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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초 겪는 '김사부2' 실제 모델과 옷 벗은 '검사내전' 원작자

 

월화드라마 안에 우리네 현실이 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2>가 우리네 의료계가 가진 자본화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면, tvN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치열한 입시교육과 비정규직의 현실을 그려낸다. 한편 JTBC <검사내전>은 검사하면 떠올리는 정의를 수호하는 슈퍼히어로나 부패한 적폐의 양극단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검사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런 인간적인 풍경들은 우리가 뉴스를 통해 본 일부 권력형 검사들과의 대비로 그려지는 느낌이다. 결국 프레임 안에서는 일상의 검사들을 다루지만 시청자들은 그 프레임 바깥의 시끌시끌한 ‘검찰개혁’이라는 사안을 염두에 둔다는 사실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최근 특히 주목받게 된 건 김사부의 실제 모델인 이국종 교수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다. 병원장의 욕설 내용이 공개되면서 쏟아낸 이국종 교수의 날선 비판들이 연일 화제가 되었다. 결국 고초를 겪으며 외상센터장을 떠나 일반의로 돌아가겠다 선언한 이국종 교수에게 대중들은 씁쓸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거대 자본화되어 있는 병원들이 내세우는 수익의 문제와 생명을 다뤄야 하는 병원의 본질이 부딪치는 지점을 <낭만닥터 김사부2>는 거대병원과 돌담병원의 대결로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국종 교수 사태를 통해 <낭만닥터 김사부2>에 더더욱 실감을 느끼고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에 빠져들게 됐다.

 

<블랙독>은 최근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건드렸다 하면 터지는 입시교육 소재 콘텐츠 중 하나다. 이미 JTBC <스카이캐슬>이 그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우리네 입시교육의 현실을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종을 가진 인물을 통해 극화한 이 작품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블랙독>도 그 연장선이 있다. 대치고등학교에 들어온 한 기간제 교사가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선택과 자신을 위한 선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이야기다. 실제를 방불케 하는 리얼리티를 끌어와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입시 교육의 다양한 현실들을 그려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사내전>은 최근 “검찰개혁은 사기극”이라는 날선 글을 남긴 채 사퇴한 김웅 검사 원작의 드라마로 “검사도 사람”이라는 걸 그려내는 작품이다. 물론 드라마 방영 중 김웅 검사의 이런 발언이 드라마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검찰 개혁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는 그 발언이 <검사내전>이라는 작품이 보여준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다.

 

<검사내전>이 그리고자 한 건 저 뉴스에 등장하는 검사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용히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검사들이 더 많다는 것. 아마도 그건 사실일 게다. 그래서 <검사내전>은 그 내용만으로도 뉴스 속 검사들을 에둘러 비판하는 지점이 있었다. 최근 김웅 검사의 발언은 그 스스로를 뉴스 속에 등장시킨 면이 있어 아쉬움을 남기지만.

 

드라마가 현실을 얘기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드라마들이 담는 현실은 더 촘촘해졌다. 직접 경험을 통해서든 취재를 통해서든 리얼리티를 얻기 위해 노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드라마를 보면 현실이 더 잘 보인다. 월화드라마에 의사, 교사, 검사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 면이 있다. 우리네 대중들이 가진 갈증들이 거기 묻어나기 때문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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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새 경향, 진짜 현실을 보는 듯한 리얼리티

 

어떻게 저렇게 자세한 내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을까. 최근 방영되고 있는 몇몇 드라마들을 보다보면 드는 생각이다. 기간제 교사의 현실을 거의 실제 상황 같은 리얼리티로 다루고 있는 tvN <블랙독>이 그렇고, 우리가 드라마에서 봐왔던 극화된 검사들과는 너무나 다른 실제 검사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는 JTBC <검사내전>이 그러하며, 프로야구의 세계와 그 이면에서 일하는 프런트들의 치열한 삶을 그리고 있는 SBS <스토브리그>가 그 사례들이다.

