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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연예대상>, 스타 예능MC들 사이 김종민이 대상인 이유

 

<2016 KBS연예대상>의 대상은 김종민에게 돌아갔다. 후보로 김종민과 함께 유재석, 김준호, 이휘재, 신동엽이 올랐지만 이미 많은 이들은 그가 대상을 받을 것이라는 걸 예감하고 있었다. <12>이 같이 하고 있는 김준호는 대상 발표 전에 이미 김종민에게 축하를 해줬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KBS연예대상(사진출처:KBS)'

그러고 보면 <12>에서 김종민 특집을 했던 것은 그가 이 프로그램에 그만큼 큰 공헌을 했다는 것에 제작진도 또 시청자들도 공감했다는 걸 뜻한다. 그는 실로 무려 9년 동안 <12>PD가 바뀌고 출연자들이 교체되면서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 스스로는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고, 군대를 다녀오느라 공백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에게는 늘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KBS로서는 정말 바보스러울 정도로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고 <12>만을 지켜온 그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까. 물론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기여도 역시 적은 건 아니었다. 언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가 중요했던 건 항상 낮은 자세로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12> 특유의 서민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그는 늘 튀는 MC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기 역할을(그리고 그건 결코 작은 역할이 아니다) 꾸준히 잘 해온 MC였다.

 

김종민의 대상은 그래서 충분히 공감 가는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대상의 의미를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KBS 예능 전체의 차원에서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그건 예능 프로그램의 주역들이 한 때 개그맨이나 코미디언 같은 웃음을 전문적으로 주던 직업군에서 벗어나 배우나 가수 혹은 일반인으로까지 확장되어왔고 이제는 그것이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김종민은 본래 가수였지만 지금은 예능인으로서 더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가 해왔던 가수활동보다는 <12>의 김종민이 더 자연스러울 정도. 수상 소감에서 그는 자신이 유재석, 김준호, 이휘재, 신동엽과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오히려 그가 후보이고 대상을 받은 것이 더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올해의 <KBS연예대상>을 보면 유독 개그맨 출신이 아닌 비예능인들이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최우수상을 받은 정재형(토크&쇼 부문), 이동국, 라미란(버라이어티 부문)이 그렇고,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의 기태영, 이범수가 그렇다. 박진영은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걸그룹 언니쓰를 도와줬다는 공로로 프로듀서 특별상을 받았고, 인기상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이들이 받았다. 이밖에도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의 남궁민, 신인상에 윤시윤, 민효린도 비예능인으로서 상을 받았다.

 

이미 리얼리티쇼가 예능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 이러한 비예능인들의 예능 진출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예능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보면 다른 최우수상 후보들 즉 유재석, 김준호, 이휘재, 신동엽 중에서 본래 가수출신이었던 그가 대상을 탔다는 것이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온다. 물론 김종민은 웬만한 개그맨들보다 더 웃음을 줬던 인물이지만, 그래도 쟁쟁한 개그맨 출신 스타 MC들 사이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건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켜오며 자신의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한 그 노력의 보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점은 이제 예능이 단순히 웃음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노력이나 그 안에 담겨진 진심 같은 것들에 더 방점을 찍는 시대라는 걸 말해준다. 김종민은 충분히 잘 해왔고 대상받을 만 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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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예능과 관찰예능 사이, 이수근의 애매한 위치

 

이수근은 적응이 뛰어난 예능인은 아니다.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다 <1박2일>로 들어왔을 때 그는 거의 1년 넘게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본을 연기로서 살려내는 콩트적인 환경과 아무런 대본 없이 즉석에서 상황을 만들어가야 하는 리얼 예능의 환경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1박2일(사진출처:KBS)'

하지만 묵묵히 기다려주는 제작진과 무엇보다 같은 코미디언으로서 든든하게 자리를 마련해준 강호동이 있어 이수근은 <1박2일>의 빵빵 터트리는 에이스로 자리할 수 있었다. 여행에 있어서 이동 간에 혹은 휴식 간에 틈틈이 생겨나는 공백을 이수근은 깨알 같은 상황극 개그로 채워주었다. 리얼이 주는 피로함에 지친 멤버들에게 활력을 제공하는 이수근의 웃음은 그래서 그 멤버들을 가족처럼 여기게 된 시청자들에게도 기분 좋은 것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사이, 예능의 트렌드가 또 바뀌었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트렌드가 저물고 이른바 ‘관찰 예능’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또한 연예인 토크쇼가 고개를 숙인 반면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들(오디션 프로그램, 일반인 출연 토크쇼 등등)이 점점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하고 <승승장구> 같은 토크쇼에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던 이수근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를 든든히 받쳐주던 강호동조차 이 트렌드 변화에 휘청하고 있는 형국이다. <무릎팍도사>가 폐지됐고,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 장을 열려고 시도했던 <맨발의 친구들>은 도무지 맥을 잡지 못하고 지리멸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마치 실과 바늘처럼 톰과 제리처럼 강호동 가는 곳에 이수근이 따라붙었지만 <무릎팍 도사>는 뭔가 보여주기도 전에 폐지되었고, 강호동이 부활의 근거지로 서서히 힘을 내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이수근은 슬럼프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이수근의 장점은 애드립이나 상황극 같은 순발력에 있다. 특정 상황이 던져졌을 때 이수근은 실로 기상천외한 멘트를 날리거나, 그 상황을 살려내는 상황극을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유발한다. 사실 이런 형태의 웃음은 어떤 무대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같은 장르에는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강호동이 질문을 하거나 상황극을 오히려 유도하는 상대역을 자처하게 되면서 이수근의 무대는 열릴 수 있었다.

 

그러나 관찰예능이 점점 대세로 자리하면서 일종의 정해진 틀이라고 할 수 있는 무대적 상황은 점점 대중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게 되었다. <1박2일>의 쇼 콘셉트 소재나 복불복이 점점 재미없어지는 이유는 그것이 인위적인 무대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무대가 상정되어 있는 토크쇼에서조차 어떤 정해진 듯한 질문-답변은 시청자들의 아무런 반응도 얻어내기 어렵게 되었다(이것은 심지어 홍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이수근이 이 달라진 트렌드 속에서 겪고 있는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본인이 갖고 있는 무대를 상정하는 듯한 웃음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것은 분명 이수근의 장점이지만 그것만 갖고는 달라진 트렌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강호동을 되살리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그래서 이수근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잠시 예능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온전히 스포츠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달라진 환경 속에서 이수근에게 지금 요구되는 것은 예능적인 웃음을 만들기 위한 안간힘보다는 진짜 이수근을 느낄 수 있는 땀 냄새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근은 꽤 괜찮은 예능인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2인자의 위치에 서 있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예능인이다. 또 그가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애드립과 상황극은 독보적이라 할 정도로 뛰어난 순발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요즘 예능은 자질이나 기량보다 중요해진 것이 ‘진짜’다. 늘 웃음을 주기 위해 어떤 극 속으로 뛰어드는 연기자로서의 덕목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 진짜 이수근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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