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무한도전', 몰래카메라도 블록버스터가 되는 세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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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몰래카메라도 블록버스터가 되는 세상

D.H.Jung 2016. 4. 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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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몰카 때문에 헬기 띄우는 블록버스터 예능

 

저는 멜로가 하고 싶은데 자꾸 블록버스터가 되지 말입니다.” KBS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송중기)이 강모연(송혜교)에게 했던 대사가 떠오르는 몰래카메라다. 이를 MBC <무한도전> 식으로 얘기하자면 몰래카메라가 하고 싶은데 자꾸 블록버스터가 되지 말입니다정도가 아닐까.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퍼펙트 센스라는 특집을 통해 오감 실험을 하면서 멤버들에게 한 몰래카메라는 확실히 역대급이었다. 눈을 가린 채 어딘가로 이동해 음향기기와 강풍기 등을 이용해 마치 헬기에 탑승하고 거기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멤버들을 멘붕에 빠뜨렸던 몰래카메라. 하지만 마지막에는 이 가짜 헬기 탑승 몰래카메라를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찍는다며 속여 이번엔 진짜 헬기를 태우는 것으로 몰래카메라를 성공시켰다.

 

그 진짜 헬기를 타는 몰래카메라에 걸려든 장본인은 유재석. 그는 진짜 헬기를 타고 고공을 날고 있으면서도 그게 가짜인 줄 알고 너무 실감 난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옆에 함께 탄 김태호 PD는 이미 모든 나올 만한 질문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척척 거짓 연기를 해보였다. 유재석으로서는 설마 했을 게다. 몰래카메라에 헬기까지 동원시킬 줄 누가 알았으랴.

 

안대를 벗고 자신이 진짜 헬기를 타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란 유재석에게 스카이다이빙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자 그는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며 다음에 준비가 됐을 때 스카이다이빙을 시도하겠다는 공약까지 하게 됐다. 말이 씨가 되는 게 <무한도전>의 세상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태호 PD는 유재석의 스카이다이빙 도전을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갖게 된 걸 즐거워했다.

 

사실 너무 많은 몰래카메라들이 나왔다. 그래서 이제는 몰래카메라가 주는 묘미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무한도전> 멤버들이라면 이런 몰래카메라에 백전노장(?)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안대 끼고 어딘가로 끌려가는 아이템들을 한두 번 했던가. 그래서였을 것이다. 무려 진짜 헬기를 동원하는 블록버스터급 몰래카메라를 하게 된 것은.

 

역시 <무한도전>이 하면 뭘 해도 남다르다는 것이 이번 퍼펙트 센스특집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사실 감각실험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상당히 여러 번 다뤄졌던 아이템들이다. 대표적인 게 상자 안에 손을 넣어 그 안에 있는 게 무언지 맞추는 게임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시각 테스트를 한다며 걸 그룹 여자친구를 출연시켜 오늘부터 우리는의 노래와 안무를 두 번 들려주고 틀린 그림 찾기를 하는 식은 테스트와 상관없이 걸 그룹에 열광하는 멤버들의 모습만으로도 큰 웃음을 줬다.

 

또한 청각 테스트를 한다며 <히든싱어>의 성대모사 버전을 보여준 건 <무한도전>다운 신선한 발상이었다. 실제 지하철 소리와 개그맨 정종철이 입으로 내는 지하철 소리를 차례로 들려주고 맞추는 게임이나, 정말 누구 목소리가 진짜이고 아닌지를 판별하기 힘겨운 정성호, 김학도, 안윤상의 히든 성대모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

 

작은 것으로 시작했는데 일이 커졌다는 이야기는 <무한도전>에서 그간 수도 없이 나왔던 것들이다. <무한도전> 토토가 같은 아이템이 그저 멤버들이 툭툭 던진 기획에서 벌어진 블록버스터가 되었고, 그저 자신들의 리더를 뽑겠다며 벌인 선거특집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는 빅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몰래카메라 하나도 블록버스터가 되는 <무한도전>. 언젠가는 유재석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블록버스터를 보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