 

<블랙독>은 학교판 <미생>이라고 불릴 만큼 기간제 교사로 대치고등학교에 부임한 고하늘(서현진)의 이야기가 리얼하게 다뤄져 있다. 기간제와 정교사로 나뉘어져 차별이 일상화된 현실을 그려내면서, 그런 현실이 교사들이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의욕 자체를 꺾어버리는 상황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이야기는 과장 없이 담담히 흘러가지만 그 실제 상황 같은 현실의 묵직함 때문에 드라마는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이런 작품이 가능해진 건 이 작품을 쓴 박주연 작가의 개인경험이 녹아난 덕분이라고 얘기되고 있다. 박주연 작가가 실제로 교사 생활을 했었다는 것. 이런 진짜 경험이 바탕이 되어 드라마로 극화되기 때문에 작품은 진짜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검사내전>은 극화된 검사가 아닌 실제 검사의 면면을 가져온 독특한 드라마다. 진영지청이라는 다소 소외된 지역에서 그곳 현지인들의 자잘하지만 결코 작다 할 수 없는 사건들을 다루는 이야기다. 우리가 봐왔던 슈퍼히어로형 검사들이나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는 검사를 찾아보긴 어렵다. 대신 때론 갈등하고 때론 후회하며 때론 질투하고 경쟁하는 그런 인간적인 검사들이 등장한다.

 

이 작품이 이런 실제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게 된 건 동명의 원작 에세이가 있어서다. 현재 베스트셀러가 된 이 <검사내전> 에세이를 쓴 김웅은 현직 부장검사로 18년 간 해온 검사 생활을 에세이에 담았다. 드라마는 이 리얼한 검사들의 삶이 담겨진 에세이를 바탕으로 극화되었다. 그러니 이런 리얼리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스토브리그> 역시 너무나 실제 같은 프로야구와 그들 뒤에서 일하는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던 건 야구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이신화 작가가 무려 자문위원만 18명에 달하는 취재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었다. 너무 리얼해서 특정 구단 이야기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인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쉽게 빠져들 수 있을 만큼 리얼리티를 담보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들은 그 어느 때보다 사전 취재가 치열해졌다. 그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진데다, 특정 직업군을 다뤘을 때도 그 현실성에 대한 반응들이 곧바로 나와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지나치게 극적인 구성과 이야기에 몰두해오면서 어떤 패턴화된 경향을 보이고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읽히게 되면서 이제는 재미있는 사실 자체를 담아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사실 자체가 주는 힘을 시청자들도 점점 더 크게 느끼게 된 것이다.

 

이제는 다큐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드라마도 리얼리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저 황당한 상상력만으로 작가가 글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 리얼리티를 확보하기 위해 실제 직업을 경험하거나 그 직업을 가진 이들을 오래도록 심층 취재하는 건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드라마 작가의 자질 중 하나로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고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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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최민식과 한석규의 브로맨스만큼 먹먹했던 건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끈끈했던 관계를 브로맨스에 가깝게 그린 작품이다. 브로맨스를 넘어 로맨스에 가깝다는 관객들 반응처럼 이들이 보여주는 서로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우정과 신의 그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성 출연자가 거의 없고 중년을 훌쩍 넘긴 남성들의 이야기로만 채워지지만 때론 가슴이 설레고 때론 먹먹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영화.

 

관노로 태어나 하늘과 별을 보는 걸 좋아했지만 고개 드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아 땅만 보고 살았던 장영실의 천재성을 한 눈에 알아보고 세종은 함께 누워 하늘과 별을 보자고 한다. 세종은 왕의 자리가 늘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해야 하는 자리라서 올려다볼 수 있는 하늘이 좋았다고 한다. 가장 빛나는 별 북극성을 세종의 별이라고 말하며 천민으로서 자신의 별은 없다는 장영실에게 세종은 북극성 바로 옆에 있는 별을 “너의 별”이라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세종은 하늘의 별이 백성들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의 백성을 올려다보는 애민정신이 드러나는 대사다.

 

하지만 왕이 관노인 장영실을 면천하게 해주고 나아가 관직까지 주며 총애하면서 사대부들은 반발하기 시작한다. 백성들이 모두 잘 살고 또 스스로 읽고 쓸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세종은 그것이 이뤄지기 위해서 장영실 같은 인물을 필요로 한다. 중화 사대에 젖어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중국의 시간을 강요하던 시대. 조선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자격루와 간의 같은 천문기구를 만들기를 꿈꾸고 장영실은 그 꿈을 현실화해준다.

 

세종과 장영실의 끈끈한 브로맨스가 관객들을 설레게 하고 또 먹먹하게 울리는 이유는 단지 그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 같은 관계 때문만이 아니다. 거기에는 함께 꿈을 꾸고 실현해간다는 그 과정들이 주는 설렘과 먹먹함이 더해져 있다. 장영실은 세종이 그런 꿈을 꾸었기에 자신의 재주가 그런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하고, 세종은 장영실이 만든 그런 기구들이 있어 자신이 어떤 꿈을 꾸었는지를 세상이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허진호 감독은 역시 멜로의 대가답게 함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나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촘촘한 감정 선을 이어 그려나간다. 세종이 한 마디 그저 던진 말을 실현해내기 위해 장영실은 쉬지 않고 손을 놀리고, 세종은 그렇게 거칠어진 장영실의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 그 마음이 전해진다. 비 오는 날 하늘의 별을 보고 싶다는 세종을 위해 장영실이 처소에 마련하는 ‘밤하늘(?)’은 마치 이들의 서사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그려진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함께 하늘과 별을 꿈꾸는 장면으로.

