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깍두기 (3)
주간 정덕현
이걸 우리가 만들었다고? 어느새 훌쩍 성장한 “이걸 우리가 한 거야?” 2주 전 담가 두었던 깍두기를 꺼내놓으며 의 제자들은 모두가 반색한다. 압도적인 비주얼. 어머님이 만들어주셨을 때나 먹어봤던 그런 비주얼의 깍두기가 자신들의 눈앞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못내 믿기 어려운 눈치다. 맛을 보니 절로 뿌듯함이 몰려온다. 깍두기를 가장 맛있게 담갔다는 평가를 받은 김국진은 서로 먹겠다고 달려드는 숟가락 세례를 보고는 “영업 끝났습니다”를 외치며 뚜껑을 닫는다. 그리고 마치 가방을 들고 퇴근이라도 하듯 깍두기 담근 통을 들고 나간다. 깍두기를 담그면 어머니에게 갖다 주겠다고 하며 아이처럼 즐거워했던 김국진. 그의 깍두기를 맛본 어머니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걸 보는 김국진의 마음은 또 어떻고. 지난 3월 ..
'무한도전', 옛 놀이에서 배려를 발견하다 '무한도전'은 왜 12살 박명수의 시간대로 되돌아갔을까. 그 시간에서 도대체 무엇을 찾으려는 걸까. 그것은 유재석이 초반에 설명했듯이 '잃어버린 명수의 추억 만들어주기'가 목적이다. 즉 이 상황극은 어린 시절 '혼자 놀았던' 박명수가 스스로는 "행복했다"고 말하지만 '함께 놀았다면' 더 행복했을 거라는 전제하에 옛 놀이를 하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다방구, 오징어 놀이, 동대문을 열어라,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한 발뛰기, 지우개 따먹기 등등의 게임이 거론되거나 재현됐다. 여기서 박명수는 계속해서 "아무래도 혼자 노는 게 더 재밌는 거 같아"라는 말을 반복하고, 유재석은 그런 박명수를 달래서 "같이 노는 게 더 재밌어"하고 놀이에 끼워 넣는다..
가족드라마의 진화, 주말드라마의 퇴화 도대체 등장인물이 몇 명이나 되는 걸까. 주말드라마들 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코너를 보면 SBS의 ‘황금신부’와 KBS의 ‘며느리 전성시대’는 모두 18명이, MBC에서 새로 시작하는 ‘깍두기’는 무려 19명의 주요인물이 등장한다. 이러다가는 심지어 한 회에 등장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나올 지경. 주말드라마들은 왜 일제히 인해전술(?)을 쓰기 시작한 걸까. 그 해답은 바로 가족드라마에 있다. 주말드라마는 그 특성상 어떤 식으로든 가족드라마를 표방하기 마련. SBS의 ‘하늘이시여’나 MBC의 ‘누나’, ‘문희’는 물론 ‘진짜 진짜 좋아해’, ‘결혼합시다’ 등도 트렌디와 멜로를 넘나들지만 여전히 그 틀은 가족드라마 안에 있었다. 물론 KBS의 주말드라마는 그 공영성으로 인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