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런닝맨', 이러니 유재석의 게스트가 되고 싶어할밖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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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이러니 유재석의 게스트가 되고 싶어할밖에

D.H.Jung 2015. 11. 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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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이토록 놀라운 유재석의 게스트 대응이라니

 

만일 유재석이 없었다면 어쩔 뻔 했나. <런닝맨> ‘100100 레이스는 액션배우, 프로레슬러, 씨름선수, 유도선수, 태권도단 이렇게 다섯 부류 각 20명씩 총 100명과 <런닝맨> 출연자들이 즉석에서 93명을 섭외해 구성한 총 100명이 대결을 벌이는 아이템을 시도했다.

 


'런닝맨(사진출처:SBS)'

기획은 실로 창대했다. 각 인물군들이 20명씩 등장해 저마다 강력한 액션을 선보이고 그걸 본 <런닝맨> 출연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심지어 경악하는 모습은 이 날의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곧 이 아이템이 가진 무리한 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런닝맨> 출연자들이 스스로 섭외해 속속 모여드는 그 많은 게스트들을 콘트롤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된 것. 당연한 일이지만 게스트는 한 명만 나와도 그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 스무 명이 차례차례 모이고 그 후에 계속 게스트들이 물밀 듯이 들어와 50명 가까운 인원이 채워지자 <런닝맨> 출연자들은 한없이 미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바쁜 와중에도 사적인 친분으로 찾아오긴 했지만 방송에 나오는 시간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심지어 어떤 인물은 잠깐 얼굴을 비춘 후 병풍이 되어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스럽게도 유느님이 있었다. 유재석은 재차 모여 준 게스트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며 짧아도 한 사람 한 사람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단 몇 초 몇 분에 불과한 대화지만 그 속에서도 게스트들의 캐릭터 하나하나를 유재석이 살려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연배가 있는 장정구 같은 전 챔피언을 살뜰히 챙기는 건 물론이고 힙합 느낌이지만 의외로 트로트를 부르는 마아성 같은 예능 새얼굴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하하가 초대한 홍대 피플들을 하나하나 챙기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김광규에게는 머리가 나기 시작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웃음을 주었다.

 

물론 난점은 계속 생겼다. 새로 온 게스트들을 소개하고 있자면 처음에 일찍 왔던 게스트들이 잊혀지게 됐던 것. 유재석은 그 부분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처음에 왔던 유이가 뒤쪽 구석에 앉아 있는 걸 굳이 거론하고, 새로 온 게스트들이 웃음을 줄 때면 뒤쪽에 앉은 게스트들 역시 즐거워하신다며 그 분위기에 동참시켰다.

 

그러면서도 유재석은 게스트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단속하는 모습으로도 웃음을 주었다. 중간에 게스트가 화장실에 가 자리가 빠져있는 걸 발견하고는 <런닝맨> 출연자들에게 감시를 시켰던 것. 물론 그건 웃음을 주기 위한 멘트였지만 아마도 게스트들은 거기 담긴 유재석의 양해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가 봐도 무리한 아이템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재석이 있어 그 무리한 아이템이 지금껏 보지 못한 놀라운 진풍경을 연출할 수 있었다. 이미 토크쇼 등에서 출연한 게스트들을 살뜰히 배려하고 캐릭터를 잡아내는 능력을 발휘해왔던 유재석이었지만 그가 이 정도의 능력자라는 걸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러니 모두가 기꺼이 유재석의 게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