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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부족한 청춘들의 일과 사랑에서의 성장서사

 

"나 개발 빼곤 다 엉망이야. 언어영역은 낙제 수준이고 메타포도 몰라. 피아노, 그림, 예체능 쪽으로 꽝이고 이게 디저트 포크인지 샐러드 포크인지도 구별 못해. 나 천재 아니고 바보 천치야."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에서 남도산(남주혁)은 애써 그를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게 하려는 서달미(배수지)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의 말대로 그는 서툴다. 코딩 빼고는 잘 하는 게 없다.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는 서툴기 그지없다. '도산아 자?' 하고 묻는 메시지에 아직 안 잔다며 아직 자기에 이른 시간이고 보통에는 몇 시에 자는지를 답변으로 쓰는 인사다. 그걸 옆에서 본 엄마가 답답해하며 "지워"라고 하고 등짝 스매싱을 날리게 만들 정도로.

 

일에 있어서도 그는 서툴기 이를 데 없는 청춘이다. 남다른 코딩 능력으로 삼산텍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지만 수익모델은 전혀 없는데다 그 방법도 잘 모른다. 그나마 서달미를 만나고 샌드박스에 입주하게 되면서 삼산텍의 비즈니스 그림이 그려진다. 그래서 투스토의 투자를 받지만 그건 원하는 인재만을 꺼내 쓰기 위한 전형적인 에크하이어였다. 결국 남도산은 개발자 3명만 미국 본사로 가서 일하게 되고 서달미와 디자이너 정사하(스테파니 리)는 해고통보를 받는다.

 

남도산보다는 사업적 마인드가 있다 여겨졌지만 서달미 역시 서툴기는 마찬가지인 CEO였다. 투스토의 계약이 삼산텍을 공중분해시키는 에크하이어였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그의 이런 위기관리를 해준 건 다름 아닌 한지평(김선호)이었다. 이미 잘못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서야 서달미는 깨닫는다. 잘못된 선택 하나가 만든 결과를 힘겨워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스타트업>에서 삼산텍의 남도산, 이철산(유수빈), 김용산(김도완)은 모두 답답한 면들을 가진 청춘들이다. 그런데 그 답답함은 아직 순진하고 세상물정을 몰라 모든 게 서툴러서 생겨나는 답답함이다. 김용산은 과거 형이 샌드박스에 들어갔다가 데모데이 때 한지평으로부터 혹독한 질문을 받고 자살한 일이 한지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김용산이 비즈니스의 세계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잘못된 사업을 그대로 두면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 한지평의 지적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비즈니스에 있어 냉철한 한지평 역시 서툰 청춘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어떤 지적을 하고 비판을 할 때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직언을 해왔다. 그것은 물론 그가 하는 일이긴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비수처럼 박히는 상처였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한 '눈길'이라는 어플을 삼산텍에서 내놨을 때 사업성이 없다며 혹독하게 말했던 그는 그 사업이 자신이 은혜를 입었던 최원덕(김해숙)을 위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책한다. 자신은 '순딩이'가 아니고 "남이 상처받든 말든 막말하는 개차반"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의 청춘들은 모두 완벽하지 않다. 아니 서툰 점들이 더 많다. 특히 삼산텍의 청춘들은 마치 살벌한 세상에 이제 막 던져진 갓난아기 마냥 천진무구하지만 위태롭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런 미숙함은 <스타트업>의 로맨틱 코미디적 상황을 그려내는 좋은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연알못' 공대생의 멜로 같은.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이들의 성장담을 그린다. 그래서 서툰 청춘들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잘못된 계약서에 사인을 해 모든 걸 망가뜨리기도 하며 때론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던진 직언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 아픈 과정들이 이들이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이라는 걸 드라마는 그려내고 있다. 일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이제 산산이 부서져버린 삼산텍과, 그래서 각자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거나, 언니의 회사에 들어가거나 하며 3년을 버텨낸 청춘들. 그들이 과연 어떤 변화와 성장을 보여줄 지가 기대된다. 아는 게 코딩뿐이었던 남도산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모든 게 스타트 라인에 서 있는 청춘들의 성장이 자못 기대되는 대목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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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청춘들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샌드박스들

 

한 명의 청춘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샌드박스들이 필요할까.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을 보면 서달미(배수지)나 남도산(남주혁) 같은 청춘들의 성장기에 무수히 많은 샌드박스들이 존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샌드박스들이 있어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는 것.

 

먼저 서달미에게 가난해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그 삶을 통해 전하고 간 아버지 서청명(김주헌)이 있다. 그는 서달미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마음껏 탈 수 있게 그 밑에 모래를 깔아줬던 인물이다. 물론 꿈이 실현되기 직전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지만, 아버지의 그 삶은 서달미가 가난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대학에 합격했을 때 할머니 최원덕(김해숙)이 가게를 팔아 학비를 마련하자 대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 할머니의 푸드트럭을 사준 서달미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서달미의 든든한 샌드박스가 되어준 사람은 할머니 최원덕과 그의 부탁으로 서달미에게 남도산이란 이름으로 편지를 써줬던 한지평이었다. 잘되면 찾아오지 말고 힘들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최원덕의 희생적인 삶이 있었고, 풀죽은 서달미에게 첫사랑의 설렘과 더불어 위로의 힘을 전해줬던 한지평의 편지가 있었다.

