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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세상

마동석의 시원한 한방, 극장에서 봐야 제 맛인 이유(‘범죄도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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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의 액션과 웃음은 극장에 최적화되어 있다

범죄도시3

마동석이 돌아왔다.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된 마동석이다. <범죄도시2>가 지난해 엔데믹 분위기에서 천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이 됐을 때, 이미 마동석이라는 브랜드는 어느 정도 완성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범죄도시>는 마동석에게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캐릭터로 풀어낸 작품이 됐으니 말이다. 

 

마동석에게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시원시원한’ 사이다 액션과 덩치와는 상반되게 귀엽게 느껴지는 캐릭터에서 나오는 빵빵 터지는 웃음이다. <범죄도시3>도 바로 이 관전 포인트들을 정확히 겨냥했다. 광수대에서 신종 마약 범죄를 추적하면서 그 배후인물인 주성철(이준혁)과 야쿠자 리키(아오키 무네타카)와 대결하게 되는 것이 <범죄도시3>의 스토리다. 

 

마동석에게 관객이 원하는 건 굉장히 복잡한 서사도 아니고, 따라서 뒤통수를 치는 반전은 더더욱 아니다. 첫 등장에 떡 벌어진 등판만 보고도 어딘가 기대감을 갖게 되는 액션이 가장 중요하다. 척봐도 뒷목을 잡게 만드는 확실한 빌런들이 등장해야 하고, 그들이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를 못 알아보고 깝죽대는 모습이 나오면 벌써부터 관객들은 기대한다. 주먹 한 방으로 단박에 기절할 거라는 걸. 

 

마동석의 주먹 액션을 극대화하기 위해 <범죄도시>는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 주먹으로 내려치는데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폭발적인 굉음이 터져 나온다. 이런 사운드는 극장에서 봐야 더 피부에 느껴진다. 특히 돌비 사운드로 보면 주먹이 날아가고 작렬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이 날아가는 광경에 의자가 진동할 정도의 실감나는 사운드가 겹쳐진다. 귀가 시원한 정도가 아니라 몸이 짜릿짜릿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인물이나 그가 상대할 빌런들이 시종일관 등장하는 영화는 관객들을 긴장시킬 수밖에 없다. 마치 공포영화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올 때 사운드 효과가 더해지면 공포감을 극대화되기 마련이고, 그래서 무언가 튀어나오기 전의 긴장감 역시 최고조로 커지는 그런 불안감이 <범죄도시>에는 깔려 있다. 

 

마동석은 관객이 느끼는 이 불편한 긴장감을 두 가지 차원에서 시원한 카타르시스로 바꾼다. 하나는 앞서 말했던 시원한 액션이고, 다른 하나는 툭 던지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로 긴장을 이완시키는 빵빵 터지는 웃음이다. ‘마블리’라고 불릴 정도로 캐릭터가 생겨난 이 인물은 산만한 덩치지만 때론 귀요미의 모습으로 때론 무식하게 보일 정도로 일단 몸부터 움직이는 모습으로 웃음을 만들고, 전작들에서 나왔던 ‘미워할 수 없는 악역들’인 장이수(박지환) 같은 초롱이(고규필), 양호(전석호) 같은 인물들과의 티키타카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긴장감을 카타르시스로 바꾸는 마석도라는 괴물형사는 잔혹한 사건사고들이 넘쳐나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조차 불안해지는 현실에 ‘안전한 판타지’를 주는 인물이다. 살벌한 빌런들이 넘쳐나도 어딘가 마석도가 등장하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영화 속에서 “경찰은 민중의 몽둥이”라고 툭 던지는 마석도의 말에 관객이 빵빵 터지는 건, 그 표현이 우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영화 속에서나마 몽둥이 역할을 대신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해져서일 게다. 

 

사실 스토리는 별 거 없다. 하지만 <범죄도시3>에서 놀라운 스토리를 보기 위해 보는 관객은 별로 없지 않을까. 그보다는 105분 간 펼쳐지는 액션과 웃음의 사이다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클 게다. 그런 점에서 <범죄도시3>는 사운드 확실하고 함께 웃어 더 즐거울 수 있는 극장에 더 어울리는 영화다. 집에서 TV로 본다면 어딘가 허전할 수밖에 없는.(사진:영화 '범죄도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