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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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이시영의 빈자리, 심형탁에게 거는 기대

D.H.Jung 2016. 11. 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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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심형탁, 울면서 웃기기 있기 없기

 

역시 해군특집의 여파가 컸던가. ‘해군특집이 끝나고 MBC <진짜사나이>의 시청률은 뚝뚝 떨어진다. 13.9%(닐슨 코리아)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9%대까지 떨어졌다. ‘해군특집은 그 특성상 볼거리도 새로웠고 이시영이나 솔비 같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화제성도 남달랐다. 그래서일까. 이어진 상남자 특집은 그만한 부담감을 갖고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상남자 특집에서 시청자들이 주목했던 건 의리남 김보성의 출연이었다. 평소 의리와 남자를 외치던 그가 군대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 하지만 입대 하루 전 갑자기 응급실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의 입대는 미뤄졌다. 그런데 그 빈 자리를 차고 들어오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우리에게 도라에몽 덕후로 잘 알려져 있는 심형탁이다.

 

도라에몽 덕후라는 데서 그의 캐릭터는 분명하게 보인다. 즉 어찌 보면 아이들 장난 같은 캐릭터에조차 진심으로 빠져들고 애정을 보이는 인물. 그것은 그가 매사에도 진지하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은 이미 <무한도전>에 그가 나왔을 때도 보인 바 있다. “뚜찌빠찌뽀찌를 노래하는 그는 실로 진지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그걸 보는 주변사람들이나 시청자들은 바로 그 진지함 때문에 빵 터질 수밖에 없었다.

 

상남자 특집에서 그는 외견상으로 보면 진짜 그 부제에 걸맞는 몸을 보여준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범접하기 힘든 상남자의 포스를 철철 흘리지만 그런 몸으로 난나나 난나나노래 부르며 아기 춤을 추는 그의 모습에는 아예 소대장도 웃음을 참기 힘들어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누가 봐도 분대장의 각 잡힌 면모를 갖고 있지만 입소식에서 관등성명을 댈 때 자신의 이름조차 까먹어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각오를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하는 군인이 돼 괴뢰군을 물리치겠다고 말하는 엉뚱한 진지함이라니.

 

그의 이런 엉뚱한 진지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건 비오는 날 치러진 각개전투에서였다. 겉모습으로 인해 팀장으로 뽑힌 심형탁은 엄호 사격을 지시하고 입으로 두두두를 연발하는 이른바 입총을 진지하게 수행해(?) 교관을 당황시키더니, 약진해야 할 구간을 굳이 낮은 포복으로 통과해 분대원들을 힘겹게 만들고, 급기야 화생방이 터지자 연기 속을 빠져나와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뒤늦게 다시 분대원들에게 합류해 팀장으로서 진지 점령을 위해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엉뚱하게도 길을 잘못 들어 다시 되돌아오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웃기려고 하는 설정이 아니라 심형탁의 진짜 모습이라는 걸 확인하게 한 건 훈련이 끝나고 교관이 그에게 소감을 묻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거의 목이 메는 수준으로 울먹이며 이게 실제 전투였다면 다 죽었다. 제가 자리를 떠난 잘못이 있고... 그냥 동료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다음에 이런 전투가 있다면 다시는 이 자리를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과한 진지함과 진심에 교관은 당황한 눈치였고 동료들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분명 해군특집이 남겨 놓은 이시영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의 빈 자리는 어쩔 수 없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번 상남자 특집에서 김보성 만큼 심형탁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진짜사나이>에서 발견하기 힘들었던 진지함과 진심으로 웃기는 캐릭터의 탄생이다.

 

<진짜사나이>는 확실히 오래 지속되면서 훈련 그 자체에는 어떤 패턴이 만들어진 게 사실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이 동력을 삼을 수 있는 건 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캐릭터들을 발견해내는 일이 되었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이번 상남자 특집은 반전 캐릭터들의 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형탁은 그 첫 포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