 

또한 서달미가 가진 아이디어들은 남도산을 비롯한 이철산(유수빈), 김용산(김도완)의 삼산텍 같은 엔지니어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만이 실현 가능해지는 것들이었다. 남도산 역시 삼산텍을 창업하게 된 데는 없는 살림에 아들의 미래에 투자한 부모님들의 희생이 존재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가능성을 알아봐주고 투자해주는 사회적 장치들이 요구됐다.

 

서청명이 해준 '샌드박스'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스타트업 기업 샌드박스를 차린 윤선학(서이숙) 대표 같은 사회적 존재 역시 필요했다. 서달미나 남도산 같은 청춘들이 실력은 있지만 가난해 꿈을 펼치지 못하고 포기하지 않게 샌드박스 같은 이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서달미와 남도산은 그래서 함께 도전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서달미와 남도산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인재(강한나) 같은 경쟁자도 또 한지평 같은 멘토도 필요했다. 경쟁이 싫어 늘 지는 쪽을 선택했던 남도산은 샌드박스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솔루션이 다른 팀과 경쟁에서 지게 되자 승부욕을 갖게 된다. 또 늘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서달미는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표에게 지분을 몰아줘야 안전하다는 한지평의 조언을 듣고 지분의 대부분을 남도산에게 몰아준다. 그렇게 하면 투자자들이 헷갈릴 수 있다고 한지평이 조언하지만 서달미는 투자자들에게 갈 때는 늘 남도산과 자신이 동행하겠다며 자신은 그걸 '선택'했다고 말한다.

 

<스타트업>은 이처럼 한 편의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조건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는 한 권의 책처럼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매회 창업을 위한 과정들이 등장하고, 위기상황들이 미션처럼 제시되며 그걸 하나씩 뛰어 넘어 성장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만만찮은 취업 현실 속에서 창업의 꿈을 펼쳐나가는 청춘들의 성장기가 그것이다.

 

여기서 성장해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드는 판타지를 제공하지만, 그 판타지의 밑그림을 보면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것들이 요구되고 필요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막막한 현실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꾸게 해주는 어른들과 그걸 실제 사회에서도 실현해나갈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전제될 때 이런 판타지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스타트업>은 청춘들의 막연한 판타지를 카타르시스로 제공한다기보다는 이들이 이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전제조건들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인가를 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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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만만찮은 현실에도 청춘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사랑해. 우리 헤어지자." 사혜준(박보검)에게 안정하(박소담)가 한 그 말에는 여러 가지 뉘앙스들이 담겨 있다. 사랑하는데 왜 헤어지냐고 사혜준은 묻지만, 그 역시 안정하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결코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만만찮은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혜준이었으니.

 

이제 마지막회만을 남긴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은 한 마디로 '덕질' 드라마다.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오롯이 노력해 모델에서 배우가 되는 사혜준을 덕질하고, 부모가 이혼하고 혼자 독립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려고 꿋꿋이 노력해온 안정하를 덕질하며, 많은 걸 갖고 태어났지만 부모 도움 없이 스스로 노력해 꿈을 이루려는 원해효(변우석)를 덕질하는 드라마.

 

스타에게 하는 덕질을 이렇게 청춘들에게 투사한 <청춘기록>은 그래서 시청자들이 이들의 성공과 성장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흙수저라는 현실을 깨치고 어렵게 얻은 기회를 잘 살려내 톱배우로 성장하는 사혜준을 응원하면서 그가 처한 현실을 공감하게 했다. 그것이 부모 찬스가 자식의 미래까지 결정해버리는 허탈한 현실을 깨고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는 사혜준을 보며 뿌듯해한 이유였다.

 

하지만 막상 성공하고 나자 그 성공만으로 그가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걸 드라마는 역시 보여줬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집으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온 사혜준이 '홀로 울 수 있는 방'이 있는 것에 행복하다 말하며 우는 장면은, 그 어떤 거대한 성공도 거창한 행복이 아닌 소박한 행복을 우선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준다. 그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사랑하는 안정하나 가족들, 친구들과 그저 단란하게 지내고 싶을 뿐이다.

 

또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부모를 만나 자라났어도 사혜준과 원해효라는 청춘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우정은, 현실을 수저로 나누어버리는 어른들과 사회를 되돌아보게 했다. 엄마 김이영(신애라)이 자신도 모르게 뒤에서 힘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원해효가 그 사실을 알고는 무너진 자존감에 눈물 흘리며 절규하는 장면은, 가진 게 없어 애초 꿈조차 꾸지 말라 막아섰던 아버지가 이제는 미안하다며 사과할 때 사혜준이 씁쓸해하는 장면과 겹쳐진다. 가진 게 많아도 가진 게 없어도 청춘들의 앞길을 자신들의 삶에 비추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얼마나 당사자들을 힘겹게 하는가를.

 

<청춘기록>은 그래서 여기 등장하는 청춘들이 저마다의 어려움을 딛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시청자들로 하여금 덕질하게 함으로써, 그 덕질의 시선을 통해 그들에 공감하고 때론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어른들이라면 한번쯤 자신이 지금의 청춘들에게 어떤 추억의 기록으로 남겨질지 생각해보게 하는 드라마.