 

브로맨스가 이토록 가슴을 먹먹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무언가를 쉽게 꿈꾸거나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제는 허망해진 현실의 판타지가 어른거린다. 꿈꾸고 노력한다고 그 결과가 주어지지 않는 세상. 태생으로 결정된 대로 미래가 주어지는 세상. 그래서 더 이상 하늘을 보지 않게 된 우리네 청춘들이 처한 현실들이 저 세종 시절 장영실의 서사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남다른 울림을 만든다. 영화를 보며 가슴이 먹먹해진 건, 도대체 하늘을 쳐다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사진:영화'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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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이 그리는 기간제 교사의 답답한 현실

 

과연 기간제 교사 고하늘(서현진)은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에서 고하늘을 보다보면 <미생>의 장그래가 학교로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정교사와 기간제로 선이 그어져 있는 대치고등학교. 고하늘은 전혀 몰랐지만 이 학교에 삼촌 문수호(정해균)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채용비리를 의심받는다. 함께 들어간 기간제 교사들은 그래서 고하늘에게 편견어린 시선을 던지며 그를 따돌림 한다. 기간제 교사라는 위치 자체가 미생이지만, 그들 속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는 ‘블랙독(색이 검다는 이유로 꺼려지는 유기견)’의 처지가 된 것이다.

 

처음 경험하는 교사로서의 학교생활도 만만찮다. 교과 파트너가 된 김이분(조선주)은 대치고 교사들이 모두가 꺼려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덜컥 고하늘이 그 파트너가 된 것. 전화로 오라가라 명령하는 김이분은 노골적으로 고하늘에게 빨대를 꽂으려 한다. 고하늘이 만든 수업자료들을 마치 자신이 양보라도 하듯 공유하자고 하고, 그렇게 갈취(?)한 수업 PPT와 자료들을 자신의 이름으로 수업한다. 고하늘은 함께 수업자료들을 준비하자고 제안하지만 김이분은 그럴 생각이 없다.

 

그걸 보다 못한 같은 진학과의 도연우(하준) 선생이 고하늘에게 김이분과 대적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건 만든 사람만 알 수 있는 PPT 자료를 만들어 보내라는 것이었다. 교과 내용 정리야 누구나 활용할 수 있지만 자기만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만든 PPT 자료는 만든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김이분은 활용할 수가 없었다. 결국 김이분은 고하늘에게 대놓고 갑질을 시작하지만 고하늘은 이런 분란의 피해가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거라는 걸 알고는 김이분에게 자료까지 공유하기로 마음먹는다.

 

물론 이렇게 고하늘에게 빨대를 꽂아 공개수업까지 잘 끝낸 김이분을 교감이 모를 리가 없었다. 교감은 고하늘과 김이분을 함께 불러 같이 자료를 만든 게 맞냐고 물었고, 고하늘은 맞다고 말함으로써 김이분을 놀라게 했다. 김이분 역시 이 상황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는 개과천선했다. 고하늘과 오히려 가까워졌고 그와 함께 수업준비를 해나갔다.

 

하지만 고하늘이 처한 기간제라는 처지는 늘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고하늘은 1년 계약으로 뽑혔지만 한 교사가 다음 학기에 돌아오게 되어 반 학기만 계약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하지만 기간제와 정교사는 노는 물이 다르다며 선을 긋는 송영태(박지환)가 교내 방송으로 수업하고 있는 기간제 교사들을 불러 모으는 만행을 저지르자 이를 견디지 못한 송지선(권소현) 선생이 학교를 떠나버리고 고하늘은 1년 계약을 하게 된다. 고하늘은 떠나간 송지선이 말한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기간제 교사는 1년을 넘어가는 수업 계획조차 잡을 수 없는 처지다.

 

<블랙독>은 학교를 소재로 다루는 많은 드라마들이 초점을 맞춰왔던 학생이나 부모가 아닌 교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도 일반 정교사가 아니라 기간제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물론 진학부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박성순(라미란)이 상심해있는 고하늘에게 “학생들에게는 정교사나 기간제나 다 똑같은 교사”라고 말해주지만 그게 진정으로 기간제 교사들에게 위로가 될까 싶다.

