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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가 툭툭 건드리는 추억의 의미

 

'지난여름 바닷가 너와 나 단둘이 파도에 취해서 노래하며 같은 꿈을 꾸었지.' 혼성그룹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는 누구나 한번쯤 갔었던 젊은 날의 여름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 과거형의 회고는 '다시 여기 바닷가'로 이어지며 현재진행형으로 바뀐다. 이미 지나간 청춘의 뜨거운 나날들과 함께 꾼 꿈이 이제는 서랍 속에 꼭꼭 넣어뒀던 추억인 줄 알았는데 다시 여기 바닷가에서 만나니 그가 더욱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가 있어 자신이 별처럼 빛났다는 걸.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드디어 공개한 싹쓰리(유두래곤, 린다G, 비룡)의 '다시 여기 바닷가'의 뮤직비디오는 린다G가 바닷가에 앉아 다소 쓸쓸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밝은 분위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원색 톤의 컬러가 뜨거운 여름과 청춘의 풋풋함을 드러내고, 발랄한 춤과 그 춤을 추는 싹쓰리의 환한 표정들이 어깨춤을 추게 만들 정도로 기분을 고조시킨다.

 

특히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후크 부분에서 파도를 형상화한 듯한 간단하면서도 흥겨운 손동작으로 표현된 춤은 군무로 표현될 때 시원시원한 느낌마저 준다. 여름 바다를 겨냥한 곡답게 바닷가에 흘러나오면 저도 모르게 입으로 흥얼댈 것 같은 귀에 착착 붙는 멜로디다.

 

그런데 이 곡은 그 밝은 뮤직비디오의 상큼발랄한 느낌과는 정반대로 듣고 있으면 어딘지 슬픈 정조 같은 게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다. 그건 아마도 젊은 날의 추억을 들여다볼 때 현재의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며 느껴지는 어떤 쓸쓸함 같은 것 때문일 게다. 그 때는 그렇게 열정이 넘쳤지만 지금은 조금 나이 들어 어딘가에서 저마다의 현실적인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중년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정조는 이 곡을 쓴 이상순의 어쿠스틱 버전을 들어보면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상순이 단출하게 기타 하나를 튕겨가며 부르는 어쿠스틱 버전은 더더욱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 때에 대한 그리움이 추억을 회상하는 목소리로 담겨져 있어서다. 물론 이 곡은 시간이 지나 지금은 그 때 젊은 날에서 한참 멀어져 왔지만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바닷가에 있고 함께 하는 사람으로 인해 지금도 빛난다는 말을 하고는 있지만.

 

'다시 여기 바닷가'가 음원차트를 말 그래도 싹쓸이하고, <놀면 뭐하니?>가 탄생시킨 싹쓰리가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이 곡이 전하는 메시지와 싹쓰리라는 팀의 캐릭터들이 일관된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다. 특히 1990년대를 회고하는 중년들이라면 싹쓰리라는 팀의 유두래곤과 린다G 그리고 비룡이 <놀면 뭐하니?>를 통해 보여준 일련의 행보들을 보며 어떤 로망에 대한 대리충족을 느꼈을 법하다.

 

유두래곤이 중년이라고 해도 여전히 흥과 끼가 넘치는 자신의 숨겨진 면모들을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하나 꺼내놓고 있었다면, 린다G는 결혼 후 경력 단절을 느끼는 중년여성들에게는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전해준다. 제주 소길댁에서 린다라는 새로운 이름을 꺼내놓고 거침없으며 열정 넘치는 자신을 마음껏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 나이 들어서도 막내가 되어 마음껏 앙탈을 부리며 구박을 받아도 즐거운 비룡이 더해지니 이만큼 중년들의 로망을 건드리는 캐릭터들이 있을까.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곡은 그래서 중년이 된 이들이 부르는 추억이면서 그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현재가 빛난다는 쓸쓸하지만 담담한 미소 같은 곡으로 다가온다. 신나지만 적당히 슬프고, 슬프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그런 감정들이 곡 곳곳에 묻어난다. 우리가 추억을 떠올릴 때면 그러한 것처럼.(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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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오정세가 만들어내는 멜로 그 이상의 가치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11회 부제는 '미운 오리 새끼'다. 매회 동화를 부제로 가져와 동화가 제시하는 교훈과는 다른 해석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 드라마가 '미운 오리 새끼'를 가져와 던진 질문은 '가족'이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동생 강태(김수현)와 자신이 좋아했던 동화작가 문영(서예지)이 가깝게 지내는 걸 형 상태(오정세)는 용납하지 않는다. 강태는 문영에게 상태가 가진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며 자신은 형 옆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문영에게 자신의 옆에 있어 달라고 한다. "내가 형 옆에 있을 테니까 넌 그냥 내 옆에 있어."

 

그래서 문영은 상태를 찾아와 작업을 같이 하자며 세 사람이 함께 지내려 애쓴다. 하지만 상태는 요지부동이다. 동생 강태를 "내 거"라고 말한다. 그런 상태에게 문영은 "강태는 강태 거"라며 말다툼을 벌이지만 그런 이야기가 상태에게 먹힐 리 없다. 상태는 강태가 동생이지만 문영은 "남"이라고 선을 긋는다.