 

그 기록의 한 줄 한 줄은 결코 쉽게 얻어진 경험들이 아닐 게다. 만만찮은 현실 앞에 드디어 마주하는 시기가 청춘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를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게 해준 힘은 바로 가족, 친구, 연인의 토닥이는 말 한 마디가 주는 위로와 공감이 아닐까. 적어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해주던 바로 그 '덕질' 말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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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새롭게 출발선상에 서는 청춘들의 성장기

 

"저는 32층에 가고 싶거든요. 근데 저층부 엘리베이터 백날 타봤자 못가잖아요." 남다른 열정과 능력을 가진 서달미(배수지)는 정규직 전환을 해주지 않으면서 그 미끼로 자신을 계속 붙잡아 놓으려는 회사에 사표를 던지며 그 이유를 묻는 팀장에게 그렇게 답한다. 사장실을 올라가려면 32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늘 타는 엘리베이터는 저층부 엘리베이터. 제아무리 노력해도 32층을 갈 수 없다는 걸 그는 깨닫는다. 그것이 퇴사의 이유다.

 

"아버지 덕분에 비싼 수업했네요. 쉽게 시작하면 쉽게 뺏긴다는 거. 지분 없는 CEO는 씹던 껌만 못하다는 거. 좋은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저 미국 안갑니다. 미국 지사도 저 덜떨어진 팔푼이한테 맡겨 보시던가." 자신이 고생 고생해 일궈놓은 회사를 새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에게 넘겨주자 원인재(강한나)는 그 이사회에서 그렇게 쏘아대고는 나온다. 그건 다 버리고 홀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엄마는 그에게 아버지 비위라도 맞춰 그 자리를 지키라고 했지만, 원인재의 선택의 엄마의 표현대로 '깽판 치는 것'이다. "그동안 치고 싶었는데 자격이 없어서 못 쳤거든. 깽판도 자격 있어야 치잖아. 누릴 거 다 누리면서 깽판 치면 염치 없단 소리 들어. 엄마처럼. 그래서 다 버렸어. 아 더럽고 치사해서 깽판 치려고." 엄마 앞에서는 속이 후련하다 말했지만 홀로 걸어나오며 인재는 "엿같다"고 속내를 토로한다.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자매지만 부모가 이혼하고 다른 삶을 선택했던 서달미와 원인재가 결국은 둘 다 스타트 라인에 다시 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은 모두 스타트업 기업인 샌드박스에 입주하기 위해 지원서를 낸다. 그리고 한쪽 벽에 마련된 포스트잇으로 꿈을 적어 놓는 게시판에 각자의 꿈을 적는다. 서달미는 '고층부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기!'라 적고, 원인재는 '씹던 껌이 되지 않기'를 적는다.

 

또 서달미가 어려서 힘겨웠던 시절 할머니 최원덕(김해숙)의 부탁으로 그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편지를 써왔던 한지평(김선호)과 뒤늦게 그를 만나려 하자 마치 그 편지를 쓴 장본인처럼 내세워진 삼산텍의 대표 남도산(남주혁)도 그 게시판에 저마다의 소망을 적어 붙인다. 남도산은 '오해를 현실로 만들기!!!'라 적고, 한지평은 힘겨웠던 시절 최원덕에게 입은 큰 은혜에 대한 '빚을 갚기'라고 적는다.

 

<스타트업>은 꿈꾸는 것조차 또 사랑하는 것조차 포기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도 이를 깨치고 나와 새롭게 출발선상에 선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리려 한다. 그래서 우리가 실리콘 밸리에서 처음 사용되어 젊은 IT기업을 떠올리게 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의미는 이 드라마에서는 중의적으로 사용된다. '출발(스타트)'과 '성장(업)'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이들이 다시 출발선상에 서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 서달미는 한지평에 의해 남도산이 성공한 사업가로 거짓 꾸며졌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 성공을 통해 자신의 꿈을 세우게 된다. "(위상이) 딸리는 게 나이 탓 세상 탓이다 생각했는데 널 보니까 내 탓 맞더라."며 자신도 성공한 남도산의 행보를 따라해 보려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건 한지평에 의해 거짓으로 꾸며진 판타지지만 이를 통해 서달미가 새로운 꿈을 꾸고 출발선상에 서게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청춘들이 최소한 그것이 모두 현실은 아니라고 해도 꿈을 꿀 수 있는 사회여야 그들이 시작하고 그래서 성장도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청춘들에게는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수 있는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건 서달미의 이런 오해로 빚어진 시작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흥미로운 건 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인 배수지와 남주혁도 연기 영역에 있어서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 있는 것 같은 좋은 인상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춘의 좌절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서달미 역할을 극의 중심에 서서 쥐락펴락 끌고 나가는 배수지의 연기나, 어딘지 어눌하고 바보스럽게까지 보이지만 '연알못(연애를 알지 못하는)' 공대생의 풋풋한 매력을 드러내는 남도산 역할의 남주혁의 연기가 새롭게 보인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이들을 연기하는 배수지와 남주혁이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과연 어떤 성장을 보여줄 지가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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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공정한 경쟁 원하는 청춘들, 불공정한 현실 만드는 어른들

 