 

<블랙독>은 물론 중간 중간 자그마한 판타지들을 던져주지만, 전반적으로는 기간제 교사의 무거운 현실을 다루고 있다. 또 입시 교육 앞에서 치열하게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의 현실 또한 그려진다. 그들은 학원가에서 거액의 연봉을 얘기하며 스카웃 제안이 오지만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지키려 안간힘을 쓴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너무 적나라한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의 차별은 우리네 사회가 가진 정직원과 계약직 직원 사이의 차별을 그대로 그려낸다. 워낙 무거운 주제여서인지 드라마 역시 무겁고 사이다 판타지를 섣부르게 던지기보다는 고구마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엿보인다. 과연 고하늘은 미생을 벗어나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 시청자들의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은 그가 웃을 날만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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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한 발 뒤로 물러선 마동석이어서 더 좋았던 건

 

마동석은 마동석을 연기한다는 말이 있다. 또 마동석은 하나의 장르라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마동석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그의 존재감이 작품 전체를 장악한다는 뜻일 게다. 물론 그건 좋은 의미지만 마동석에게도 또 작품에도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다. 결국 작품이란 여러 배우들이 골고루 보여야 그 울림이 커질 수 있고 마동석 자신도 자신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야 배우로서도 더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화 <시동>은 마동석을 대단히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관객들이 ‘마동석 영화’라고 부르는 작품에는 늘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손바닥 하나에 붕붕 날아가는 악당들의 모습이 그것이다. 물론 <시동>에도 그런 장면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동>은 그런 요소들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는다.

 

대신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들, 이를테면 학교도 중퇴하고 공부보다는 돈을 벌겠다며 가출한 택일(박정민)이나 어쩌다 사채업 일에 빠져들게 된 그의 친구 상필(정해인), 만만찮은 복싱 실력으로 걸 크러시를 보여주는 경주(최성은) 또 주방장을 꿈꾸는 배달원 배구만(김경덕) 같은 인물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들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물론 마동석이 연기하는 거석이라는 인물은 가출한 택일이 찾아가게 된 장풍반점의 주방장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포스가 저절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풍반점을 두고 벌어지는 깡패들의 폭력 앞에 그는 전면에 좀체 나서질 않는다. 대신 거석이 초반 내내 보여주는 건 이 캐릭터가 주는 유쾌한 코미디적인 요소들이다.

 

<시동>은 그래서 이 만만찮은 포스를 숨기고 있는 거석이 언제 폭발할 것인가를 계속 기대하게 만들며 영화에 몰입시킨다. 그러면서 장풍반점에 오게 된 사람들과 그 반점을 운영하는 공사장(김종수) 그리고 택일의 친구인 상필과 택일의 엄마 정혜(염정아)가 처한 녹록찮은 현실들을 찬찬히 담아낸다.

 

코미디적 요소로 웃음을 계속 유발하지만 그 뒤에 남겨지는 짠한 현실들이 어떤 페이소스 같은 걸 그려낸다. 그것은 청춘들의 막막한 삶이고 또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이 점점 더 밑바닥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우리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웃음은 조금씩 짠한 연민과 공감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마동석 영화들이 이런 현실에 대한 통쾌한 주먹질로 사이다 판타지를 제공해왔다면, <시동>은 그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선택한다. 결국 제목에 담긴 것처럼 영화는 어떻게 삶의 새로운 시동을 걸 수 있는가에 대한 단순하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누군가가 주는 판타지를 기대하기보다는 “소중한 건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

 

마동석이 한 발 뒤로 물러나 있어서 <시동>은 훨씬 좋은 작품이 되었다. 뻔한 마동석 영화가 아니라 여러 인물들이 살아나 그 이야기를 통해 어떤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마동석이라는 배우에게도 새로운 시동을 걸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보인다. 작품을 자신의 존재감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작품을 살리는 배우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니 말이다.(사진:영화'시동')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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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고통스런 현실 우릴 살게 하는 초콜릿 하나

 

고통 속에서 우리를 살게 해주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JTBC 금토드라마 <초콜릿>에 등장하는 문차영(하지원)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사치벽이 있던 엄마는 동생 태현(민진웅)만 데리고 야반도주해버렸다. 만나기로 했던 백화점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갑자기 무너져 내린 건물에 갇혀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 때 그 건물더미 속에서 한 아줌마를 만났다. 그 아줌마가 아들을 위해 샀다는 초콜릿 하나가 문차영을 살렸다. 그 고통을 버티게 해준 달콤한 초콜릿 하나.

