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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삼시' 차승원·유해진이 손호준 빈자리를 유독 크게 느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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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없으니 비로소 더 소중해지는 것들

 

"뭔가 부족할 때 돈독해지는 것 같아." 물고기 한 마리 못 잡았다는 부채감에 새벽같이 배 타고 나가 낚시를 하는 유해진에게 차승원이 정성껏 차린 밥을 챙겨다주자 유해진은 감동한다. 없으니 비로소 하나하나가 더 소중해지는 시간들. tvN 예능 <삼시세끼> 어촌편은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해 섬에 와서도 고구마와 감자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그래서 더더욱 돈독한 세끼 하우스 사람들의 모습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유해진이 낚시를 할 때 차승원은 김치라도 담가두겠다고 나선다. 김치에 들어갈 풀을 쑤고 잠시 차승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손호준과 손님으로 온 공효진은 재료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차승원이 있을 때는 뭐든 척척 돌아가던 요리가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해진다. 그래도 경험이 있는 손호준이 나름 재료를 준비해 놓지만, 그 잠깐 동안에 차승원이 세끼 하우스에 부여해온 존재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지 않는 유해진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차승원은 물고기를 잡아올 걸 기대하며 먼저 생선 튀김 소스를 맛나게 만들어놓는다. 결국 유해진이 빈손으로 오자 차승원은 전 날 안주로 꺼내 놨다 식재료로 쓰려 넣어뒀던 오징어와 가지, 호박, 고구마, 감자 등을 튀겨 밥 위에 얹어 놓은 후 만들어놓은 소스를 뿌려 먹는 덮밥으로 메뉴를 변경해 내놓는다. 없어도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차승원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광경이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난 5월 어느 경 다시 찾은 죽굴도. 어느 덧 계절이 바뀌어 세끼 하우스 앞에 있던 앙상했던 나무에도 푸르름이 깃들었다. 하지만 죽굴도로 들어가는 차승원과 유해진은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하루가 지나야 손호준이 온다는 소식에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헛헛하다. 그래도 괜스레 농담을 한다. 37살 나이의 손호준을 '호준이'가 아니라 '호준씨', '호준님'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섬에 들어간 차승원과 유해진은 그런데 손호준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낀다. 당장 솥밥을 해먹어야 하는데 밥을 전담했던 손호준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해진다. 차승원은 불 피우는 일이나 채소를 따와 재료를 준비하는 일들이 모두 손호준이 있어 척척 돌아갔다는 걸 실감한다. 쌈밥을 하기 위해 쌈 채소를 준비하고, 불을 피워가며 요리를 하는 내내 '호준이' 타령을 한다. "호준이 있어야 되는 데 이거..."

 

지난 번 왔을 때 물고기 한 마리 못 잡아 본 유해진은 통발 던지는 데도 영 자신 없는 속내를 드러낸다. 그런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저녁거리로 무언가 잡혔을까 싶어 통발을 찾아 나선 유해진은 꽤 큰 문어가 잡히자 너무나 기뻐한다. 초조함과 괜한 자책감 같은 걸 갖고 있던 유해진은 오랜만의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인다. 워낙 제대로 먹어보지 못해서인지, 문어로 숙회와 볶음을 해놓고 내놓은 상은 만찬 같은 풍성함으로 다가온다.

 

없으니 비로소 소중해지는 것들이 있다. <삼시세끼> 어촌편5가 보여주는 무인도에서의 자급자족 일상은 바로 그 소중한 것들을 새삼 들여다보게 만든다. 한 사람만 없어도 빈자리가 확 드러나고 그 사람이 그토록 소중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워낙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어렵게 잡은 문어 한 마리는 밥상을 넉넉한 만찬으로 바뀌게 만든다. 어쩌면 무인도인 죽굴도라는 섬이 주는 느낌이 그러할 게다. 아무도 살지 않으니 거기 들어가 있는 이들이 더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지도.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별 생각 없이 누리던 소소한 것들이 더더욱 소중해지는 것처럼.(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