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팥칼국숫집 사장님만 모르는 백종원의 성공비법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홍제동 문화촌 편의 부제는 ‘비법인가 기본인가’가 아닐까. 이번에 등장한 세 식당은 확연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열심히 한결 같이 배운 대로 노력해왔지만 잘못된 정보로 요리를 해왔던 레트로 치킨집은 백종원이 그 정보를 고쳐주고 거기에 더해 갈비양념 소스를 솔루션으로 줌으로써 해피엔딩을 만들었다.
레트로 치킨집에 백종원이 선뜻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꺼이 도움을 줬던 건 이 집 사장님 내외가 보여준 기본자세 때문이었다. 늘 청소를 생활화하고 배운 것은 반드시 지키려 애쓰는 모습. 튀김기 하나를 교체하기 위해서 공장까지 발품을 파는 마음. 그런 기본과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이 솔루션을 제공해도 충분하다 여겨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사장님 내외는 홍갈비 치킨이라는 새로운 레시피를 내놨고 손님들의 좋은 반응까지 얻었다.
감자탕집은 전혀 장사 의욕을 보이지 않는 아들의 개과천선으로 완전히 다른 가게가 되어 있었다. 백종원이 따끔한 지적으로 매일 아침 새벽에 마장동에 나가 좋은 등갈비를 수급해와 핏물을 빼고 끓이는 정성을 보였다. 결국 이 집도 백종원이 제시한 솔루션으로 감자탕은 물론이고 돼지등뼈갈비탕을 선보였다. 돼지고기의 특성상 매일 신선한 등뼈를 수급해 와야 그 맛을 유지시킬 수 있는 그 갈비탕은 그 아들이 초심을 잃지 않게 하려는 백종원의 뜻이 담겨 있었다.
흥미로운 건 레트로 치킨집이나 감자탕집이나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자신들이 얻게 된 레시피의 기본을 지켜나가겠다는 모습을 보인 점이다. 레트로 치킨집 사장님 내외는 하루 100마리 200마리를 목표로 한 게 아니냐는 백종원의 질문에 70마리 정도면 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게 많이 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된다는 것을 사장님 내외는 인정하고 있었다. 백종원은 어쩐지 더 신뢰가 가는 얼굴이었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그렇게 해야 맛이 계속 균일하게 지켜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감자탕집도 마찬가지였다. 돼지등뼈 갈비탕을 하루 몇 개씩 내놓을 생각이냐는 백종원의 질문에 일단은 열 그릇으로 시작해서 20그릇 정도까지만 반응 보며 늘려갈 생각이라고 했다. 감자탕 역시 하루에 20킬로만 끓이겠다고 했다. 감자탕집 모자 역시 당장의 장사 욕심보다는 그 맛의 기본을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팥칼국숫집은 백종원도 두 손 들 정도로 모든 게 허사가 되어 있었다. 시종일관 “비법을 알려달라”고 황당한 요구를 하는 사장님에게 백종원은 지금껏 한 달 간이나 계속 알려주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쓴맛이 나는 팥옹심이의 원인이 국내산 팥을 쓰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으로 팥을 교체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 게 그 첫 번째였고, 진한 맛이 나지 않는 이유로 물을 섞어 끓이는 조리법의 문제가 있다는 걸 지적해준 게 그 두 번째였다. 또 시제품 옹심이를 사서 쓰기보다는 직접 빚어서 쓰는 게 낫다는 조언도 해주었다.
하지만 그런 조언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은 직접 빚는 게 힘들다며 시제품 옹심이를 쓰겠다고 했고, 단가 계산을 통해 국산 팥을 쓰도 한 그릇당 비용은 그리 많이 늘지 않는다는 걸 알려줬음에도 가격을 올려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게다가 여전히 물을 섞어 끓이는 그 조리법을 고집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백종원이 어떤 지적을 할 때마다 변명을 달기에 급급했다. 물을 섞는 조리법이 문제라고 하면 엉뚱하게 팥 이야기를 꺼내는 식이었다.
결국 백종원은 “기존 팥옹심이를 8천원 받는 건 죄악”이라고까지 이야기했고 “국산팥 썼다고 1천원 더 올리겠다는 건 망하자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듣다 못한 남편도 “내 입장에서는 5천원으로 나가는 게 딱 맞아요”라고 말했지만 사장님은 “매 이런 식”이라며 남편 말도 듣지 않았다. 과연 이런 집이 잘 될 수 있을까.
방송을 본 시청자들로서는 절대 가고 싶지 않은 집이 그런 집일 게다. 노력은 하지 않고 비법이나 방송의 힘으로 장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욕심만 보이는 집. 백종원이 말하는 비법이란 결국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는 걸 이 집은 모르고 있었다. 열심히 노력하면서도 욕심을 내지 않는 집과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욕심만 내는 집. 어느 집이 잘될 지는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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