 

그 건물더미에서 죽은 아줌마가 바로 이강(윤계상)의 엄마다. 거성재단의 둘째 아들과 사랑에 빠져 이강을 낳았지만 헤어져 시골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았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둘째 아들이 사망하자 거성재단 이사장 한용설(강부자)은 손자인 이강과 그 엄마를 데려간다. 엄마가 백화점 붕괴로 사망한 후 이강은 거성재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요리사의 꿈을 접고 의사가 된다. 그렇게 실력 있는 뇌신경외과의사가 되지만 이준(장승조)을 거성재단의 후계자로 만들려는 부모들은 이강을 사지로 내몬다.

 

하지만 폭탄이 터지는 전쟁터로 내몰리기도 하고, 위험한 수술을 떠맡기도 하며 힘겹게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이강에게도 초콜릿 한 조각 같은 인물이 있었다. 그의 절친인 권민성(유태오) 변호사다. 이강은 문차영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그와 연인이 된 권민성의 행복을 기원했다. 그런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친구가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어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 이강은 친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문차영이 끓여주는 만두전골을 먹고 싶다는 말 때문에 그리스로 떠난 문차영을 찾아 나선다.

 

그 만두전골 한 그릇이 권민성의 마지막 남은 삶을 붙들어주었던 것일까. 소식을 듣고 그 먼 길을 찾아와 권민성을 위해 만들어준 만두전골 한 그릇을 마지막으로 먹고 그는 세상을 떠난다. 자신을 버티게 해줬던 힘겨운 삶의 한 조각 초콜릿 같던 친구를 잃어버린 이강은 문차영을 다시는 보지 말자고 말한다. 그건 트라우마 속에서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는 문차영에게 단 한 조각남은 초콜릿이 영영 떠나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초콜릿>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힘겹고 고통스런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그 원인은 사적인 것이면서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나 거성재단의 승계를 두고 벌어지는 아귀다툼처럼 사회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문차영이나 이강이 원하는 건 엄청난 욕망이나 성공 욕구 같은 것이 아니다. 다만 그 고통을 잠시 잊고 버텨내게 해줄 수 있는 어떤 작은 위로 혹은 위안일 뿐이다.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어린 문차영은 이강의 엄마가 건네 준 초콜릿 하나를 아껴 먹고 버틴 끝에 끝내 살아남는다. 초콜릿 하나는 아주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때론 그 선의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려낸다. 바로 이 초콜릿 하나가 가진 기적 같은 힘이 바로 <초콜릿>이 차려놓은 음식들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이다. 세상은 무너져 내렸고 그 누구 하나 쉬운 삶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 그건 바로 작은 초콜릿 하나 같은 누군가의 마음 한 자락이라는 걸 이 드라마는 그리려 하고 있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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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패다’ 윤시윤, 싸이코패스 정도 돼야 버티는 현실이라니

 

코미디지만 이 코미디 어쩐지 슬프다.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어쩌다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살인 기록이 담긴 다이어리를 가진 채 사고로 기억을 잃은 한 증권사 사원이 자신이 싸이코패스라 착각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이 상황이 코미디가 되는 건 본래 모습은 소심하기 그지없던 인물이 자신이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하게 되면서 보이는 일종의 허세와, 의외로 그 허세가 통하기도 하는 상황이 주는 웃음이다. 그런데 이 허세의 주인공 육동식(윤시윤)이 처한 현실을 보다보면 어딘지 슬퍼진다.

 

대한증권에서 알아주는 호구인 육동식은 팀장 공찬석(최대철)이 잘못된 투자로 입은 큰 손실의 책임을 홀로 떠맡게 된 채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공찬석은 갑질하는 인물로 팀원들을 사사건건 괴롭히고, 핍박을 받던 육동식이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물론 그 순간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노숙자를 살해하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거기서 그의 다이어리를 얻은 채 기억 상실이 되어버리지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실제로 싸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스릴러 장르를 더했고 또 그를 추적하는 심보경(정인선) 경장의 추리와 탐문이 이어지지만, 그렇다고 스릴러의 구도만을 따라가지는 않는다. 실제 싸이코패스가 육동식이 다니는 회사의 서인우(박성훈) 이사라는 걸 일찌감치 밝히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누가 범인인가를 두고 만들어지는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이 드라마는 애초에 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째서 회사, 그것도 증권사라는 구체적인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에 ‘싸이코패스’라는 설정까지 집어넣은 걸까. 그건 우리네 현실을 하나의 블랙코미디처럼 뒤집어보려는 설정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더해진다. 하나는 도대체 누가 진짜 싸이코패스인가 하는 점이다. 누가 봐도 번듯한 회사의 이사로 앉아있는 서인우가 그럴 듯해 보여도 사실은 잔인한 싸이코패스라는 설정은 그래서 회사 맨 꼭대기에 앉아 직원의 목을 사인 하나로 날려버리는 직장 상사를 떠올리게 하는 은유처럼 보인다.