"같은 동네인데 너네 집 쪽은 우리 집 쪽이 안보이니까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지만 우린 안 그래. 신경 안 쓰려고 해도 너네 집 쪽에서 보내는 엄청 환한 불빛을 보면서 꿈을 키워.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나 중학교 3학년 때 너한테 엄청 창피 했었어. 근데 그 때 우린 찐친구가 됐잖아. 너 나한테 창피할 거 없어."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사혜준(박보검)은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원해효(변우석)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농구를 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한 친구가 사혜준의 점퍼를 보고 해효 것과 똑같다고 말한다. 그때 원해효는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 어쩌면 그는 그 옷이 자기가 버린 옷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후에 자신의 엄마가 원해효의 집에서 일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혜준은 충격을 받는다. 그는 그 때 알았을 게다. 자신이 입었던 그 점퍼가 해효 것이었다는 걸. 하지만 그 때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하는 사혜준을 졸졸 따라오던 원해효는 눈물 흘리며 "잘못한 게 있으면 말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원해효가 잘못한 게 도대체 뭘까. 없다. 사혜준은 그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배경이 다르다는 그 사실이 만든 결코 작지 않은 장벽이 있었을 뿐.

 

"배경은 배경이고 도움 없이 너랑 경쟁해서 이기고 싶었어. 너란 놈이 잘나서." 원해효는 배경이 어떻든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었다. 그것이 사혜준과 진짜 친구로서 당연히 취해야할 행동이니까. 하지만 그도 모르게 어른들은 불공정한 현실을 만들고 있었다. 원해효의 엄마 김이영(신애라)은 기자들을 접대하고 SNS 팔로워 숫자를 조작하기도 했다. 그렇게 부모가 가진 힘을 이용해 자식의 앞길을 열어주려 했다.

 

그걸 뒤늦게 안 원해효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룬 것이 공정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라 여겼지만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사혜준과 다른 배경이라도 공정한 경쟁을 하고 싶었던 원해효는 그를 보는 것마저 창피해졌다. 게다가 사혜준은 그 누구의 도움도 아닌 혼자만의 노력으로 톱배우가 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그 원해효를 사혜준이 위로해준다. 자신의 과거 창피했지만 밖으로 내뱉지 않았던 그 일들을 꺼내놓고 그럼에도 그들은 진짜 친구가 됐다는 걸 말해준다. 원해효는 적어도 친구에게 진심으로 공정하려 노력했고, 그것을 사혜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른들이 불공정한 현실을 만들었을 뿐이었다.

 

<청춘기록>은 사혜준과 안정하(박소담)의 사랑과 사혜준의 청춘성공기를 담고 있지만 그만큼 주목을 끄는 이야기는 사혜준과 원해효의 우정이다. 서로 사는 배경은 다르지만 친구로서 어려울 때 챙겨주고 위로해주며 응원해주는 진짜 우정. 이 우정기가 흥미로운 건 부모에 따라 어떤 수저를 갖고 태어나는가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 우리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올바른 청춘들과 이런 현실을 만들어낸 어른들을 대비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원해효의 엄마 김이영은 부모가 자식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의 성공은 부모에 달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혜준의 부모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물론 사혜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은 아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지만, 아빠 사영남(박수영)은 대놓고 그런 꿈이 헛된 것이라 재단한다. 자신들 같은 처지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 말하는 것.

 

김이영이나 사영남이나 정 반대의 위치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저계급의 사회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똑같은 어른들이다. 이들과 대비되는 사혜준과 원해효의 찐 우정과 서로 경쟁하지만 공정하고픈 그 마음이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하여튼 부모님들이란 자신들은 자식들한테 완벽한 줄 안다니까." 그렇게 툭 던지는 원해효의 말 속에 작가의 진심이 묻어난다.

 

성공. 결국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밀려나지 않기 위해 심지어 부모 찬스까지 쓰는 우리네 현실이다. 그래서 사혜준처럼 없는 이들은 더더욱 사력을 다한다. 하지만 성공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통해 성공하거나, 성공으로 인해 오히려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생겨나는 상황은 그를 불행하게 만든다.

 

사혜준이 그토록 성공하려 했던 이유는 뭘까. 원해효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사혜준은 자신의 방을 들어서며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자신의 성공하기 위한 노력이 결국 그 작은 자신만의 방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허탈함이 몰려온다. '내 방이다. 그렇게 원하던 내 방을 가졌다. 혼자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방이 필요했다. 행복하다. 소리 내어 울어도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방을 가졌으니까.'

 

수저계급의 사회 속에서 그런 현실을 내면화하고 그래서 자식들까지 그 틀에 맞춰 미래를 강요하는 어른들에게 이 드라마는 묻고 있다. 도대체 그렇게 해서 경쟁에 이기고 성공을 이룬다고 해서 청춘들이 행복할 것이냐고. 거창한 성공을 거둔다 해도 진짜 행복이란 어쩌면 혼자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방 하나를 갖는 것일 수 있다고. 그런 방 같은 진짜 친구를 갖는 일일 수 있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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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그래도 마음껏 꿈꾸라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왜 사는 데 기를 써야 돼? 그냥 좀 살면 안돼? 새 아빠 보니까 사는 게 되게 쉽더라. 뷔페도 쉽고 여행도 쉬워 옷 사는 것도 쉽고 남일 같던 유학도 내일처럼 쉬워. 근데 아빠 봐. 월급날 겨우 치킨 사오잖아. 그거 먹으면서 세상 맛있는 척 좋아하는 척 하는 거 너 안 질리디? 난 물리던데. 기름 쩐 내 맡기도 싫어. 진절머리가 나."