 

"형한테 나는 유일한 가족이야. 그런 나를 너한테 빼앗기고 혼자가 될까봐 형이 두려워하고 있어." 강태는 형이 왜 그러는지 알고 있다. 문영과 가까워지면 자신은 버려질 지도 모른다 두려워하는 것. 그래서 강태는 말한다. "날 뺏기는 게 아니라 함께 있어줄 한 명이 더 생기는 거라고.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되는 거라고 믿게 해줘야지."

 

강태는 형에게 둘리 가족을 이야기하며 고길동이 왜 둘리와 도우너 같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걸 빗대 '보호자'와 '어른'은 '남'이어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설득시킨다.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강태가 저도 모르게 내뱉은 "형이면 형답게 좀 굴어!"라는 말에 상태는 생각이 많아진다. 잠든 강태가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걸 보며 상태는 '강태의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자폐를 갖고는 있지만 그는 자신이 형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자신만의 돈 통에 꼭꼭 숨겨둔 비상금을 꺼내 강태에게 돈가스를 사준다. 형답게 돈가스를 잘라주고 물수건도 건네준다. 그리고 자신의 돈가스를 동생에게 덜어주고는 돈 통에서 꼬깃꼬깃한 용돈도 꺼내 준다. 동생 강태를 행복하게 해주고픈 형의 마음이 묻어난다.

 

그 곳까지 따라온 문영이 상태에게 자신도 용돈을 달라며 자신은 용돈 줄 사람도 함께 밥 먹어줄 가족도 없다고 했지만 상태는 뿌리치며 강태에게 집에 가자고 한다. "나도 오빠 같은 오빠 갖고 싶다고!" 문영의 그 말은 상태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빨리 와 문강태!... 고문영! 빨리 와! 둘 다 안와?" 상태는 드디어 형으로서 동생이 좋아하는 문영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강태는 상태에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다르게 생겼다고 차별받아 오리가 떠나게 되지만, 만약에 엄마가 미운 오리를 끝까지 사랑해줬다면 어땠을까를 묻는다. 그리고 어른이 잘 품어주면 오리든 백조든 다 같이 함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건 아마도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담으려는 또 하나의 메시지일 게다.

 

어린 시절 아픈 상처를 입고 평범한 삶을 살기 어려워진 건 강태와 문영만이 아니다. 상태는 그 트라우마로 자폐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자폐여도 형으로서 동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동생이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상태가 문영이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라 조금 달라도 가족이 될 수도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상태 역시 자폐를 갖고 있어도 누군가의 가족으로 함께 행복할 수 있다. '어른'이라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강태와 문영 사이의 멜로를 중심축으로 갖고 있는 드라마지만, 그 멜로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건 바로 상태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자폐라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야 하지만 그가 괜찮은 형이고 나아가 괜찮은 어른처럼 보이는 지점은 멜로 그 이상의 먹먹한 감동을 준다. 평범을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상태보다 더 괜찮은 어른일까를 스스로 자문하게 만든다.

 

이 중요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상태라는 역할은 오정세라는 빛나는 배우를 만나 생명력을 얻고 있다.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되기도 하는 이 캐릭터가 조금은 낯설지만 따뜻하고 때론 귀엽게 그려지는 건 오정세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이다. 오정세여서 더 괜찮고 더 감동적인 상태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했으니.(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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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6 16:19 그랑블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론가님 글 잘보고 있습니다.
    뭉게뭉게 생각의 조각들을 짜임새있게 아 그래 이런 느낌이었어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써주시는 것 같아 참 좋아요

설정 1도 없는 찐 캐릭터 기안84, '나혼산'에 그가 최적인 이유

 

운전하고 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빵빵 터트릴 수 있을까.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장도연을 픽업해 이천의 복숭아밭까지 차를 몰고 가는 기안84는 그 어색함 하나로도 큰 웃음을 줬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어색해하며 헛웃음을 짓는 기안84와 역시 혼자 차타고 갈 걸 후회하는 장도연의 만남. 차를 타고 함께 가는 시간 동안의 어색한 공기가 그 웃음의 진원지였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 문어발, 졸음껌 같은 걸 잔뜩 준비해온 장도연도 그렇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엉뚱하게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 기안84는 그것이 진짜 그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스튜디오에서 그걸 보는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웃게 만들었다. 그건 스튜디오에서 의외의 말과 행동을 하며 함께 있을 땐 친했던 모습과 너무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산다>는 이들의 어색한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 편집의 묘를 발휘했다. 한 마디 건네고 이야기가 끊어지는 어색함의 연속이지만, 그 장면을 마치 썸을 시작하는 달달한 분위기의 음악을 깔며 연출해낸 것. 스튜디오에서 그 장면을 보던 기안84는 연출의 그런 '몰아가기'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이들과 비교되는 성훈과 손담비가 함께 차를 타고 가는 장면들을 병치함으로써 기안84와 장도연의 어색한 모습은 더욱 극대화되어 보여졌다. 너무나 친하게 서로를 대하는 성훈과 손담비가 진짜 달달하면서도 남사친, 여사친의 편안한 관계를 보여주면서 정 반대의 상황을 담은 기안84와 장도연의 모습을 대비시킨 것이 그것이다.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도 이들 두 커플(?)의 모습은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성훈이 손담비가 가져온 김치와 그가 남긴 라면까지 싹싹 먹어치우며 친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기안84는 혼자 커피 주문을 하고 기다리며 조금 떨어져 있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전의 반전의 이야기가 전개된 건 기안84가 양 손에 커피를 들고 차에 타면서 손이 없어 한쪽에 놓여있던 꽃을 장도연에게 갑자기 건넨 장면에서였다. 그건 마치 준비했다 준 것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니 어버이날 기안84가 어머니에게 줬더니 거기 그렇게 놔뒀던 꽃이라고 했다. 잠시 동안이지만 설렜다며 웃는 장도연과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안84의 모습이라니.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스튜디오에서 그 광경을 보는 박나래는 "내 친구한테 수작 걸지 말라"며 기안84를 몰고감으로서 웃음을 만들었다.