 

육동식을 사사건건 무시하고 괴롭히고 심지어 자신의 과오를 덮어씌워 내보내려 하는 공찬석 같은 팀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심지어 직원 오미주(이민지)까지 시켜 그 뒷모습을 육동식 카메라로 찍어 그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우려 하는 인간이다. 그러니 여기서 기막힌 블랙코미디가 만들어진다. 기억을 잃고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주운 육동식은 자신을 스스로 연쇄살인마라 여기지만 알고 보면 회사에서 늘 당하는 을이고, 실상 그런 을 위에 군림하는 이들이 진짜 싸이코패스이거나 싸이코패스 같은 인물들이니 말이다.

 

또 하나의 싸이코패스 설정이 말해주는 건, 이 살벌한 현실 속에서 평범한 을들이 버텨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싸이코패스라 여기는 정도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육동식은 자신이 싸이코패스일 거라고 여기는 순간부터 회사가 그에게 가하는 핍박을 웃으며 넘겨버린다. 대신 그는 어떻게 그 상사들을 살해할 것인가를 계획하며 즐거워한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가 보여주는 건 그래서 싸이코패스 정도는 되어야 버텨낼 수 있는 현실이다. 실제 피가 튀고 누군가 살해당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 현실에서 누가 누구의 목을 자르고 누군가를 모함해 내치려하는 그런 일들은 사회적 삶의 살해와 뭐가 다를까. 핍박해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웃으며 버텨내는 을들은 차라리 감정 없는 싸이코패스의 상황이 더 낫다고 여겨질 정도다. 웃음 가득한 코미디지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그 이면에 이처럼 살풍경한 현실의 비애를 담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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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2’ 이정재는 과연 저 깊은 늪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2>의 첫 화 부제는 ‘탈피’다. 무슨 일인지 일단의 무리들에게 두드려 맞고 밑으로 굴러 떨어진 장태준(이정재)이 사력을 다해 그 둔덕을 오르면서 ‘껍질’에 대한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껍질을 깨고 나와야 살 수 있고 날 수 있지만, 그렇게 나와 껍질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생명은 포식자의 먹잇감이 된다고 그 내레이션은 말한다. 꼭대기에 간신히 오르지만 그를 향해 달려드는 자동차를 보여주며.

 

이 시작이 말해주는 건 장태준이 이제 껍질을 벗고 본격적인 정치의 세계 속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고다. 그는 자신이 따르고 존경했던 이성민(정진영) 의원이 법무부장관이 된 송희섭(김갑수)의 모략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고픈 것이 있어도 힘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송희섭의 도움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오랜 친구였던 고석만(임원희)기 차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되고, 그의 정치적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강선영(신민아) 의원과 소원해지지만.

 

국회의원이 되어 드디어 어느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장태준은 껍질을 깨고 나와 조금씩 송희섭의 주변을 정리하며 이빨을 드러낸다. 그래서 2회의 부제는 ‘독니’다. 이빨을 드러내고 물기 시작하자 능구렁이 같은 송희섭은 금세 눈치를 채고 뱀 새끼에서 이무기가 된 장태준을 제거하려 한다. 이빨을 드러내자 저편에서도 이빨을 드러낸다. 송희섭은 자신을 지원하는 이창진(유성주) 주진화학 대표를 이용하고 최경철(정만식)을 자신의 이빨로 지검장에 임명해 장태준을 조사하게 만든다.

 

장태준은 이미 꺼낸 이빨을 거둘 수가 없다. 뭐라도 물어야 하고 상대방이 무너질 때까지 싸워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송희섭은 만만찮다. 이창진과 합세하고 최경철을 통해 압박해오며 장태준을 점점 늪 속으로 빠뜨린다. 3화의 부제는 ‘늪’이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빠져 죽을 수밖에 없는 늪. 그래서 계속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늪이 바로 장태준이 처한 현실이다.

 

이창진에 의해 그의 지역구에서 무단으로 강행되는 철거로 그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처하고, 과거 이성민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장태준이 불법적인 선거자금에 연루되어 있다는 걸 조사하는 최경철의 압박에 처한다. 여기에 장태준의 아버지가 선거 당시 돈을 받았다는 루머를 송희섭을 보좌하는 오원식(정웅인)이 퍼트리면서 그는 사면초가에 처한다. 점점 빠져들어가는 늪이다.

