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랑따윈 필요없어 (2)
주간 정덕현
빛낸 조인성과 송혜교의 연기 어디를 바라보는지 모를 송혜교의 텅 빈 눈빛은 단지 시각장애인이라는 캐릭터를 넘어서 그 안에 담겨진 알 수 없는 공허함과 체념, 절망을 담고 있었다. 돈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해 오빠 행세를 하려는 오수(조인성)에게 “사랑 따윈 필요 없어!”하고 외치는 오영(송혜교)의 그 대사 속에는 역설적으로 그녀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반면 버려진 길바닥 삶에서 그저 죽지 못해 살아가는 오수는 멀쩡한 눈을 갖고 있으면서도 삶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공허한 눈빛을 보여주었다. ‘삶의 의미’ 따위는 필요 없다고 외치는 그지만 그것 역시 거꾸로 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삶의 의미’라는 걸 말해주었다. 청부폭력배인 조무철(김태우)에게 칼을 맞고..
원작을 부숴야 리메이크가 산다 최근 들어 대중문화에 국적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영화계에서 제작되고 있는 컨텐츠들은 국경을 넘어서는 원작들로 가득하다. 먼저 ‘올드 보이’는 일본만화가 원작이지만 칸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안겨주었고 이 영화는 지금 헐리우드 메이저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쳐스가 리메이크 중이다. 우리네 ‘시월애’는 ‘레이크 하우스’란 이름으로 리메이크 되어 역수입되었고, 일본 Y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은 우리나라에서 ‘내 머릿속의 지우개’로 리메이크 되어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되었다. 또한 같은 원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나란히 영화화된 ‘플라이 대디’를 기점으로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 국내에서 영화화됐고, 앞으로도 일본의 드라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