 

또 어색함을 이기기 위해 장도연이 건넨 졸음껌을 매운 줄 모르고 6개나 입에 털어 넣고 괴로워하는 기안84는 역시 관찰카메라에 있어서 타고난 찐 캐릭터라는 걸 보여줬다. 설정이라고는 1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들이고, 그것이 웃음을 주고 있으니 관찰카메라에 이만큼 최적인 인물이 있을까.

 

<나 혼자 산다>는 물론 혼자 산다는 그 콘셉트에 맞는 인물들의 일상을 담아내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자연스러운 진짜 모습이 주는 리얼함의 재미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안84가 어째서 이 프로그램에 지금껏 최적의 출연자로 함께 하고 있는가 하는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물론 그 리얼함이 때론 도를 넘어 논란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이도 드물다 싶다. 어색함 하나로도 빵빵 터트리고 있으니.(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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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01 19:55 김영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너무 재밌게 보았어요^^ 기안님은 최고의 예능장인입니당~^^ 도연님 천상 여자시군요 이뻐요~* 담비님 와우 그정도로 털털하다니 반전이었구요~♡ 성훈님 정말 멋지시죠 🙃담비님과 역대급 천상의 미모인데 ㅎㅎ두분 잘되었음 좋겠네요😍 복숭아밭가는길 웃음폭발 네분 다 사랑합니다💞

'맛남' 백종원, 뻔한 쿡방과 먹방을 해도 새롭게 느껴지는 건

 

SBS 예능 <맛남의 광장>은 초반 기획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광장(?)에서 대중들과 대면해 음식을 선보이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대안으로 농민 분들 같은 선별된 출연자들에게 백종원을 위시한 '농벤져스'가 만든 음식을 선보이는 대안을 선택했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하나 더 나아가 이제는 <맛남의 광장>도 좀더 언택트한 선택을 하게 됐다. '맛남 챌린지 레시피'가 그것이다. 온라인에 그 날의 주제로 가지와 느타리버섯을 올려놓으면 거기에 많은 분들이 챌린지 형태로 레시피를 올려주는 방식을 취한 것. 방송에서는 그 레시피들 중 두 개를 골라 출연자들이 팀을 나눠 대결하는 쿡방을 펼친다. 백종원은 두 레시피 중 승자를 가리는 역할을 해준다.

 

온라인을 통한 레시피 참여를 유도하는 건 그 자체로 <맛남의 광장>이 추구하려는 농산물 살리기에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방식이 된다. 어쨌든 느타리버섯을 주제로 한 레시피를 올린다는 건 그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일이고, 그렇게 공개된 레시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고해 느타리버섯 소비를 하게 되는 바탕을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맛남의 광장>은 그래서 백종원과 온라인을 통해 참여한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출연자들의 쿡방과 그걸 맛보는 먹방으로 채워지게 됐다. 하지만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쿡방과 먹방을 해도 <맛남의 광장>은 그 느낌 자체가 다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러한 쿡방과 먹방이 그저 식욕을 자극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선한 영향력'이라는 마음의 포만감까지 채워줘서다.

 

<맛남의 광장>은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식재료들 역시 저마다 의외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들을 소개해주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이번에 여주에서 소개된 가지와 느타리버섯은 우리가 마트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식재료들이지만 그 좋은 재료들이 너무나 낮은 가격에 팔려나간다는 사실에 백종원조차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너무 크다는 이유로 '못난이 가지'로 분류되어 상품의 반 가격으로 처분되는 가지들이 있었고, 느타리버섯은 10묶음이 들어간 한 박스에 2,500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한 묶음에 겨우 250원이라는 사실에 백종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된 건 오래 보존이 쉽지 않아 팔리지 않으면 버려지는 것까지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이 많이 소비하지 않아 생기는 악순환이었다.

 

이런 사정들을 알고 나서 보면 백종원이 뚝딱 만들어내는 느타리버섯 두루치기 같은 레시피가 귀하게 느껴진다. 고기 대신 고기 식감을 가진 느타리버섯을 넣어 두루치기를 해 먹는다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일품이라는 것. 또 부산에서 많이 먹는 비빔당면에 느타리버섯을 첨가하는 것만으로도 더 맛있는 요리가 된다는 걸 백종원의 쿡방과 먹방은 보여준다.