 

<보좌관2>가 흥미로워지는 건 만만찮은 정치 현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바른 뜻을 펼치면 세상이 따라준다는 식의 순진함이 이 세계에는 없다. 대신 어떤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위험천만하지만 껍질을 깨야 하고 때론 그 꿈을 방해하는 적폐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야 하며 저들이 밀어 넣은 늪에서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써야 한다. 그 이전투구의 리얼한 상황들이 시청자들을 빨아들인다.

 

그것이 너무나 힘겨운 일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생각한다. 과연 장태준은 저 깊은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동시에 저들의 현실과 싸우다 어쩌면 장태준조차 저런 괴물을 닮아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긴장감이 수시로 만들어진다. 장태준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강선영 의원의 보좌관 이지은(박효주)이 그렇고 한도경(김동준) 비서가 그렇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엘리베이터에서 슬쩍 강선영 의원의 손을 잡아주는 장태준에게서 어떤 일말의 믿음을 갖게 된다.

 

<보좌관2>는 그래서 장태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현실 정치에서 어떤 꿈을 실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정치 세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다가 들어가고 나서 망가지는 걸 우리는 얼마나 많이 목도했던가. 그래서 정치는 다 그래 하며 혐오하고 때론 무관심했던 시선들에 <보좌관2>는 말하고 있다. 그 망가져가면서까지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그 과정들을 통해 그래도 조금씩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는 거라고.(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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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백종원도 시청자도 안타까워 한 초밥집 부부의 눈물

 

“한 끼 식사로 부족하다”, “직장인들이 제일 기다리는 점심시간에 이 초밥을 먹으러 가기에는 시간이 아까울 듯”, “맛은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맛입니다.” 시식단의 반응은 비정했다. 백종원의 말대로 그걸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초밥집 사장님이 그토록 정성과 노력을 다해 만든 초밥에 대해 시식단은 전혀 알아주지 않았다. 아마도 이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보여주기 어려운 장사의 현실일 게다.

 

백종원이 시식단이 적어 준 평가표를 읽어주는 와중에 아내는 남편의 기색을 살폈다. 사실 그 평가표를 읽어주는 백종원조차 조심스러워했다. 그래서 중언부언 초밥이 왜 어려운 메뉴인가를 설명하려 했고 왜 시식단이 이런 평가를 내렸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초밥집 사장님의 입장에 맞춰 얘기해주려 애썼다. 초밥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정성에 따라 맛에 미묘한 차이가 나는지를 잘 알고 있어 그렇게 사장님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고객의 평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결국 아내는 “너무 어려워요”라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전 진짜 남편이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하는 거 보니까... 솔직히 맞벌이 하면 둘이 편하게 살 수 있고 세 가족이 시간 여유롭게 살 수 있는데 이 사람이 하는 과정을 일 년 내내 봤잖아요. 근데 너무 싫은 거예요. 그 모습이.... 고생도 진짜 많이 하고 그런데 평가를 이렇게 해주니까... 이 사람이 정말 뭐 하나하나 준비할 때 대중 준비한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진짜 ‘초대리’ 저도 맞추려면 되게 힘들거든요. 남편은 신경 써서 비율 맞춰서 하는 거 자체도 그렇고.”

 

“마음 아프죠 옆에서 보면...” 백종원도 아내의 안타까움에 공감했다. 그렇게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제가 이걸 서운해하면 안 되는데”하시는 아내에게 “서운해요. 충분히 서운해요.”라고 그 마음을 이해했다. 아내는 최선을 다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초밥집 아들이라 불리게 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장사가 망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백종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깊은 공감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처음 백종원이 이 초밥집에 왔을 때 장사가 안 돼도 환하게 웃으며 초밥을 만들던 사장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늘 진지했고 어려워도 미소를 짓던 사장님이었다. 백종원이 가격을 최대한 낮춰 가성비 갑 초밥집을 하자고 할 때도 그렇게 하자고 했었고, 그러면서도 새우 초밥을 기성품이 아닌 자신이 손질한 새우로 만들어 내놓는 정성을 더했다. 그 맛을 보고는 초등입맛 김성주도 감탄하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그 과정을 알고 있는 백종원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은 더 컸을 게다. 그리고 그것은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둔촌동 편에서 그 어느 가게보다 성실하고 준비되어 있으며 그러면서도 자신을 낮춰 애써 고객에게 맞춰주려 노력하는 집이 바로 초밥집이었고, 그래서 시청자들도 어느새 성공을 바라게 된 집이 바로 그 초밥집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식단의 냉정한 평가는 초밥집 사장님 내외만이 아니라 백종원도 시청자들도 안타깝게 만들었다.

