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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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무한도전', 시청률 쑥쑥 그 이유

D.H.Jung 2011. 1. 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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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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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이 달라졌다. 먼저 시청률이 다르다. 작년 12월 '무한도전'의 평균적인 시청률은 14%(agb닐슨)대였다. 그런데 1월1일에 방영된 '연말정산 뒷끝 공제 특집'이 15.8%를 기록한 데 이어, 1월8일 '정총무가 쏜다' 17.8%, 1월15일 '타인의 삶1' 18.4%, 1월22일 '타인의 삶2' 18.9%를 기록했다. 1월 한 달 만에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회복한 셈이다.

물론 '무한도전'의 가치를 시청률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이 가진 독특한 형식적 특징 때문이다. 보통 호평을 받는 포맷이 생기면 그 형식을 반복하는 여타의 예능과 달리, '무한도전'은 매번 새로운 형식을 도전한다. 따라서 시청률 기복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한도전' 역시 시청률의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조금은 마니아적이고 비교적 젊은 층들에게 소구되는 전위적이고 도전적인 느낌은 '무한도전'만이 갖는 아우라지만, 바로 그 점은 좀 더 폭넓은 시청층을 끌어들이는 데는 분명 벽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2011년을 맞아 '무한도전'은 확실히 이 보다 넓은 시청층을 겨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타인의 삶'이라는 아이템이다. 박명수와 재활의학과 의사인 김동환 교수가 서로 하루 동안을 바꿔 살아보는 이 컨셉트 속에는 전에는 발견하기 힘들었던 이른바 '감동 모드'가 발견된다. 병원에서 일일의사인 박명수와 환우로 투병하는 예진이의 예쁜 만남이 그것이다. 쿨하기만 한 줄 알았던 '무한도전'이 이토록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는 건 여러모로 보다 넓은 시청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훈훈함도 박명수가 했기 때문에(그는 버럭 캐릭터다) '무한도전'만의 쿨함을 유지하지만.

또한 '타인의 삶'에서 일일 박명수로 김영환 교수가 멤버들과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굉장히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무한도전' 속에 중년남자가 들어와 함께 어우러지고 과거를 추억하는 게임을 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중년 세대들의 마음을 잡아끈다. 이런 정도의 아이템이라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앞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보아도 분명 어떤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9일 방영되는 '무한도전'의 소재는 '무한도전 TV는 사랑을 싣고'다. 이 아이템 역시 '타인의 삶'이 보여주었던 그 폭넓은 세대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만남'이라는 아이템은 누구에게나 가슴을 울리는 소재가 아닌가.

물론 '무한도전'은 '데스노트'처럼 여전히 '무한도전'다운 실험적인 놀이를 즐길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보다 폭넓은 세대들이 모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건 왜일까. 이건 혹시 '무한도전'이 올해 던지는 승부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