 

이어서 팀을 나눠 대결하는 느타리버섯 치즈 토스트와 느타리 버섯 닭강정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평이한 쿡방에 먹방이지만, 이것이 느타리버섯을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색다른 레시피라는 점에서 거기에는 각별한 의미들이 만들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광장에서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제 온라인을 통해 레시피를 전파하는 것 역시 괜찮은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선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갖고 있으니 백종원이 하는 쿡방과 먹방이 달리 보일 밖에. 건강한 생각이 깃들어 있어 평범한 방송도 각별해지는 <맛남의 광장>이 아닐 수 없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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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코로나 시국에 던지는 작은 희망의 이야기

 

이상하게도 자꾸만 응원하게 된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항 꿈틀로 이야기가 그렇다. 지금껏 꼭 등장하곤 했던 백종원의 분노(?)가 이번 편에서는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포항 꿈틀로에 등장하는 돈가스집이나 해초칼국숫집 모두 완성된 레시피를 가진 분들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초보 사장님들에 가깝다. 그런데도 백종원이 그런 것처럼 시청자들도 자꾸만 응원하게 된다.

 

그 이유는 이 식당의 사장님들의 남다른 면면 때문이다. 상권이 죽어 장사가 안 되던 2월에 찾았던 이 곳의 식당들은 한 마디로 요령부득이었다. 음식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하는 걸 떠나서 기본적인 맛조차 완성되지 않았다. 해초칼국숫집은 가까운 곳에 죽도 시장이 있었음에도 냉동 해물을 썼다. 당연히 맛이 있을 턱이 없었다. 돈가스집은 이미 여러 차례 망한 후 현재 돈가스를 주요리로 내세웠지만 맛도 그렇고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더더욱 장사가 될 리가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SOS를 요청했을 테지만, 방송도 이어질 수 없었다. 그런데 2월에 갔던 가게에 이제 5개월이 지나 다시 찾아갔을 때 제작진은 물론이고 백종원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장사가 바닥이었지만 이 사장님들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고, 2월에 백종원이 찾아야 슬쩍 얘기해줬던 조언을 따라서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었다.

 

돈가스집 이야기는 벌써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역대급 미담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낸 가게라 막중한 맏딸의 책임감으로 고군분투하는 사장님이 지난 5월 백종원이 잠깐 위로 차 방문했을 때 내놓은 노트들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매일 같이 레시피를 고민하며 적어놓은 노트가 무려 세 권이었다. 전화통화로 "죽은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백종원이 괜찮다고 했던 그 한 마디로 죽을 연구한 사장님은 '덮죽'이라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했고, 그 맛을 본 백종원은 놀라움 반 감동 반에 엄지 척을 했다.

 

다시 찾은 돈가스집에 백종원의 제안으로 찾아간 김성주와 정인선 역시 덮죽을 먹어본 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난 번 백종원이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전분을 쓰라는 조언을 따라서 만든 덮죽은 더 좋아져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소라와 문어를 넣은 '소문덮죽'을 먹어본 김성주는 이게 더 맛있다며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해초칼국숫집은 백종원의 제안대로 죽도시장에서 나는 해물을 활용해 새로운 해물칼국수와 비빔국수를 개발했다. 물론 아직 계량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맛의 편차가 심했고 그래서 김성주와 정인선의 혹평을 받았지만, 다시 백종원의 솔루션이 더해져 홍합과 아귀로 국물을 낸 해물칼국수는 눈물 날(?) 정도로 좋은 맛을 냈다. 이제 두 가게에게 남은 문제는 많은 손님들이 한꺼번에 찾아왔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용량 레시피를 연습하는 것뿐이었다.

 

이번 포항 꿈틀로편을 이렇게 응원하게 되는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상인들이 이를 조금은 이겨내는 희망의 이야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포항이라는 지역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큰 상처를 겪은 곳이라 시청자들로서는 더더욱 응원하고픈 마음이 크다는 것.

 

하지만 제 아무리 응원하고픈 마음이 있어도 사장님들이 그걸 충분히 받을 만큼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힘겨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하루하루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백종원이나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두 번째 이유다.

 

이제는 덮죽집으로 바뀌게 된 돈가스집 이야기는 다음 주에 더더욱 훈훈한 미담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암 투병을 했던 아버님이 딸이 그토록 노력해 만든 덮죽을 드시고 딸에게 쓴 편지가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이번 포항 꿈틀로의 이야기는 그 곳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코로나 시국에 힘겨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많은 가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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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가 엔딩에 담은 새로운 가족관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가 종영했다. 사실 가족주의 시대를 지나 이제 개인주의 시대로 들어선 지금,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화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껏 수많은 가족드라마들이 만들어졌어도, 그저 옛 가족의 양태를 향수할 뿐,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족관을 제시한 드라마들은 많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가족입니다>는 그 흔치 않은 현재에도 지속 가능할 가족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닌 드라마였다. <가족입니다>는 '막연히 안다 생각했던 가족'의 모습에서 시작해,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며 '사실은 잘 몰랐던 가족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고, 그 후에 그 개개인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제시했다.

