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483)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5266)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558,224
Today436
Yesterday718

‘호텔 델루나’에 겹쳐지는 꽤 많은 작품들, 그리고 내용물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호불호가 완전히 나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겹쳐지는 작품들이 꽤 많아서다. 떠오르는 작품이 많은 분들은 비교하며 볼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신기한 세계로 보일 것이다. 그 차이는 극명한 호불호를 만들 수밖에 없다.

 

우선 시청자들이 단박에 떠올린 작품은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다. 영원히 죽지 못하는 도깨비와 그 천형 같은 영생으로부터 그를 구원해주는 도깨비 신부의 이야기. <호텔 델루나>의 죽지 않는 존재 장만월(아이유)은 그래서 여자 ‘도깨비’처럼 보인다. 그의 앞에 새 지배인으로 나타난 구찬성(여진구)은 그래서 전생의 어떤 인연으로 장만월과 연결된 존재일 것이라는 기시감이 든다. 전생에 잇지 못한 사랑을 호텔 델루나에서 이어가는.

 

죽지 않는 존재 장만월이 지내온 그토록 긴 세월이 담겨진 사진들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떠올리게 한다. 우주인으로 조선 땅에 들어와 죽지 않고 살아가며 엄청난 부와 지식을 동시에 갖게 된 인물의 역사가 사진 속 달라진 배경 속에 여전한 젊음을 가진 모습으로 담아지던 장면들. 그래서 총지배인 노준석(정동환)의 죽음은 죽지 않는 신적 존재와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대비를 담은 <하이랜더> 이후의 많은 작품들을 연상하게 만든다.

 

또 갑자기 기사가 귀신에 의해 깨어나 구찬성을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언뜻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떠오른다. 물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게임 캐릭터들이 마치 좀비처럼 공격하는 장면들이지만, <호텔 델루나>의 기사와의 대결 장면만 떼고 보면 비슷한 느낌을 준다. 파란 눈을 갖고 깨어나 공격하는 귀신의 형상은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의 대결을 담았던 <왕좌의 게임>의 한 대목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호텔 델루나>에서 더 많이 연상되는 작품은 홍자매의 2013년 작품이었던 <주군의 태양>이다. 죽은 귀신들이 눈에 보이고 그 공격에 깜짝 깜짝 놀라는 모습으로 주는 코미디적 요소들이 그렇다. 매니저가 되지 않으려 거부하는 구찬성을 되돌리기 위해 장만월이 무수히 많은 귀신들을 깨워내 그를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장면도 많은 좀비물의 한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호텔 델루나>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나무도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왕좌의 게임>이 철왕좌와 대비시켜 상징으로 그려내는 나무의 ‘영생’과 ‘기억’의 이미지가 그 나무에서도 떠오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작품들이 떠오르는 건, <호텔 델루나>가 그리고 있는 판타지적 세계의 레퍼런스들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기 때문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해지는 건 이러한 다양한 레퍼런스들 자체가 아니라, 이것들을 갖고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인가다.

 

생각해보면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도 그렇게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그것을 갖고 우리네 삶이 죽음과 겹쳐져 있어 때론 쓸쓸하지만 또한 그래서 찬란하다는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호텔 델루나>는 이런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세계관을 가져와 무슨 다른 이야기를 건넬 것인가. 여기에 이 작품의 관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려하고 신기한 외관은 충분하니 더 중요해진 건 그 안을 무엇이 채우고 있는가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