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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몬스터에서 발견한 우리 코미디의 가능성

 

사실 이번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코미디 몬스터라는 공연을 보기 전까지 임우일이라는 개그맨을 아는 일반인들을 별로 없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KBS <개그콘서트> 어딘가에서 봤던 얼굴이기는 하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인물이었다. 후에 다시 찾아보니 그는 현재 <개그콘서트> ‘사랑이 Large’라는 코너에서 항상 거대하게 시키는 유민상과 김민경에게 음식을 주문받고 갖다 주는 웨이터 역할을 연기하고 있었다.

 

'코미디 몬스터(사진출처: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방송에서는 잘 몰랐던 인물이지만 코미디 몬스터공연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물론 그것은 코미디 몬스터라는 공연에서 그가 맡은 역할이 시종일관 당하는 역할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네 정서상 코미디에서 맞고 당하는 역할은 관객들의 심정적 지지를 갖게 마련이다. 게다가 웃기는 역할 역시 이런 위치에 있는 인물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형래가 그랬고 옥동자 정종철이 그랬으며 맹구 이창훈이 그랬던 것처럼.

 

코미디 몬스터는 호러와 웃음이라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요소를 결합해낸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다. 좀비가 등장하고 귀신, 도깨비가 등장해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바로 그런 공포스런 설정 때문에 웃음이 터진다. 공연은 여러 코너들을 모아서 보여주는데 코너와 코너 사이에는 암전이 들어간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관객들은 불이 켜졌을 때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라 긴장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긴장을 풀어 이완시키는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웃음이 터진다. 긴장과 이완은 웃음의 본질적인 측면이라는 점에서 호러와 웃음이 기가막힌 조화를 만들어낸다.

 

코미디 몬스터에는 임우일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이상민이 있고, <개그콘서트>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 송준근 그리고 <진지록>에서 시제를 내는 왕 역할로 잘 알려진 이동윤이 함께 한다. 이상호와 이상민, 쌍둥이 형제의 퍼포먼스는 거울 콘셉트를 활용한 코미디로 웃음을 선사했고 송준근과 이동윤이 관객들과 함께 즉석에서 선보이는 애드립형 코미디는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참여시키며 어떤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조금만 더 다듬어 언어적 요소들을 더 논버벌 퍼포먼스로 꾸며낸다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먹힐만한 공연이었다. 이들은 실제로 에딘버러 프렌지 페스티벌을 직접 찾아가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코미디로서의 코미디 몬스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위해 공연을 찾아온 몇몇 외국인들은 코미디 몬스터를 전혀 언어적 어려움 없이 즐기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코미디 몬스터는 다듬어야 될 것들이 많다고 개그맨들은 스스로 밝혔다. “공연이라는 것이 계속 현장에서 하면서 좋은 건 추가하고 그렇지 않은 건 빼는 식으로 완성되어가는 거거든요.” 하지만 이 공연을 찾아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충분히 이 코미디에 푹 빠져 즐기는 얼굴이었다.

 

우리네 코미디는 현재 지나치게 TV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콩트 코미디가 마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코미디 몬스터를 통해 보는 공연형 코미디의 맛은 TV형 콩트 코미디가 주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이 있었다. 또한 퍼포먼스가 결합된 논버벌 형태의 코미디들은 해외의 코미디 페스티벌이 그러하듯이 국제적으로도 먹힐 수 있는 것들이었다.

 

방송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공연에서는 확고한 자신의 캐릭터를 선보이는 개그맨을 본다는 건 여러모로 우리네 코미디의 외연이 너무 좁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코미디는 콩트만 있는 게 아니다. 공간을 바꾸고 미디어를 달리 하면 또 다른 코미디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확인시켜줬다. ‘코미디 몬스터같은 공연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제 4회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통해 해외의 코미디들을 경험하면서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공연들이 더 풍성해지기를.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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