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리얼 버라이어티쇼 장수 비결은?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즉각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쇼의 흐름을 이해하는 능력? 아니면 자신만의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끼와 연기력?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아무리 순발력과 능력과 끼와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요구하는 강인한 체력이 없다면 모두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양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강인한 체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천하장사 출신인 강호동은 말할 것도 없고, 유재석 역시 늘 준비된 체력의 소유자로 이름이 높다. 이런 유재석의 장점은 '무한도전'의 장기미션에서 돋보인다. 프로레슬링 특집이나 조정 특집에서 유재석이 프로그램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체력이다. 조정 특집에서 그는 '젊은 간' 진운과 함께 배를 이끌었다. 진운과의 나이차를 생각해보면 그가 얼마나 평상시에 몸 관리를 잘 해왔는가를 알 수 있다.
강호동이 '1박2일'을 하차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제기되는 것이 역시 '체력적인 부담감'이다. 무려 5년 동안이나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입수에 복불복에 야외취침을 해왔다는 것은 그 체력적인 부담감이 얼마나 큰가를 잘 말해준다. 제아무리 강호동이 천하장사 출신이라고 해도 누적된 피로감에는 장사가 없기 마련이다.
예능의 대세로 자리하면서 강호동과 유재석은 방송3사 모두에서 고르게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가장 체력적인 부담이 많은 것이 리얼 버라이어티쇼다. 그래서 강호동조차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1박2일' 하나로 국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무릎팍도사'나 '강심장', '스타킹'은 그래도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편안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유재석이 그 와중에 '무한도전'과 '런닝맨'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도 힘든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두 개나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토크쇼가 적은 것도 아니다. '해피투게더'와 '놀러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무한도전'에서 그 힘겨운 조정 특집 같은 미션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런닝맨'에서 태국으로 날아가 쉴 틈 없이 뛰어다니는 미션을 수행하고, 서울에서 경주까지 주사위 레이스를 벌이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볼 때면 실로 유재석이라는 인물이 놀랍기까지 느껴진다. 그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란 얘긴가.
하지만 과연 이게 그저 체력이 받쳐주기 때문 만일까. 그렇지 않다. 유재석에 얽힌 방송가의 이야기들은 이것이 단지 체력이 아니라 그가 가진 특유의 성실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밤새 토크쇼를 녹화하면 거의 목이 쉴 정도로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붓고는 다음 날 아침 녹다운이 되어 링거를 맞는 게 그의 일상적인 방송생활의 연속이었다는 건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소진'과 '충전'의 반복. 그 이외의 일들은 전혀 하지 않는 그 성실함은 제작진들이 그를 신뢰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사실 작금의 리얼 예능 상황에서 체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것이 모든 것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건 성실성이 아닐까. 방송을 시청자와의 준엄한 약속으로 여기고 비록 최고를 보여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 그것이 유재석의 진짜 장수비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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