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일밤> 두 자릿수 시청률 잡은 이유
<아빠 어디가>가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거의 1년 넘게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던 <일밤>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빠 어디가>가 이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물론 아이들에게 있다. 아이들이 갖는 본연의 순수함이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 여기 출연하고 있는 윤후, 성준, 지아, 준수, 민국 다섯 아이들이 가진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는 걸 빼놓을 수 없다. 다섯 아이들이 주는 다섯 가지 즐거움. 이제 주말에 <아빠 어디가>를 기다리게 되는 건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아빠 어디가'(사진출처:MBC)
허당 아빠를 둔 덕에 매 번 ‘나쁜 데서 자는’ 시련을 겪는 김성주의 아들 민국이는 아빠 김성주의 말대로 안 되는 것을 좀체 경험해보지 않았던 아이다. 그래서 첫 여행에서 ‘나쁜 집(?)’이 뽑혔을 때도 눈물을 흘리며 떼를 썼다. 그렇게 하면 집에서는 모든 걸 다시 챙겨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국이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세상에는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연거푸 겪으며 성장하고 있다.
민국이의 눈물은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들면서도 그간 일에 바빠 아이를 챙겨주지 못한 아빠들에게는 마음 한 구석에 짠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남들이 심지어 침대까지 마련되어 있는 좋은 텐트를 칠 때, 바람 불면 훅 날아갈 것 같은 작은 텐트를 보고는 눈물 흘리는 민국이는 많은 아빠들의 마음을 김성주의 마음으로 만들었을 게다. 그럼에도 민국이가 맏형이라고 아이들을 동생처럼 챙기는 모습은 아빠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어준다. 민국이가 보여주는 건 성장드라마의 묘미다.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본능(?)으로 어른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송종국의 딸 지아를 “지아씨!”라고 부르며 졸졸 쫓아다니고 송종국이 텐트를 치기 위해 망치질을 하자 조심하라고 지아를 챙기는 모습은 어른들이라면 도무지 나올 수 없는 순수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먹는 것을 밝혀 음식 앞에서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도 또 형과 동생을 위해 참으려 애쓰는 모습도 윤후만의 순수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본능적인 속내를 드러내며 웃음을 주는 윤후는 리얼 버라이어티적인 재미를 가장 잘 뽑아내는 아이다.
반면 성동일의 아들 성준은 조금은 내성적이면서 속 깊은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빠가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차츰 그 선을 넘어오며 아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성준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첫 여행 낯선 시골에서 아빠와 함께 잠을 청하며 “아빠 좋아”라고 속을 털어놓는 아이의 말에 성동일 만큼 보는 이들의 마음도 푸근해질 수밖에 없었을 게다. 성준은 <아빠 어디가>에서 훈훈한 가족드라마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준수는 아빠라기보다는 삼촌 같은 이종혁과 친구 같은 부자관계의 묘미를 선사하는 아이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 불가의 매력을 가진 준수는 호기심 많고 아빠를 닮아 귀차니스트의 면모도 갖고 있다. 장난꾸러기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배시시 웃거나, 아빠의 발을 붙잡고 또 눈썰매를 타고 아빠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준수는 그래서 삼촌 같고 친구 같은 아빠 이종혁의 성장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드는 아이다.
유일한 홍일점인 송중국의 딸 지아는 그 존재만으로도 아이들의 관계의 재미를 부가시키는아이다. 도도하고 시크한(?) 지아의 매력에 첫 날부터 푹 빠져버린 윤후가 캠핑장의 얼음 위에 쌓인 눈 위에서 <러브스토리>를 연출할 수 있는 건 지아 덕분이다. 늘 ‘나쁜 데’서 자게 돼 속상해하는 가장 맏형인 민국이를 챙기는 지아의 모습은 여자아이로서 갖기 마련인 따뜻한 배려를 느끼게 만든다. 비록 아이들이지만 남녀 관계의 알콩달콩함을 만들어내는 지아는 <아빠 어디가>만의 순수한 멜로(?)를 그려낸다.
<아빠 어디가>의 성공은 그저 아이들이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거기 나온 아이들의 특별한 면면이 저마다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 어디가>를 보다보면 민국이의 성장드라마에 흐뭇해지고, 윤후의 리얼 버라이어티에 빵 터지다가, 성준이의 가족드라마에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준수의 때 묻지 않은 엉뚱함 앞에 아빠의 성장드라마를 보는 재미와 지아의 도도한 매력이 만들어내는 알콩달콩한 순수한 아이들의 관계를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다섯 아이가 만들어내는 다섯 가지 즐거움. 이것이 <아빠 어디가>의 진정한 성공 요인이 아닐까.
'옛글들 > 명랑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보영을 아낀다면 김병만의 진정성은? (2) | 2013.02.09 |
---|---|
죽는 코너도 살린다, '개콘' 선배들의 저력 (1) | 2013.02.08 |
'개콘'의 짝패, '인간의 조건' 탄생비화 (0) | 2013.02.03 |
촌놈 양상국, 대중들의 마음에 들어온 이유 (2) | 2013.02.02 |
'아빠 어디가' 뜨자 '붕어빵' 정글 가는 이유 (1) | 2013.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