 

tvN 새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인재(강한나)는 동생 달미(배수지)에게 재혼한 새 아빠로 인해 달라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재와 달미는 부모가 이혼한 후 각각 엄마와 아빠를 선택했다. 엄마를 따라간 인재는 부자 새 아빠를 만나 쉽게 성공을 거머쥔다. 반면 아빠를 선택한 달미는 여전히 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인재와 달미로 대변되는 서로 상반된 선택을 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면에서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역시 상반된 선택의 삶을 보여준 어른들의 이야기를 밑그림으로 깔고 있다. 달미의 아빠 서청명(김주헌)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미리 던져주는 어른이다.

핸드폰을 통해 스마트폰의 미래를 보며 그 변화가 만들 놀라운 세상을 가슴에 품었지만, 창업을 반대하는 아내 차아현(송선미) 때문에 현실은 샐러리맨 영업사원으로 대표에게 구타까지 당하는 서청명. 두드려 맞아서라도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게 가장의 역할이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둘째딸 달미와 함께 살아간다.

 

회사를 그만두고 '온라인 배달 사업'을 일찍이 꿈꾼 서청명은 각고의 노력 끝에 투자까지 받게 되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다. 안타깝게도 마지막 순간 그의 손에는 딸 달미에게 가져다 줄 치킨 한 마리가 들려 있었다. 인재가 그토록 진절머리 난다고 했던 그 치킨. 하지만 아빠의 그 절실함과 노력을 봐왔던 달미로서는 그것만으로도 사랑을 느꼈던 그 치킨이다.

 

결국 성공의 문턱에서 무너져 내렸지만 달미는 아빠의 그런 모습이 진정 가치 있는 삶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며 여전히 과거의 삶에서 머물러 있는 달미를 대놓고 무시하는 인재에게 '당당한 창업을 통한 성공'을 운운한다. 물론 현재로서는 가진 게 없고 인재 말대로 할머니에 빌붙어 사는 처지지만.

 

한편 고아로 고등학생 시절부터 홀로 살아내야 했던 한지평(김선호)을 따뜻하게 보듬은 달미의 할머니 최원덕(김해숙)도 <스타트업>의 또 다른 메시지를 담는 어른이다. 길거리에서 비를 맞은 채 갈 곳 없는 한지평을 자신의 가게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준 최원덕은 어려운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어른이다.

 

어떻게든 홀로 살아내야 했던 어린 한지평에게 따뜻함을 심어주는 인물. 대학에 합격해 떠나는 한지평은 신발까지 사주는 최원덕에게 그것이 은혜를 갚기를 바라는 것인 줄 알고 독한 말들을 쏟아내지만, 최원덕은 의외의 말을 건넨다. "약속해. 지평이 너 나중에 성공하면 연락하지 마. 부자 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 마.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마. 나 배알 꼬이기 싫으니까.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오는 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 곰탱이처럼 맞지 말고 그냥 와." 매몰차게 떠나려던 한지평은 결국 돌아와 최원덕을 꼭 껴안는다.

 

<스타트업>이 본격적인 청춘들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기 전에 먼저 내보인 서청명과 최원덕이라는 어른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얼까. 서청명이 비록 손에는 치킨 하나를 들고 있어도 힘겨운 현실에 무너지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라고 말하고 있다면, 최원덕은 성공의 목적이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리고 드라마는 적어도 청춘들이 시작도 않고 포기하게 만드는 현실이 아니라 뭐든 도전할 수 있는 현실을 어른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딸이 그네를 타다 넘어져도 무릎이 까지지 않게 모래를 깔아줬던 서청명과 힘들 때 보금자리를 내어준 최원덕을 통해.(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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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덕질에 빠진다

 

덕질하는 느낌이 이런 걸까.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은 그저 보고만 있어도 이른바 '덕질'의 세계가 어떤 것인가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 덕질의 대상은 사혜준(박보검)과 안정하(박소담)다. 모델에서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사혜준과, 그 무엇보다 자신의 이름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먼저 알리고픈 안정하.

 

진짜 덕질의 맛은 어려운 시절부터 그들을 응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해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사혜준과 안정하라는 청춘에 던지는 응원과 지지는 더 애틋해진다. 우리는 알고 있는데 세상이 몰라준다는 사실이 주는 안타까움과 그래서 더 간절해지는 인정 욕구의 공유. <청춘기록>을 보다보면 사혜준과 안정하의 진가를 알아본 자신이 어느 순간 이미 그들을 덕질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들 청춘들이 처한 현실은 꿈과는 거리가 멀다. 흙수저라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꿈을 이루겠다고 나서지만 현실은 그 누구보다 노력하고 능력도 있는데다 착한 인성까지 갖추고 있어도 이들을 알아봐주지 않는다. 물론 실망할 것을 걱정해 하는 반대지만, 심지어 가족조차 사혜준이 꾸는 꿈을 '헛꿈'이라 말한다.

 

일 해서 번 돈을 꼬박꼬박 집에 부쳐야 하는 안정하의 현실도 녹록찮다. 그가 샵에서 일하며 가진 유일한 낙은 사혜준을 덕질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로 인해 실제로 사혜준을 만나 가까워지고 자신이 그를 덕질하고 있다는 걸 들키고 나서도 안정하는 그와 스타와 팬 사이로 선을 긋는다. 덕질의 참맛은 그렇게 선을 넘지 않는 안전함(?)에서 가능한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마치 신산한 현실 앞에 그 이상의 것을 아예 원치 않는(그래서 상처도 받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나온다. 그래서 안정하의 덕질은 밝아 보이지만 현실의 슬픔이 숨겨져 있다.

