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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은 왜 주민들과 몸싸움까지 벌였을까

D.H.Jung 2014. 9. 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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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 폭행보다 중요한 건 그 이유

 

김부선은 아파트 주민을 폭행했다는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인터넷에는 김부선 폭행이라는 실시간 검색어가 떠올랐고, 뉴스 보도에 의해 보여진 해당 CCTV 동영상이 삽시간에 유포되었다. 동영상에는 아파트 주민들에 둘러싸여 있는 김부선이 그 중 한 주민과 몸싸움을 벌이다 주먹을 날리는 장면이 포착되어 있었다. 그 장면만을 뜯어보면 폭행이 명백해 보인다.

 

'사진출처:MBN'

연예인이 일반인을 폭행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따라서 거두절미하고 그 연예인 폭행이라는 사실 자체에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단 연예인에게 비난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의 행실에 초점이 맞춰지면 해당 연예인은 그래서 그 자체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상식적으로 연예인이 왜 가만있는 일반인을 폭행하겠는가. 물론 폭행이라는 행동 자체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지만, 거기에 그만한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방적인 폭행처럼 알려지고(그렇게 알려지는 것이 더 자극적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 김부선이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호도되는 건 사건의 본질을 흩트리는 것일 수 있다.

 

김부선은 여기에 대해 폭행이 아니라 몸싸움이었고 그 몸싸움은 관리비 비리를 파헤치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2년 전 우연히 관리비 비리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막상 정말 존경 받으며 잘 사는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관리비를 내고 쓴 만큼 내지 않는 부조리한 현실을 발견했다는 것.

 

그녀의 증언은 실로 충격적이다. “수십만 원의 관리비가 나와야 정상인 집에서 150, 300, 몇 만원 밖에 내지 않는 것이란 그녀의 말은 없는 살림에 꼬박 꼬박 몇 십만 원씩 관리비를 내온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만일 그녀의 이 말이 사실이라면 김부선은 그저 폭행녀가 아니라 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집단에 맞서 혼자 외롭게 싸워온 피해자일 수 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김부선은 약자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실랑이가 벌어지더라도 일반인이 연예인을 때렸다는 것보다 연예인이 일반인을 때렸다는 것이 기사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정당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도 대체로 연예인들은 결과로서 재단되기 일쑤다.

 

이런 입장을 김부선 역시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연예인이라면 그냥 못 본 채 넘어갈 일을 이렇게 사건화 될 정도로 좌시하지 않은 점은 실로 놀라운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부조리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모습마저 거기서는 느껴진다.

 

물론 시시비비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그 시시비비가 단지 폭행 사실에만 집중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사건의 본질이 아니라 그저 겉으로 드러난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폭행보다 더 궁금해 하는 것은 김부선이 주장하고 있는 관리비 비리에 대한 진실이다. 만일 이것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비리라면 어쩌면 우리네 서민들은 김부선의 싸움에 박수를 쳐줘야 할지도 모른다. “가진 자들이 나눠줘야 한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건넨 이 말은 그래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