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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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와 무관하게 윤여정은 이미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4. 26. 18:00
'미나리'의 윤여정에서 윤여정의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글로벌한 신드롬 수준으로 퍼져가고 있다. 최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고 내놓은 소감 중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들이 나를 알아봐주고 인정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이 SNS를 뜨겁게 달구며 찬사로 이어진 건 실로 놀라운 일이다. '고상한 척하는'이라는 말이 직설적이지만, 다름 아닌 윤여정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솔직함' 혹은 '할 말은 하는' 뉘앙스로 비춰진다. 거기에는 이 칠순의 배우가 영화 의 순자를 통해 그려낸 사랑스러움과 따뜻함 그리고 쿨함이 뒤섞여 전 세계 대중들을 매료시킨 'K할머니'의 초상이 드리워져 있다. 도대체 무엇이 윤여정에 대한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고 있는 걸까. 아카데미에서 과연 여우조연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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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밤'의 순간의 낙원·'서복'의 영원의 지옥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4. 26. 17:44
'서복'과 '낙원의 밤', 호불호는 갈리지만 박훈정 감독의 과 이용주 감독의 은 여러모로 비교대상이 됐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고, 각각 넷플릭스와 티빙이라는 OTT를 통해서 서비스 됐기 때문이다. 물론 두 영화의 서비스 방식은 사뭇 다르다. 은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방영됐지만, 은 영화관과 동시에 티빙에서 방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두 작품의 이런 서비스 방식은 모두 코로나19 시국이 가진 특수한 상황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극장 상영을 목표로 만들어진 영화들의 OTT행을 본격화하게 만들었다. 의 경우는 어떤 의미에서는 티빙이 자체 OTT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극장과 동시 개봉을 선택한 면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두 작품은 또 한 가지가 유사하다. 그것은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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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밤' 엄태구와 전여빈이 절절하게 보여준 지옥 속 낙원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4. 18. 14:34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이 느와르로 풀어낸 사랑과 삶의 은유 우리에게 낙원은 어디에 있을까. 지옥 같은 현실을 매일 같이 버텨내면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낙원은 삶 속에 존재한다기보다는 삶 저편에 있다고 여겨질 법 하다. 흔히들 말하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의 농담 섞인 한숨 속에 담겨지는 쓸쓸한 현실 인식처럼. 박훈정 감독의 영화 은 감독 특유의 유혈이 낭자한 느와르 장르지만, 그 안에 사랑과 삶에 대한 은유를 통해 묻는다. 우리에게 낙원은 어디에 있느냐고. 여기 지옥 속에 살아가는 남녀가 있다. 태구(엄태구)는 유일한 피붙이인 누나와 조카가 살해당하자 상대 조직의 보스에게 치명상을 입힌 채 제주도로 피신한다. 그런데 태구를 보호해줘야할 조직의 보스가 제 목숨을 상대 조직에게 구걸하며 태구를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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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찬 세례 '미나리', 무엇이 미국인들 마음까지 사로잡았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3. 15. 19:58
어려운 시국, '미나리'는 잔잔해서 더 큰 위로를 줬다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개점폐업 상태였던 주말 극장가가 활기를 띠고 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봄철이고 코로나19의 백신접종이 시작된 것도 그 원인일 수 있지만, 영화 의 효과를 무시하기 어렵다. 주말에만 이 영화를 보기 위해 20만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물론 여기에는 해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다 앞으로 오스카 수상 역시 유력시된다는 에 쏟아진 해외의 찬사가 일조했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런 어마어마한 수상 경력을 차치하고라도 는 그 작품 자체가 이 어려운 시국에 주는 큰 위로로 입소문이 퍼져가고 있다. 먼저 어마어마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의 서사가 굉장히 극적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