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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닌 글로벌, BTS 빌보드 뮤직어워즈 무대의 가치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밴드.” 빌보드 뮤직어워즈의 사회자인 캘리 클락슨은 방탄소년단을 그렇게 소개했다. 그 표현은 이제 방탄소년단이 ‘한국의 보이밴드’라는 특정 국적을 이미 넘어섰고, 세계가 열광하는 보이밴드가 됐다는 걸 뜻했다. 이미 캘리 클락슨이 소개 전에 분홍색 귀마개를 하며 “큰 함성에 대비하겠다”고 했던 유머는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터지는 함성과 떼창은 빌보드 뮤직어워즈를 방탄소년단의 공연처럼 만들어버렸으니.

무대는 캘리 클락슨이 소개한 걸 그대로 증명했다. 그 어떤 장식이나 백댄서도 없이 오롯이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퍼포먼스로만 꽉 채워진 무대. 발표된 지 3일밖에 지나지 않은 새 앨범에 수록된 ‘페이크 러브 Fake Love’를, 그것도 우리말 가사로 된 부분까지 관객들이 떼창으로 따라 부르는 풍경은 이색적이기까지 했다. 그건 이제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그룹이라는 걸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뮤직비디오와 노래는 공개되었지만 역시 방탄소년단은 라이브 무대에서의 퍼포먼스가 제격이라는 걸 이번 빌보드 뮤직어워즈에서도 확인하게 했다.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으로 방탄소년단 특유의 칼군무가 척척 맞아 돌아갈 때마다 환호와 탄성이 쏟아졌고, 공연 중간 중간 비춰주는 객석에서는 ‘방탄’이라고 한글로 적힌 플래카드와 어쩔 줄 몰라 하는 외국 관객들의 열광이 더해졌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그들의 팬덤인 ‘아미’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결국 K팝 아이돌이었던 그들을 글로벌 무대로 이끌어낸 이들이 바로 이 아미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날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2년 연속 수상한 방탄소년단은 이 모든 영광을 온전히 아미에게 돌리는 모습이었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데미 로바토, 숀 멘데스 같은 쟁쟁한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경쟁해서 이 상을 연거푸 수상한 건 바로 이런 글로벌 팬덤 덕분이니 말이다.

이번 무대와 또 며칠 전 발표한 새 앨범은 방탄소년단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걸 확인하게 한 사례였다. 특히 ‘페이크 러브’ 같은 곡은 익숙한 방탄소녀단 특유의 색깔을 갖고 있으면서도 더 세련되고 성숙해진 음악의 면면을 느낄 수 있었다. 슬로우 템포를 가진 곡이지만 다이내믹한 비트감이 느껴지고, 우울한 정조 속에 어떤 에너지가, 씁쓸한 가사지만 달콤함이 더해졌으며, 처연함에 다이내믹함이 느껴지는 춤이 섞여있었다. 여기에 아날로그적 사운드에 디지털의 배합이 기묘하게 섞여있는 점은 방탄소년단에 왜 세계인들이 열광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줬다. 우리 식의 정서에 해외의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엮어져 ‘경계를 해체시키는 음악의 힘’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

시상식의 거의 끝부분에 배치되어 있어 빌보드 뮤직어워즈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보려는 팬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만, 그 무대는 마치 이들이 이 시상식의 중요한 주인공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순서처럼 느껴지게 했다. 무대가 끝나고도 계속 “BTS!”를 연호하는 관객들. 다음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타이라 뱅크스가 “아직도 BTS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건 그래서 그 무대를 본 모두를 공감시켰다. 캘리 클락슨의 소개대로 방탄소년단은 그렇게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밴드”가 되었다.(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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