 

드라마가 제시한 우리 시대의 가족관은 엔딩에 고스란히 담겼다. 애초 졸혼을 선언하며 엄마나 아내가 아닌 바로 자신으로 서고 싶었던 이진숙(원미경)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나가기 위해 홀연히 집을 떠났고 긴 여행에서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의 부재를 가족들 모두 느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았고 다른 가족들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영위하기 시작했다.

 

엄마에 대한 부채감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가족들의 삶도 충만해졌다는 건 기존의 가족주의 체계가 엄마의 희생 위에 얹어져 있었기 때문에 엄마도 또 가족들도 서로 힘겨울 수밖에 없었던 관계를 말해준다. 결국 엄마의 홀로서기는 가족들의 홀로서기와 연관되는 것이었다.

 

결혼 후 한참이 지나서야 남편이 성소수자라는 걸 알고는 이혼하게 된 맏딸 은주(추자현)는 1년이 지나 소록도에서 일하고 있는 전 남편 윤태형(김태훈)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서로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서로의 짐을 지고 가는 친구가 되겠다던 그 다짐을 이룬 것. 이혼이 결혼만큼 많아지고 있는 요즘, 그 후 한때 부부로 지냈던 이들이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여기에는 담겨있다. 헤어졌어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은주의 출생의 비밀도 이 드라마는 그간 그토록 많았던 가족드라마 속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보통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갑자기 끈끈한 핏줄의식이 발동하는 가족주의적이고 혈연주의적인 풍경 따위는 없었다. 은주는 친아버지를 만나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기억해달라는 말 한 마디를 쿨하게 남긴 채 돌아섰고, 친아버지 역시 핏줄 따위보다는 함께 산 시간이 가족에는 더 중요하다며 은주와의 거리를 두었다. 핏줄에 집착하는 가족주의가 아닌, 타인이어도 같이 살아가는 이가 바로 가족이라는 걸 은주의 남다른 출생의 비밀 이야기가 건네고 있었다.

 

중간에 끼어 이리 저리 눈치를 보는 게 습관이 된 둘째 은희(한예리)는 타인에게는 "사랑한다"고 그토록 말하면서도 진짜 사랑하는 이에게는 꺼내놓지 못했던 그 말을 이제 찬혁(김지석)에게 하기 시작했다. 늘 자신을 낮추고 양보하는 입장에만 있던 그가 이런 변화를 갖게 된 것은 남다른 남자친구 찬혁 덕분이었다. 찬혁은 은희네 가족을 때론 은희보다도 더 속속들이 이해하려 애쓰는 인물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해 가족을 이루겠다면 적어도 찬혁처럼 그 가족까지 신경 쓰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 이 인물은 말해주고 있다.

 

생계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하지 못했던 상식(정진영)은 그 열등감을 드디어 이겨냈다. 대학가요제 음악들을 챙겨 들으며 그 다른 세계를 동경했고 그 세계와는 너무나 다른 자신을 스스로 괴롭혔던 그였다. 하지만 그를 열등감에서 벗어나게 해준 건 아내 진숙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였다. 그 많은 것들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걸 알게 된 상식은 점점 22살 사랑꾼의 모습을 찾아갔고 홀로 세상 밖으로 나간 아내를 위해 화상으로나마 대학가요제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우리는 (완벽하진 않지만) 행복한 가족입니다'라는 엔딩 문구는 우리가 이제 개개인으로 서서 자신만의 온전한 삶을 영위하면서도 충분히 서로를 들여다봐주는 가족이 가능하다는 걸 말해준다. 그간 가족에 매몰되어 없는 것처럼 여겨졌고 그래서 아는 건 별로 없던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이제 조금씩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려는 자세만으로(그래도 완벽하진 않겠지만)도 충분하다는 것. 무릇 우리 시대의 가족드라마라면 이 정도의 문제의식과 거기에 대한 처방전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족입니다>는 간만에 보는 공감 가는 가족드라마였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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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의 재발견, 돌멩이 아닌 꽃, 나무였던 가족

 

"나는 엄마랑 언니 집 나가서 없는 며칠 동안 매일 밤 울었는데 언니는 들꽃 살랑살랑거리며 들어왔잖아."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에서 은희(한예리)는 언니 은주(추자현)와 다투며 어린 시절 서운했던 마음을 꺼내놓는다. 하지만 은주의 기억은 다르다. "살랑살랑? 기억이라는 게 참 이기적이야. 자기 자신밖에 몰라. 돌멩이를 들었는지 들꽃을 들었는지 나는 기억도 안나. 그 때 나는 춥고 배고팠어. 근데 너는 새옷 입고 예쁜 머리띠하고 아버지가 해주는 밥 먹고 있더라."

 

은희와 은주는 가족이지만 서로를 잘 모른다. 아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른다. 은희는 자신만 놔두고 언니랑 엄마가 나갔다는 사실만 서운해하고, 은주는 그 날 엄마가 자신을 데리고 죽으려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모두 이들의 오해이고 착각이었다. 가족이라 더 잘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그렇게 믿어버린 것들은 돌멩이를 심지어 들꽃으로 바꿔 놓는다.