 

<청춘기록>은 이들이 그 어려운 현실을 깨치고 한 발짝씩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평범>에서 단역을 맡았지만 주연배우와의 연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사혜준이나, 실력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찾아줘 샵 선배 앞에서도 점점 당당해져가는 안정하의 성장하는 모습은 이제 덕질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 뿌듯함을 안긴다.

 

특히 사혜준에 대한 시청자들의 마음은 갈수록 깊어간다. 애초부터 드라마가 그를 덕질하는 안정하의 시선으로 사혜준을 바라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로서는 사혜준이 안정하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 한 마디, 표정 하나까지 내 일처럼 설렘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로 이야기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사혜준이 안정하에게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대사는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청춘기록>의 이야기 구조는 청춘들을 아직 스타로 성장하지 못했지만 충분한 자질과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세워두고 그들을 덕질하는 마음으로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 큰 몰입감을 준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쩔 수 없이 스펙이나 태생으로 선택되거나 선택되지 못하는 무거운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래서 덕질하다 보면 세상의 부조리 앞에서 이 청춘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시청자들도 똑같이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드라마는 묻는다. 가족은 어쩌면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덕질해주는 이들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자신이 살아본 현실의 각박함 때문에 그 꿈을 애써 꺾으려는 사영남(박수영)과 그래도 끝까지 지지해주려는 한애숙(하희라)을 통해 어른들이 갖는 고민과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된다. 적어도 이 현실을 만든 책임 있는 어른들이라면 그 속에서 힘겨워하는 청춘들을 덕질해줘야 한다는 것.(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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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게 없다고 꿈도? '브람스'가 멜로에 담은 진짜 메시지

 

"저 언니 계속 꼴찌래. 서령대에서 바이올린 한다고 다 바이올리니스트인가?" 같은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하지만 유명 변호사 딸 조수안(박시은)은 채송아(박은빈)를 그렇게 낮게 바라보며 해서는 안 될 말까지 꺼내놓는다. 구두를 가져오지 않아 채송아가 자신의 구두를 빌려주고 슬리퍼를 신고 무대 뒤에서 서 있는 동안, 조수안은 무대에서 연주를 한다.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이 장면은 가진 것과 꿈 사이에 놓인 엄청난 현실적 격차를 그 자체로 보여준다.

 

뒤늦게 바이올린에 대한 꿈을 갖게 되어 다니던 경영대를 포기하고 4수 끝에 음대에 들어온 채송아(박은빈)에게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그의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좋아해서"라는 것. 너무 좋아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는 것이라는 채송아는 연주할 때마다 가슴이 설레고 그래서 평생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반면 그의 절친이자 바이올린 스승(?)이었던 윤동윤(이유진)은 자신이 바이올린을 접고 악기를 만드는 쪽으로 진로를 바꾼 것이 더 이상 연주가 설레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그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제목에 들어간 '브람스'라는 단어에 담긴 것처럼 서로 엇갈린 남녀들이 겪는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그 멜로 속에 담겨진 또 하나의 메시지는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다. 채송아는 바이올린을 좋아한다. 그래서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마다 설레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세상은 그가 좋아해 더 나아지려 노력하려는 바이올린 연주를 평가하고 때론 모욕적인 말로 그 꿈이 현실성이 없다고 짓밟는다. 그는 가난해 가진 것도 없고 재능이 특별난 것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꿈도 가난해야할까.

 

학생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노력하면 타고난 재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박준영(김민재)은 안타깝게도 음악은 재능이 중요하지만 꿈을 꾼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에서 채송아는 그것이 마치 자신을 위로하는 말인 양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토크콘서트가 끝나고 함께 걸어가며 나누는 대화 중 "재능은 없는 게 축복"이라는 박준영의 말에 채송아는 처음으로 정색하며 말한다. 좋아하고 노력해도 재능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데 재능 없는 사람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박준영이 "재능은 없는 게 축복"이라고 말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그는 재능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재단의 후원을 받아 왔지만, 그것은 그에게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가난한 처지 때문에 또 사업에 보증을 잘못 서 끝없이 돈을 요구하는 아버지 때문에 그는 하고 싶어서 연주를 한 게 아니었다. 후원을 받은 것에 대한 책임감으로 그리고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연주를 했던 거였다. 그는 재능은 있지만 좋아서 연주를 할 처지가 아니었다.

