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
정의의 이름으로이주의 영화 대사 2025. 1. 6. 08:51
“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습니다” 이환경 ‘7번방의 선물’“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습니다.” 이환경 감독의 2013년도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성장해 변호사가 된 예승이(박신혜)는 모의법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아빠 용구(류승룡)의 재심을 변론하며 그렇게 말한다. 유아 강간 살인이라는 어마어마한 죄목으로 흉악범들이 수용된 7번방에 들어온 용구는 6살 지능의 딸바보다. 죄목만 보면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인물이고 그래서 심지어 흉악범들조차 사람 취급을 안하지만, 용구의 지극한 딸 사랑을 옆에서 본 재소자들은(심지어 보안과장도) 그가 누명을 썼다는 걸 알게 된다. 감옥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웃음과 눈물의 롤러코스터로 기억되는 이 작품은 당시 무려 1천2백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래서..
-
이하늬, 어둠을 뚫고 피어나는 꽃처럼이주의 인물 2024. 2. 12. 16:37
‘밤에 피는 꽃’을 유쾌, 통쾌, 상쾌하게 만드는 이하늬의 존재감 한때 사극 여주인공의 핫트렌드는 ‘남장여자’였다.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박민영),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문근영), ‘구르미 그린 달빛’의 홍라온(김유정), ‘연모’의 이휘(박은빈)가 그들이었다. 하지만 요즘 사극에는 ‘수절과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혼례대첩’의 정순덕(조이현),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박연우(이세영) 그리고 ‘밤에 피는 꽃’의 조여화(이하늬)가 그 계보를 잇고 있다. 사극이 남장여자를 여주인공으로 자주 세웠던 건, 조선이라는 사극의 시대적 배경이 여성들에게 부여한 삶의 차별과 제약들을 뛰어넘는 모습을 이 장치를 통해 그려내려 했기 때문이다. 문장에 재주를 가졌지만 글 공부의 꿈을 펼칠 수 없거나(성균관..
-
‘보스턴 교살자’, 로레타는 왜 집이 아닌 동료를 찾았을까동그란 세상 2023. 3. 27. 17:41
‘보스턴 교살자’, 여성 서사 돋보이는 미국판 ‘살인의 추억’ 미국판 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사건. 여성들이 피해자이고, 그 피해자들에게는 모두 마치 장식이라도 하듯 목에 리본이 매어져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는 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추적하는 레코드 아메리칸 신문사 여성 기자들인 로레타 매클로플린(키이라 나이틀리)과 진 콜(캐리 쿤)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을 준비하면서 참고했다는 실화, 보스턴 교살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인지라 미국판 이라고도 불렸는데, 실제로 영화는 이 교살범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로레타의 치열한 추적과 열망을 담고 있다. 또한 연쇄 살인이 몰고 온 공포 속에서 사회가 범인을 밝히기보다는 이를 빠르게 무마하려는..
-
‘스즈메의 문단속’, 진짜 과거를 마주해야 미래의 문이 열린다는 건동그란 세상 2023. 3. 17. 15:27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리 대중에게는 어떻게 읽힐까 “다녀오겠습니다” 아마도 이 대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에 담긴 정서를 한 마디로 담은 게 아닐까. 감독이 말했듯 문은 이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다. 아침마다 그 곳으로 나가며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저녁에 돌아와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그 평범한 일상이 재난이라는 거대한 불가항력 앞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느 날 등굣길에 우연히 만난 사내 소타. 그는 폐허를 찾아다닌다. 스즈메는 그 사내가 마음에 걸려 자신이 알려줬던 폐허를 찾아갔다가 문을 발견한다. 그 문은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연결해주는데, 그것은 이승과 저승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이기도 하다. 별 생각 없이 문 앞에 놓인 고양이석상을 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