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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삼시세끼', 더할 나위 없는 완전체의 안빈낙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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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잡고, 차승원 요리하고, 손호준 돕고 먹고

 

마치 윤선도의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에 나올 법한 안빈낙도(安貧樂道)가 아닐 수 없다. <삼시세끼> 만재도에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이 그려나가는 시간들이 그렇다. 이들이 완전체라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세 사람이 이 만재도 살이에 완벽한 조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사진출처:tvN)'

만재도에 들어가자마자 유해진은 돼지비계에 된장을 발라 통발을 던질 준비를 한다. 그것이 문어를 잡는 데 가장 효과가 있다는 주민들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 그래서 서둘러 자신의 자전거인 다크호스를 타고 바다로 나가 통발을 던져 놓는다. 그 사이 차승원은 무를 쓱쓱 잘라 깍두기를 뚝딱 담가놓고 손호준은 자리를 비운 유해진 대신 불을 피우려 안간힘을 쓴다.

 

철이 좋은 것인지 유해진은 지난 겨울보다 손맛을 꽤 보고 있다. 루어낚시를 던지면 그래도 꽤 묵직한 놈들이 올라온다. 물론 낚시꾼들의 로망이라는 돌돔을 잡는다는 건 아직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올라오는 우럭이니 놀래미니 하는 것들로도 충분하다. 바닷가를 나갔다 오면 어깨가 처져 돌아오던 지난 겨울과 달리 요즘 그는 묵직한 물고기 몇 마리로 심지어 차승원 앞에서 거드름을 피운다. “뭐 좀 맛있게 좀 해봐.”

 

차승원은 차줌마라는 별칭에 걸맞게 집안 살림에 손을 놀리는 일이 없다. 그래서 단 하루만에 김치만도 여러 통 만들어내고, 이전에 만들어 항아리에 넣어뒀던 잘 익은 김치를 꺼내 정성만 살짝 넣은 기막힌 김치찌개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물론 유해진이 잡아온 우럭을 깻잎에 싸먹을 수 있게 회치는 솜씨도 대단하다.

 

유해진이 잡고 차승원이 요리하는 사이 손호준은 집안 이런저런 허드렛일을 마치 다 읽고 있었다는 듯이 척척 해낸다. 차승원이 뭐라 얘기하기도 전에 원하는 그릇이나 조리도구를 갖다준다. 무엇보다 손호준은 그저 가만히 있어도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마치 부모가 자식이 먹는 걸 보며 즐거워하듯 뭐든 잘 먹고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세워주는 인물. 단수가 되어 물이 잘 나오지 않자 낙차를 이용해 물이 콸콸 나오는 호스를 만들어낸 유해진에게 진정한 존경의 눈빛을 보내는 순수한 아이 같은 사람. 그가 손호준이다.

 

이러니 더할 나위 없다는 표현은 이들 세 사람에게 딱 맞는 것일 게다. 물론 완전히 풍족하다 할 수는 없는 생활이다. 하지만 함께 공동 작업을 하고 그 대가로 물고기 몇 마리씩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만재도 사람들의 그 훈훈한 삶이 그렇듯이 이만한 자족적인 생활도 없을 것이다.

 

<삼시세끼> 어촌편2가 첫 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냈다는 것은 이들 완전체들의 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로망이 도시인들에게 그만큼 컸다는 걸 방증한다. 매일 돈을 벌기 위해 직장과 집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왔다 갔다 하는 도시인들의 삶. 그들은 잠시만이라도 이렇게 스스로를 섬에 가둬 놓고 어부사시사안빈낙도를 꿈꾸지 않았을까. 모든 벼슬을 내려놓고 귀향한 이들이 오히려 고립된 섬에서 느꼈을 자족감을 우리는 어쩌면 <삼시세끼>를 통해 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