 

아마도 이런 가족에 대한 왜곡된 기억은 이 드라마 속 아버지 상식(정진영)에 대한 것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고압적이고 가부장적인 모습으로만 기억되던 그는 가족들에게 '돌멩이' 같은 존재였다. 강하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 고집스런 사람.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단단함 때문에 상처를 주는 사람.

 

하지만 그 단단한 돌멩이 같다 가족들이 여기고, 그래서 스스로도 돌멩이라고 생각했던 상식은 사실은 야간에 산을 오르다 피어 있는 들꽃 하나를 오래도록 지켜볼 정도로 감성적인 사람이었다. 산행에서 머리를 다쳐 22살 사랑꾼으로 돌아갔을 때 그래서 가족들은 모두 뜨악해했다. 그 단단하게만 보였던 돌멩이가 여리디 여린 들꽃 같은 모습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가족입니다>는 가족이기 때문에 다 알고 있다 여기던 아빠, 엄마, 언니, 동생들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해서 사실은 잘 몰랐던 가족의 실체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이들은 엄마가 결혼 전 은주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은주는 상식이 자신의 친 아버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혼해 함께 살았던 남편이 성소수자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은주는 스스로 단단한 돌멩이라 여겼던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걸 느낀다. 심지어 아무 문제가 없다 여겼던 막내 지우(신재하)마저 가족을 벗어나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식과 진숙(원미경)은 큰 상처를 입는다.

 

뇌종양 수술을 받으러 들어가며 상식은 자신이 '돌멩이' 같은 사람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진숙을 안심시킨다. 그리고 수술을 받고 갑작스레 상태가 안 좋아진 상식을 안타까워하며 진숙은 애원하듯 말한다. "당신은 돌멩이 같은 사람이잖아. 이 정도로 쓰러지면 안되잖아."

 

하지만 과연 상식은 돌멩이 같은 사람이었을까. 어쩌면 돌멩이처럼 살아야 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가족들을 위해서 그렇게 살아왔고, 그래서 가족들은 그가 돌멩이처럼 단단하길 원했으며 그래서 그 스스로도 자신을 돌멩이라 여기며 살았던 건 아니었을까.

 

그런데 <가족입니다>가 상식의 들꽃 같은 여리디 여린 정 많은 속내를 들여다봤던 것처럼 세상 그 어떤 사람도 돌멩이처럼 살고 싶은 사람도 또 돌멩이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다만 가족이면서도 알고 있다 치부하며 쌓아둔 오해와 착각과 무관심이 그를 '돌멩이 같은 사람'으로 보게 만들었을 게다.

 

상식이 트럭 안에서 매일 일기처럼 써왔던 글들 속에서 그의 여리디 여린 감성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보게 된 진숙은 그가 결코 돌멩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그는 상식에게 22살 시절 수줍게 도시락에 넣어주던 사랑이 담긴 메모의 글을 다시 쓴다. '김상식씨 돌멩이는 이리저리 구르다 깨지고 모날 수 있으니 나무해요. 우리 초록이 무성한 시절은 지났으니 같이 아름답게 단풍져 봐요.'

 

우리는 얼마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안다 치부하며 꽃이었고 나무였던 그들을 돌멩이처럼 바라보며 살았던 걸까. <가족입니다>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렇게 툭 던지는 돌멩이 하나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하지만 점점 커지는 파문을 남긴다. "가족이 뭘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꾸만 하게 만들며.(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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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영향력 강력한 만큼 소외된 장르 조명 역시 중요하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탄생시킨 여름 시장을 겨냥한 혼성그룹 싹쓰리(SSAK3)가 낸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는 발매 동시에 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멜론 24Hit' 차트를 보면 '다시 여기 바닷가'가 화사의 '마리아'나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 아이유의 '에잇', 선미의 '보라빛 밤'을 압도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 차트 상위권에 '다시 여기 바닷가'는 물론이고 <놀면 뭐하니?>에서 싹쓰리가 리메이크한 '여름 안에서'는 물론이고 심지어 이효리가 '즐겨 부르는 곡'으로 소개했던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까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리메이크한 OST 조정석의 '아로하'까지 들어 있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상 방송이 음원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렇게 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한도전> 시절 각종 가요제 콘셉트로 발표된 곡들이 모두 차트에 들어갔던 것도 그렇고, <나는 가수다>나 <슈퍼스타K>, <K팝스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음원 차트가 이들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곡들로 채워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최근에는 물론 조작논란으로 문제를 일으켰지만 <프로듀스101>이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내며 해당 아이돌들을 음원 차트에 진입시키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러니 말 그대로 '싹쓰리'하고 있는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음원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들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미 <무한도전> 시절에도 나왔던 논란이지만, 이번 싹쓰리가 벌써부터 점령해버린 여름 음원 시장 때문에 일부 아이돌 팬덤들과 중소 기획사들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다시 여기 바닷가'는 싹쓰리의 행보 중 이제 겨우 첫걸음일 뿐이라는 점에서 그 열풍을 향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는 25일 '그 여름을 들려줘' 음원이 공개될 예정이고 내달에는 유두래곤, 비룡, 린다G의 솔로곡도 나올 예정이다. 실제로 여름 음원시장을 싹쓸이하는 건 시간문제가 되었다.