 

재단을 찾아와 자신의 아이가 오디션에 왜 떨어졌느냐고 따지는 지원 엄마가 그 날 그 현장에 있었던 채송아에게 자신의 아이의 연주가 어땠냐고 묻자 채송아는 이렇게 말해준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원이는요. 대단한 재능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요 어머니. 지금 오디션에서 붙느냐 떨어지느냐는 지원이에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콩쿨과 오디션 중요하죠. 그렇지만 저는 지원이가 등수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어머니께서 지원이를 묵묵히 믿고 지켜봐주신다면 반드시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채송아는 "그렇게 재능이 있고 잘하는 걸 좋아하지 못하게 되면 안되잖아요."라고 말한다. 채송아는 알고 있다. 바이올린을 하는 데 있어 재능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재능이 있어도 '좋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들 때문에 힘겨워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박준영이 그런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오디션, 합격, 성적 같은 것들로 누군가의 삶을 무례하게 재단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좋은 것을 하고 싶어 꿈을 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고, 어떤 이들은 심지어 재능을 갖고 있어도 그걸 좋아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것이 어디 꿈에 있어서만 그러할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조차 세상은 그가 가진 것들로 재단한다. 좋아해도 좋아한다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저 혼자 포기하려던 채송아가 어느 날 다시 만나게 된 박준영에게 도저히 참지 못하고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각별히 슬프게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 어쩌다 우리는 꿈도 사랑도 가진 것에 의해 재단되는 세상에 살게 된 걸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그래서 단순한 청춘 멜로로만 볼 드라마는 아니다. 거기에는 그들의 꿈과 사랑을 제 멋대로 가로막고 재단하는 세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이 저 밑바닥에 깔려 있다. 잔잔한 클래식 선율로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툭툭 건드리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울컥 눈물이 터지게 되는 건 그 음악 언저리에 어른거리는 냉정한 세상에 이토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신산한 삶이 느껴져서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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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불공평한 세상, 박보검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요즘은 부모가 자식한테 온 평생이야."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원해효(변우석)의 엄마 김이영(신애라)은 사혜준(박보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에게 그렇게 말한다. 아들들은 친구지만, 한애숙은 김이영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처지다. 입던 옷을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김이영이 내주면 한애숙은 속도 좋게 잘도 받아 집으로 가져온다. 사실 자신의 사는 모양이 김이영과 비교되는 건 그러려니 하는 한애숙이다. 하지만 자식의 인생을 비교하고 나서자 한애숙도 참기가 어렵다.

 

"그런 세상은 죽은 세상이죠. 부모가 온전히 커버해준다는 게 어떻게 가능해요?" 그렇게 대거리를 하지만 속으로는 그게 현실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자신의 자식이 자신처럼 살 거라는 말에 발끈하고는 있지만. 한애숙은 아들에게 친구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아들이 그 일로 기죽어 산다면 자신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사혜준 역시 어찌 고민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착한 아들은 엄마에게 엄마 인생이니 엄마 마음대로 하라며 이렇게 말해준다. "생각해보니까 엄마 인생하고 내 인생하고 다른 데 내가 왜 엄마 인생 선택해줘야 돼? 내 인생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부모의 인생과 자식의 인생은 다른 것이라는 아들의 이야기를 맞장구 쳐줬던 한애숙이지만 그건 과연 사실이었을까. 세월이 흐르고 한애숙은 경사진 골목길을 오르며 혼잣말로 넋두리를 한다. "거짓말. 어떻게 부모가 자식한테 사기를 치냐? 어떻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는 형편은 나아지지도 않니? 우리 아버지가 부자였음 내가 이렇게 까진 안됐어... 나쁜 년. 엄마 아버지 원망하는 거야? 보고 싶어. 엄마 보고 싶은데.. 살아있음 내가 진짜 잘해줄 건데. 아휴 진짜 주책이다. 왜 혼잣말을 해. 왜 살수록 엄마를 닮아가냐."

 

<청춘기록>의 현실인식은 냉정하다.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섣부른 판타지를 먼저 말하지 않는다. 사혜준이 처한 현실이 그렇다. 그는 친구 원해효의 진심어린 배려를 고마워하지만 그가 성취하고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가 가진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알고는 마음이 불편해진다. 한남동에 산다고 하면 그저 다 잘 사는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세상이지만, 자신은 그 곳에 살아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친구 도움으로 화보 동반 촬영에 나서고, 엄마는 그 친구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의 매니저가 되겠다고 자처하고 나선 이민재(신동미)는 영화 캐스팅에서 원해효가 되고 사혜준이 떨어진 게 실력 때문이 아니라 인지도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리며 모든 걸 잠시 포기하고 군대에 가겠다는 사혜준을 만류한다. 행복이 별거냐며 오늘이 즐거우면 된다 말하는 사혜준에게 이민재는 뼈 때리는 충고를 던진다.

 

"갖고 태어난 거 없으면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돼. 나아지지 않아. 보통 그걸 서른이 넘어서 깨달아. 20대는 꿈꿀 수 있고 이룰 수 있다는 환상도 갖거든? 똑똑한 애들은 20대에도 깨달아. 이룰 수 없는 꿈보단 돈을 벌자. 근데 넌 그 꿈에서 아직도 못 헤어 나오고 있어. 왜 니 인생의 기준이 최세훈 감독이야? 아 그 감독님 훌륭해. 그치만 그 감독님도 틀려. 네가 맞을 수 있어. 남은 시간 1초까지 다 쓰고 수건 던져."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청춘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이 드라마는 냉정하게 알려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보다 절박하게 남은 1초까지 다 써야 겨우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현실. 이런 현실 앞에 놓여 있어서인지 사혜준과 안정하(박소담)가 만나 서로에게 건네는 자그마한 호의나 위로는 그 무게감이 달라진다.

