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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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더 뭉클했던 정준하의 '무한도전'

D.H.Jung 2016. 3. 2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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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정준하의 도전, <쇼미더머니>

 

웃지마!” Mnet <쇼 미 더 머니5> 예선에 나간 정준하가 랩을 선보이기 전 먼저 그렇게 외친 한 마디는 왜 그토록 뭉클하게 다가왔을까. “아프지마 도토 도토 잠보로 작년 시선을 끌었던 그의 랩은 웃음을 더 많이 주었던 게 사실이다. 아마도 하하가 행운의 편지미션으로 정준하의 <쇼 미 더 머니> 도전을 적어 넣었던 것 역시 그 자체가 우습기 때문이었을 게다. 하하는 말했다. “아마 줄 서 있는 것만으로 웃기는 사람은 형이 유일할 것이라고.

 


'무한도전(사진출처:MBC)'

‘MC 민지라는 닉네임을 붙인 것도 그래서다. 덩치가 산만한 그에게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닉네임이 아닌가. 게다가 그의 나이는 40대 중반이다. <쇼 미 더 머니> 예선전에 나온 청춘들의 아버지뻘 되는 나이. 그러니 제 아무리 예능인으로서 잔뼈가 굵은 정준하라도 MC 민지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하는 것이 웃음을 줄 수는 있을 지라도 어찌 창피함이 없었을까.

 

많은 이들이 정준하가 <쇼 미 더 머니>에 나가는 것에서 바라는 건 웃음이다. 거기 함께 참가한 다른 랩퍼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게다. 하지만 그의 차례가 되자 그는 진지해졌다. 그 상황 자체가 우스울 수 있어도 그의 도전은 결코 웃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가 웃지마!”라고 일갈했을 때 느껴지던 뜨끔함과 뭉클함은 결코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 진지하게 그 도전을 수행한 정준하의 진심이 거기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준하가 만든 타요 버스의 랩 가사에 지코가 감탄했던 건 그저 의례적으로 한 얘기가 아니다. “타요 타요 모두 타요 내 마음이 타요 속이 타요같은 가사는 간단해 보이지만 정준하 특유의 성격과 자신이 느끼는 초조함 같은 것들이 잘 어우러진 가사다. 그 랩 가사를 제대로 음을 붙여 지코가 부르자 웃음기 싹 사라진 멋진 곡으로 탄생하는 걸 보며 정준하는 물론이고 <무한도전> 멤버들도 놀라워했을 정도가 아니었던가.

 

<쇼 미 더 머니5>의 예선전에서 또 하나의 감동적인 장면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길을 먼 발치에서 정준하가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그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아마도 오랜만에 방송에서 보게 된 길이 반가웠기 때문이었을 게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일까. 거기에는 아마도 함께 <무한도전>을 하면서 쌓여왔던 세월들이 겹쳐지지 않았을까. <무한도전>은 거기에 대해 아무런 주석을 달지 않았지만 정준하가 참가자로서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그 장면에서 그의 따뜻한 마음 같은 것이 느껴졌다.

 

이미 행운의 편지에서 정준하의 <쇼 미 더 머니> 출연 미션이 나왔을 때부터 대박 아이템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그것은 단지 웃기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물론 그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랩 도전이 웃음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의 진지한 도전 그 자체는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랩 가사라니.

 

아직 방영되지 않은 <쇼 미 더 머니5>이기 때문에 정준하의 도전 모습은 그가 길을 바라봤던 것처럼 먼 발치에서 살짝 보여질 뿐이었다. 아마 그 결과는 <쇼 미 더 머니5>를 통해 확인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뭐 그리 중요하랴. 그가 이미 도전 과정을 통해 보여준 그 모습은 충분히 멋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쇼 미 더 머니5> 예선에서 그가 한 랩이 몹시 궁금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