 

<놀면 뭐하니?>가 최근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모두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싹쓰리의 음원 행보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방송이 음원을 매주 알리는 상황이고, 게다가 유두래곤, 비룡, 린다G라는 캐릭터가 만드는 호감 역시 커지고 있어 이것이 음원 시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팬덤들과 중소 기획사에서 이들을 '음원 차트 생태계를 위협하는 포식자'로 지목하고 불편한 시선을 던지는 건 이해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보면 이번 싹쓰리 프로젝트는 사실상 최근 기획사들이 거의 기획하지 않는 혼성그룹을 부활시키는 것이었고, 지난해 아예 사라져버린 여름 시즌송을 되살리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런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프로젝트는 가요계에서 소외되거나 사라진 것들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기존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에 새로운 자극제로 볼 수 있다.

 

물론 방송이 음원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방송이 기존 가요계를 교란하는 포식자로 등장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간 가요계가 소외시킨 장르들을 방송이 다시 끌어와 조명하는 건 교란이라기보다는 균형에 가깝다.

 

애초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을 통해 트로트라는 장르가 부활하게 된 것도 이런 대중들의 정서적 지지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게 시작해 거대 공룡이 되어 다른 장르들을 이제는 잡아먹기 시작한 트로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생기는 건 당연하지만, 어쨌든 음지에 있던 소외된 장르를 무대 위에 방송이 올려놓는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결국 <놀면 뭐하니?> 같은 프로그램이 방송을 통해 음원을 내놓는 일에 대한 정당성은 그래서 그것이 어떤 취지와 의도로 행해지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싹쓰리가 음원과 앨범 활동 수익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부분은 애초 취지를 제대로 살려내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음원 발표와 동시에 차트 상위권을 석권할 정도로 방송의 힘은 강력해졌다. 강력한 힘만큼의 그만한 정당성과 책임감 있는 선택들이 따라준다면 그건 가요계를 교란하기보다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볼 때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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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적응한 '백파더', 이젠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예측 불가 쌍방향 소통 요리쇼'. 이것이 MBC 예능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를 소개하는 문구다. 이 문구에는 생방송과 소통 그리고 요리라는 키워드들이 들어있다. 첫 방송 때만 해도 생방송이 낯설어 거의 방송사고 수준으로 1시간 반을 보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백파더>는 이제 어느 정도는 적응한 모습을 보인다.

 

초반에 어떻게든 진행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 무너져버린 양세형은 이제 진행 자체를 굳이 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백종원도 마찬가지다. 진행을 해보려 한들 '예측 불가'한 상황들이 속출하고 그러니 차라리 조금 내려놓고 하는 편이 낫다 여기게 된 것이다.

 

의외로 이렇게 내려놓고 심지어 요리 좀 하시는 분들은 이 방송이 "재미 없다"며 "다른 방송 보라"고까지 말하는 백종원의 멘트는 그가 방송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 스스로도 1시간 반 동안 계란 프라이 하나를 하는 걸 알려주는 요리쇼가 갖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자 대한민국 모든 분들이 요리를 하는 '요리 강국' 운운했던 거창한 <백파더>의 초반 기세는 꺾였지만 그래서 조금은 편안해진 방송이 됐다. 이제 백종원은 자신이 차근차근 알려주는 지극히 간단한 식빵 토스트 레시피에도 불구하고 식빵을 통으로 태워먹거나 버터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요린이(요리+어린이) 앞에서 그다지 당황하지 않는다.

 

대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래도 잘했어요"라고 토닥여주고는 알려주고픈 레시피를 차근차근 이어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조금은 생방송에 안정된 모습 속에서 여전히 백종원과 양세형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구미 요르신이라 불리는 출연자다.

 

계란 프라이 하나를 제대로 못하고 두부 김치도 태워먹어 사모님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라면에는 자신이 있다며 백종원이 알려준 '절대 망하지 않는 라면'을 끓여 먹어본 뒤 자신이 끓인 것보다 맛이 없다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요르신은 라면을 끓일 때도 백종원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는 모습을 보였고, 식빵편에서도 식빵에 식용유를 들이 붓고, 마요네즈를 묻힌 쪽을 프라이팬에 굽는데다, 심지어 고추장을 바르고 청양고추를 얻은 토스트를 만드는 '괴식'을 선보였다. 마침 백종원이 요르신을 위해 마요네즈에 청양고추를 얹은 토스트를 알려줬지만 요르신은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백종원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며 망치고 나서는 요리를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요르신은 의외로 이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가 됐다. 매회 요르신이 어떤 놀라운 실패(?)를 보여줄 것인가를 기대하게 된 것.