 

갑자기 비가 내리자 우산을 사가지고 온 사혜준은 그 우산을 안정하에게 가져가라며 자기 동네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자 안정하는 같은 서울인데도 어디는 비가 오고 어디는 비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하다고 한다. 그건 마치 이들이 처한 현실을 은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는 곳에 따라서도 비를 맞는 청춘들과 그렇지 않은 청춘들이 나눠지는 현실. 안정하는 홀로 버스정류장에서 우산을 같이 쓰고 연인들이 떠나간 자리에 혼자 앉아 있던 기억을 떠올린다. 사혜준이 건네준 우산은 안정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헤어져 혼자 집으로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느껴진다.

 

<청춘기록>이 담고 있는 건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청춘들 앞에 놓인 냉정한 현실이다. 그들은 꿈을 꾸지만 그것은 쉽게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보다 현실적인 삶을 살라고 하고 심지어 막장드라마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식의 꿈을 가로막기 위함이 아니라, 그것이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는 걸 알기에 자식이 상처받는 게 싫어서다.

 

과연 이 냉정한 현실 속에서 사혜준과 안정하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갈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시작부터 불공평한 출발선에 서 있는 이들이 그걸 해내길 응원하게 된다. 부서지고 깨지더라도 한 바탕 그 현실을 뒤집어 놓기를 바라고 상처 입은 영혼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며 버텨내기를 바라게 된다. 현실에서는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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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탓도 덕도 원치 않는 박보검의 쿨한 짠함

 

현실에 부대끼지만 그렇다고 청춘이 꿈이 없을까.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은 가진 게 없어 맨 몸으로 뛰지만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춘들의 고군분투로 시작한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부모에 의해 삶 또한 유산되는 우리네 현실이 이 드라마 속에는 세 명의 절친과 그 가족들에 이미 투영되어 있다.

 

사혜준(박보검)과 원해효(변우석), 김진우(권수현)가 그들이다. 같은 동네에서 자라온 절친들이지만 이들이 사는 배경은 사뭇 다르다. 원해효는 대학 이사장 아들로 부모의 뒷바라지를 받아 일찍 성공한 스타가 됐지만, 사혜준과 김진우는 그만큼 여유로운 형편에서 자라지는 못했다. 그래서 사혜준은 잘 생긴 외모 때문에 모델로 활동했지만 배우로의 꿈을 꾸며 알바를 전전하고 있고, 김진우는 인턴 사진작가로 원해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반사판을 들고 있는 처지다.

 

게다가 사혜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은 원해효의 엄마 김이영(신애라)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 일을 한다. 그러니 삶의 환경이 다른 이들 친구들의 관계가 애매해질 수도 있지만, 이들은 그런 것과 상관없이 서로를 응원하는 절친이다.

 

사혜준은 이미 모델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청춘이지만, 밥벌이를 하기 위해 경호 아르바이트,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다. 그런 그를 아버지 사영남(박수영)은 괜한 '헛꿈'이라며 포기하고 보다 현실적인 일을 하라고 하지만, 사혜준은 꿈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입영통지서를 받고는 이번에도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군대에 가겠다는 마음을 드러낸다. 그 역시 흔들리고 있는 것.

 

<청춘기록>에서 사혜준이라는 인물이 흥미로운 건,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현실적으로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다고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차이에 그다지 주눅 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의 절친인 원해효에게서도 똑같이 보이는 모습이다. 원해효는 엄마가 자신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하고 있는 한애숙에게 "아줌마"라고 부르라고 해도 "어머니"라고 부르는 걸 고집한다.

 

또한 원해효는 자신은 이미 스타가 되었지만 아직 피어나지 못한 친구 사혜준의 꿈을 응원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즉 이들은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현실이 꿈을 실현시키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면서도 그것에 연연해 사람과 관계를 재단하지 않는다. 누구 '탓'도 누구 '덕'도 원치 않고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하는 청춘들이다.

 

<청춘기록>의 사혜준은 그래서 쿨하면서도 짠한 다소 이율배반적인 느낌을 주는 청춘의 초상이다. 그것은 그 현실이 어떤 것이든 거기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 현실이 워낙 무겁다는 걸 알고 있는 시청자들로서는 쿨한 만큼 짠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이것은 사혜준을 남몰래 팬으로서 덕질하고 있는 안정하(박소담)에게서도 그대로 엿보이는 지점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안정하지만 현실은 만만찮다. 악착같이 모아 집을 사긴 했지만 문짝 정도만 자기 것일 정도로 빚이 전부고, 갑질 하는 선배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사혜준이 자신의 블링블링해 보이는 일상을 사진으로 찍어 앱에 올리고, 안정하가 그런 사진을 들여다보며 덕질하는 것으로 힘겨운 현실의 위로를 찾는 모습은 쿨하고 예뻐보이기만 하는 청춘의 삶의 실체를 보는 것만 같다. 늘 사진 속에서는 화려하고 행복해보이지만 그 바깥으로 나오면 그들이 마주할 버거운 현실이 눈에 밟혀서다.

 

'탓'도 '덕'도 원치 않고, 스스로 노력한 만큼 성취하고픈 것이 이들 청춘의 소망이다. 사혜준과 안정하는 과연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그걸 얻을 수 있을까. 만일 얻지 못한다 해도 그렇게 꿈꾸며 노력한 시간들이 무익한 일들은 아니었다 보여줄 수 있기를... 드라마를 보는 분들은 모두가 바라는 일이 아닐지.(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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