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백선생>, 국진이도 한다 그러니 우리도
김국진은 방송 이미지는 귀여운 푸들 같은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상남자다. KBS <남자의 자격>을 할 때 여러 도전들 속에서도 의외로 서슴없는 모습들을 우리는 여러 번 발견한 바 있다. 최근 그가 출연해 강수지와 달달한 멜로 구도를 보여주고 있는 SBS <불타는 청춘>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강수지를 배려하는 모습에서는 숨길 수 없는 남자다운 모습이 드러나곤 한다.
'집밥 백선생2(사진출처:tvN)'
그런 그가 tvN <집밥 백선생>에서는 모든 게 낯선 쑥맥이다. 계란 프라이조차 직접 해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는 그다. 늘 어머니가 챙겨주는 밥상을 당연하게 받으며 지금껏 살아왔지만 이제 연로하신 어머니를 보면서 스스로 밥을 챙기고 나아가 어머니께 음식을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그는 말하기도 했다. 그건 그의 진심이다.
부엌 문턱도 넘지 않던 그가 스튜디오 자체가 하나의 부엌인 <집밥 백선생>에 있는 것 자체가 어색한 건 당연한 일이다. 그는 첫 출연에 냉장고 문도 제대로 열지 못해 낑낑댔다. 그러니 요리라는 걸 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그가 냉이를 소재로 했던 지난 회에 냉이 된장국을 끓여 얼떨결에 1등을 했다.
이번 주에는 냉동실에 들어 있는 삼겹살을 갖고 하는 요리에서 2등을 했다. 그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고추장 삼겹살을 만들겠다고 마음먹고는 고추장에 마늘을 넣어 해동한 삼겹살을 버무려 구워내는 단순한 방법으로 의외의 맛을 냈다. 그 맛에 자신도 놀라 김국진은 오랜만에 춤을 추기도 했다.
사실 이런 결과가 의외처럼 여겨지겠지만 어찌 보면 그것은 김국진이 더 오랫동안 여러 요리들을 먹어본 결과이기도 하다. 냉이 된장국을 그가 그럭저럭 잘 끓일 수 있었던 건 어머님이 해주시던 된장국에 멸치가 들어 있었다는 걸 맛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원한 멸치 향을 담아내자 냉이 된장국의 맛이 두드러질 수 있었던 것.
<집밥 백선생>에서 요리에는 문외한인 김국진이 이처럼 그럴 듯한 요리를 내놓은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는 솔깃한 이야기다. 그저 요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직접 해보는 것이 목적인 이 프로그램에서 그 진입장벽을 가장 낮춰주고 있는 인물이 김국진이기 때문이다. 그를 보고 있으면 나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절로 든다.
요리의 경험은 없어도 음식을 먹은 경험은 누구나 충분할 것이다. 특히 중년 남성이라면 김국진의 입장이 너무나 이해될 것이고, 그러면서도 어머니나 아내가 해주던 음식들이나, 맛집이라고 직장생활을 하며 다녔던 음식점의 음식 맛들이 어쩌면 요리에는 가장 큰 자산이 된다는 걸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아예 애초부터 요리 쑥맥인 사람도 없다. 누구나 삼시세끼를 먹으며 그 맛을 기억함으로서 기본은 되어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시도해보는 것만으로 의외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김국진은 보여준다. 어쩌면 자신이 만든 음식 맛에 놀라 절로 춤을 추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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