 

요르신의 거듭된 실패에 양세형은 "이번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시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했고 백종원은 아예 스튜디오로 "모시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건 물론 직접 옆에서 요리를 가르쳐 드리려는 마음이겠지만 방송으로서도 그만큼 요르신에 대한 기대 역시 적지 않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물론 요리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요리쇼'라는 모토를 세워놓은 <백파더>는 예능적인 재미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요르신처럼 요리 왕초보지만 백종원 잡는 캐릭터가 탄생해 재미를 주고, 그래서 요리 못하는 이들도 요르신을 보며 어떤 위안과 용기(?)를 얻는 건 나름 의미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는 의구심은 굳이 생방송을 고집하며 이 간단한 요리를 이토록 어렵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점이다. 요르신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요리 초보들의 모습에 놀라워하는 백종원과 양세형의 모습이 주는 예능적인 웃음에 치중되면서, 요리 정보에 대한 집중이 분산되는 건 <백파더>가 가진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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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5 07:56 BlogIcon 실망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파더..백종원씨 프로 너무 좋아해서 빠지지않코 보는데 유일하게 백파더는 예외네요
    아무리 요리를 모르고 해본적없다고 하더라도 너무 말도안되는상황들과 정말 아무런 기술이나 실력을 요하지않는 (계란후라이 등등) 것들을 너무
    세세히 장황하게 연출하니 어떤부분은 어이없고 어떤부분은 황당하기까지....😩☹
    구미 요르신이란분은 너무도 일부러 의도적으로연출하는듯한 표정과 실수가 식상하고 짜증스럽습니다

  2. 2020.08.26 01:39 안해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르신인지 뉘신지?? 제발 안뵙고싶네요 짜증나요

'놀면 뭐하니' 싹쓰리, 방송과 노래에 캐릭터가 더해지니

 

팀명을 싹쓰리(SSAK3)로 했을 때부터 이미 예고되어 있던 일이 아니었을까. 싹쓰리의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를 싹쓸이해버렸다. 시청률도 9%(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고 온라인에 쏟아진 화제성은 더더욱 뜨거워졌다.

 

예상 못한 바는 아니다. 이미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언급만 되면 차트 역주행이 만들어지는 상황이었다. 이효리가 평소 좋아하는 곡이라며 슬쩍 불렀던 블루(BLOO)의 '다운타운 베이비'는 발매 2년 6개월여 만에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벅스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싹쓰리가 리메이크한 듀스의 '여름 안에서'가 지니뮤직 2주차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새로 공개된 '다시 여기 바닷가'까지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벌써부터 싹쓰리 열풍이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음원 차트는 방송과의 연계가 인기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왔던 음악들은 가수들이 발표한 신곡들 속에서도 차트를 장악하다시피 했다. 본래 음원차트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트로트가 음원 차트에 진입하는 기현상이 만들어진 것 역시 TV조선 <미스터트롯>이나 <놀면 뭐하니?> 유산슬 프로젝트라는 방송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싹쓰리의 경우는 <놀면 뭐하니?>가 매주 이들의 음원 제작과정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다양한 활동들을 방송 아이템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사실 음원 공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대중들은 '다시 여기 바닷가'가 낯설지 않을 수밖에 없다. 방송은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그리고 비룡(비)이라는 부캐를 세운 싹쓰리의 치고받는 이야기들과 활동 모습으로 이들만의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드러낸다.

 

특히 린다G의 경우는 이효리가 제주 소길댁으로 보였던 모습과 너무나 상반된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를 드러내고 있어 그 연령대의 여성들이 몰입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일종의 캐릭터 플레이를 통해서 억눌렸던 욕망들을 마음껏 터트리고 있다고나 할까. 거침없는 말과 행동들은 그래서 이효리 특유의 서글서글함과 더해져 시원한 느낌을 선사한다.

 

여기에 최근 '깡'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가 된 비룡이 유두래곤과 린다G의 구박덩이이자 귀여운 꾸럭미를 보여주는 막내로 자리해 있어 린다G와 티격태격 남매 케미의 재미를 선사한다. 다소 선을 넘는 듯한 말들이 쏟아져 나올 때 이를 중화시키고 가라앉혀 주는 유두래곤이 있으니 싹쓰리의 캐릭터들은 뾰족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팀 플레이를 갖게 된다.

 

물론 이들이 발표한 노래가 음원차트를 장악하게 된 건 방송의 힘 때문만은 아니다. 이상순이 작곡하고 이효리가 작사한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곡 자체가 좋다. 1990년대 감성이 물씬 풍겨나지만 현재적 세련됨을 얹은 이 곡은 당대를 향수하는 중년세대들은 물론이고 코로나19로 인해 예전 그 바닷가가 그리운 젊은 세대들에게도 귀에 쏙쏙 박히는 가사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지난여름 바닷가- 너와 나 단둘이-"라는 이 곡의 메인 테마부분은 듣고 나면 계속 입안에서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예상을 뛰어 넘는 열풍이 나타나는 뚜렷한 이유다.

 

<놀면 뭐하니?>라는 강력한 방송의 힘이 더해지고, 국내 최정상의 아티스트들이 서로 곡을 주려 할 정도로 핫한 캐릭터들이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무엇보다 결과물로서 좋은 음악이 탄생하니 '싹쓸이'는 당연한 결과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팀이 싹쓰리라 이름 지어질 때부터 예고됐던 대로.(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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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29 16:28 연기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잘 읽고 갑니당!
    공감(♥)도 꾸욱 누르고 가용~

    활기찬 오후시간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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