가 바로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다. 아마도 이 감흥은 이승환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닐 게다. 당시 ‘너는 내 운명’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당시 죽음을 앞둔 서영란씨와 정창원씨가 보여줬던 병원에서의 결혼식이 다시금 눈앞을 가릴 것이고, 앞에서 차마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인터뷰 도중 PD를 껴안고 울어버린 정창원씩의 모습이 여전히 아른거릴 것이기 ..
MBC, 이젠 도 시리즈도 못 보나 오랜만에 찾은 MBC 교양국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PD들은 의욕을 잃은 지 오래고 심지어 ‘환멸’이 느껴진다며 자청해 타 부서로 가는 이들까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정권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행해진 MBC 사측의 시사교양에 대한 ‘탄압’은 이제 ‘교양의 해체’라는 막장에까지 이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양 PD들에게서는 사측에 대한 분노를 넘은 체념을 느낄 수 있었고 향후 거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MBC의 교양국 축소는 최근 나온 조직개편안을 통해 이미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다. 시사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찢어놓은 뒤, 이제는 MBC 교양을 해체시키는 수순에 들어간 것. 이 조직개편안이 현실화되면 MBC의 다큐 프로그램은 사실상 외..
김재철의 MBC, 그 잃어버린 3년의 의미 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토록 공고하게 세워둔 MBC라는 방송사의 위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은. 그 중심에는 이명박 정권과 함께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김재철 사장이 있다. 이전에는 MBC 사장이 도대체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면서 방송을 즐겼던 대중들도 이제 김재철 사장이 누구인지 알 정도로 그는 MBC 프로그램의 추락을 초래했다. 그 전까지는 잘 몰랐던 사장 한 명의 위력을 실감하던 시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 무려 170일 동안의 파업을 벌였지만, 이로 인해 2백여 명의 MBC직원이 해직되거나 징계되었다는 것이다. 의 최승호 PD, 박성제, 박성호 기자, 정영하 노조위원장, 이상호 기자 등 8명이 해고되었고, 파업 관련자들을 본래 ..
진실이 엄마가 온 몸으로 전한 위대한 모성의 진정성 이렇게 고통스런 삶이 있을까. '휴먼다큐 사랑'에 얼굴을 보인 고 최진실씨의 엄마 정옥숙씨. 힘겨운 결혼생활에 논일, 밭일, 뜨개질, 외판원, 심지어 포장마차까지 하며 살아보려 했지만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아 스스로도 죽자 결심을 했던 그녀. 그 때 그녀의 손을 잡아준 건 어린 최진실의 손이었다. 최진실은 훗날 한 인터뷰를 통해 그 때 가장 힘들었던 건 가난이 아니라, "이러다 엄마가 떠나버리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었다고 술회했다. 가난이 엄습해 급식비는 못내기 일쑤에다 학비를 못내 불려 다니고, 휴학으로 돈 벌기 위해 구로공단에 간 동생은 다리를 다친 채 며칠을 굻고 빵 한쪽으로 끼니를 때우며 "이렇게 사느니 죽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자..
힘겨운 현실, 위대한 사랑, '휴먼다큐 사랑' 틴틴 파이브의 멤버로 대중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왔지만, 결혼 직후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이동우씨, 재혼해 행복을 꿈꾸다가 폐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마지막 아름다운 나날들을 보내고 떠나버린 안은숙씨, 성탄절 버려져 같은 이름을 얻은 성탄이, 찾아온 친부모에게 "엄마 안 좋아"를 연발하지만 뒤에서는 엄마의 사랑을 그토록 기다려왔던 다현이, 어느 가족의 일원으로 들어가 그 가족을 행복하게 변화시킨 윤아, 아버지의 이혼으로 함께 살게 되었다가 이제 힘겨운 이별을 한 산골 소녀 가은이와 눈물 많은 할머니. 올해도 '휴먼다큐 사랑'이 바라본 것은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벌써 이 코너가 시작된 지 5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진 건 없었고, 또 ..
우리에게 개그맨이자 틴틴파이브의 멤버로 기억되어 있는 이동우.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란 희귀병으로 이제 5%의 시력만이 남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다섯 살 박이 딸 지우의 얼굴도 잘 확인 안 되는 시력. 특히 어린 딸에게는 혹 상처가 될까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애쓴다. 혹 식탁에 부딪치거나 할 때면 짐짓 웃기려 그랬다는 듯, 딸 앞에서 개그맨 행세를 하는 그. 다시 돌아온 '휴먼다큐 사랑-내게 남은 5%' 편은 점점 시력을 잃어 이제 5%의 시력만이 남은 개그맨 이동우와 그 가족의 남다른 사랑을 전했다. 어찌 잃은 게 시력뿐일까. 한 때는 잘 나가던 톱스타였던 그는 "눈이 안보이자 점점 자신도 사라져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출연료에 급급해하고 개편 시기를 두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