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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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청춘 사극의 새 지평을 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3. 07:43
청춘멜로의 가벼움과 사극의 진지함은 어떻게 만났을까 청춘 사극. 이 조어는 잘 어울리는 듯하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하이틴 로맨스적인 가벼움과 사극이 가진 어딘지 진중한 분위기는 부딪치는 점이 많다. 이 조어가 그다지 어색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최근 사극이 가진 특유의 퓨전 가능성 덕분일 뿐이다. 즉 이 '청춘 사극'은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 '성균관 스캔들'을 단 한 마디로 말하라면 주저 없이 '청춘 사극'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어려운 조합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남장여자'라는 열쇠다. 이미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청춘 멜로에서 '남장여자'라는 콘셉트가 가진 힘을 우리는 이미 발견했다. 꽃미남들의 세계로 '남장여자'가 들어감으로 해서 벌어질 수 있는 우정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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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작가가 그린 인생은 정말 아름다웠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1. 08:30
작가가 너무 많은 말을 하게 될 때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가. 이 질문은 모호하다. 작금의 현실적인 삶이 아름다운 것인가를 묻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은 관념적이지만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것인가를 묻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둘 중 어느 질문에 대한 답변일까. 매번 극중인물이 넘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엔딩이 의도하는 바는 명백하다. 삶은 늘 그렇게 우연찮게 넘어지고 다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는 것. 인생은 그래서 아름답다는 것. 하지만 매회 누군가가 넘어져야 끝나게 되는 이 ‘꽈당엔딩’은 말 그대로 작위적인 것이다. 그래서 이 엔딩의 의도 역시 50여회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강령처럼 느껴진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표현이 그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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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이 권상우에게 부여한 힘과 역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0. 29. 10:24
호감으로 돌아온 권상우, 그에게 남은 숙제 권상우가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권상우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대물'에서 그가 연기하는 하도야라는 돈키호테 검사 덕분이다. 사실 권상우가 검사 역할로 나온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더 많이 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출연하기만 하면 사사건건 구설수가 됐던 데다가 지난 6월에는 뺑소니 사건까지 일어났다. 그러니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아무리 재미있어도 권상우 때문에 드라마를 안보겠다는 말이 나온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것은 권상우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매를 맞든 칭찬을 듣든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숙해야 될 시기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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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2', 허각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나옛글들/명랑TV 2010. 10. 26. 08:30
'슈퍼스타K2', 허각의 사회학 '슈퍼스타K2'가 제작진이 만들고 시청자가 보는 일방향적 프로그램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을 갖고 사회를 읽어낸다는 것은 자칫 아전인수 격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문자 투표 방식을 오디션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종 선택에서 허각과 존박이 후보자로 나서고 각자 자신의 매력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유세(?)하며, 그걸 보고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투표함으로써 그 당선자(?)가 가려진다는 점에서 '슈퍼스타K2'는 하나의 투표시스템을 그대로 닮아있다. 그리고 투표란 누가 당선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당선자를 통해 민심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최종우승자 허각은 어떤 민심을 말해주는 것일까. 모두들 허각이 '슈퍼스타K2'의 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