 

백종원이 제안한 대로 9천원에 초밥을 내놓는 것을 주저하며 9천9백 원은 어떻겠냐고 말했던 사장님이었지만, 시식단은 그런 초밥집의 사정 따위는 전혀 알 리가 없었다. 9천원이 아니라 심지어 7천원이면 먹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그건 음식값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보이는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커피 한 잔에 6천 원씩 내고 마시기도 하는데, 그 정성이 들어간 초밥을 그 가격에 먹겠다는 건 백종원 말대로 초밥이라는 메뉴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일상적이지 않다는 걸 말해줬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둔촌동편 초밥집을 통해 알게 된 건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이다. 제아무리 노력과 정성을 다해도 그걸 모든 고객이 알아주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그 노력과 정성이 무시되는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고객에게 맞춰야 하는 게 장사의 숙명이기도 했다. 이러니 노력과 정성을 다하지 않는 가게에 백종원이 그간 분노하고 일갈했던 게 이해되는 대목이었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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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자 미쓰리’가 보여주려는 건 현실인가 판타지인가

 

이혜리가 연기하는 이선심이라는 인물 특유의 맹한 표정 때문이었을까.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의 예고편은 누가 봐도 한 편의 발랄한 코미디와 성장드라마를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청일전자’라는 제목에 달린 구체적 회사의 명칭은 중소기업을 다루는 것일 테고, 아마도 어려운 현실에 처한 이 회사를 말단 경리직원인 이선심이 회생시키는 이야기일 게다.

 

실제로 <청일전자 미쓰리>는 갑질하는 TM전자 때문에 부도 위기를 맞은 청일전자와 도망친 사장 때문에 바지사장으로 대표직에 앉게 된 이선심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시청자들을 시원하게 만드는 이선심의 한 방이나 적어도 웃을 수 있는 코미디적인 요소는 거의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된 건 이선심이라는 인물이 가진 장점이 이름처럼 ‘선심’ 하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쩌다 사장직에 앉았지만 여전히 말단 경리직원의 모습 그대로다. 말은 어눌하고 회사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마음만 있을 뿐, 회사의 재무가 어떤 사정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려운 일만 생기면 유진욱 부장(김상경)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 달라 애원한다.

 

그래도 이선심이 가진 장점 중 하나인 선한 마음이 당장 터질 부도를 막는 이유가 되기는 한다. 협력업체 사장의 마음을 움직여 대금회수 기한을 늘려놓았던 것. 오만복 사장(김응수)이 횡령해 중국으로 도망치려던 5억 원짜리 수표가 뒤늦게 그 아들인 오필립(김도연)에게 발견되면서 이선심은 그 돈으로 협력업체에 대금을 갚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선심은 동반성장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구조조정을 하러 온 박도준(차서원) TM전자 팀장으로부터 회사 돈 3억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같은 경리팀 구지나(엄현경)가 신입직원들의 통장을 만들어 비자금 통장처럼 사용했을 테지만, 이선심은 그런 사실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다. 결국 이선심의 선심만을 믿던 직원들도 3억을 횡령했다는 의심 앞에 신뢰가 깨져버린다. 또 이선심은 유진욱 부장을 보며 “억울하다” “도와달라”는 말만 거듭한다.

 

뒷부분에 가서 반전을 극대화시키려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지금껏 <청일전자 미쓰리>가 보여준 건 너무 짠내 나는 중소기업의 현실 그 자체다. 게다가 대책 없고 맹하기까지 한 이선심은 그 와중에도 당하기만 하는 인물로 그려져 시청자들을 더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도대체 무얼 그리고 싶어 하는 걸까. 중소기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게 이 드라마가 하려던 방향일까.

 

물론 아닐 게다. 만일 현실만을 보여줄 거라면 이선심 같은 코미디 상황에나 어울릴 법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우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짠내 나는 현실을 담으면서도 적당한 사이다나 단내는 판타지로 보여줬어야 하는 게 아닐까. 현재까지의 <청일전자 미쓰리>를 두고 보면 이 드라마는 전혀 코미디가 아니다. 오히려 볼수록 답답하고 눈물 나는 중소기업의 현실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선심이라는 인물이 가진 ‘선심’ 하나로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이 회생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적나라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담아놓고 다른 카드나 무기 없이 갑자기 선심 하나로 회생되는 판타지가 그려질까 우려되는 지점이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한 편으로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매회 적당한 현실과 판타지의 균형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답답한 을의 현실을 계속 들여다보는 일 자체가 힘겨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예 코미디 설정을 배제하고 현실만을 디테일하게 담을 거였다면 모를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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