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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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3', 이 친구들 아마추어 맞아?

D.H.Jung 2011. 10. 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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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3', 어디서 이런 보석들이...

'슈퍼스타K3'(사진출처:mnet)

정말 이들이 아마추어란 말인가.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얘기다. 사실 노래 잘하는 친구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누군가의 어려운 노래를 곧잘 따라하고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는 그런 가수 지망생들. 하지만 마치 태생이 가수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철저히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자기 노래를 스스로 작곡 작사하고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노래에 맞는 안무까지 척척 연출해내는 이들은 심지어 프로의 세계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들을 우리는 가수라 부르기보다는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 부른다.

'슈스케3'가 발굴해낸 울랄라세션, 투개월, 버스커버스커가 그렇다. 지금껏 계속해서 슈퍼세이브(문자 투표와 상관없이 심사위원 최고점을 받은 이는 합격 되는 제도)로 경연을 통과한 울랄라세션은 최고의 엔터테이너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가창력은 기본으로 갖춘데다가 곡 해석력 또한 뛰어나고, 네 명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나 구성, 게다가 안무까지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달의 몰락' 같은 곡에서는 애절함과 경쾌함을 잘 섞어놓고, 'Open arms'는 절절함을 그대로 잘 살려낸다. 세 번째 무대에서 부른 '미인'은 노래에 스타일, 입체적인 안무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암 투병을 하는 임윤택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울랄라세션의 아우라가 되어주고 있다. 그 어떤 힘겨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음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가수의 뛰어난 기교나 무대매너, 음악적 성취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심사위원 이승철이 "말이 필요 없다. 음악에 대한 열정, 무대 위에서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에 심사위원 모두 감사와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한 것이 전혀 과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들의 무대가 실제로도 그만큼 빼어났기 때문이다.

투개월은 그 독특한 음색으로 벌써부터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김예림은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매력적인 목소리 톤을 갖고 있는데다가 독특한 분위기와 출중한 외모가 덧붙여져 묘한 그녀만의 색깔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투개월은 김예림을 전면에 세워두는 듀오지만 그 뒤를 받쳐주는 도대윤 역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기타는 물론이고 김예림과 어우러지는 도대윤의 화음은 이들의 노래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기성 가수라도 이 정도의 존재감을 갖기는 어렵지 않을까.

버스커버스커는 늘 지적되는 장범준의 가창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전 인기투표에서 늘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은 '슈스케3'가 이제 시즌을 거듭하면서 가창력 대결만이 아니라 좀 더 다채로운 스타일을 요구하고 또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버스커버스커의 '동경소녀'는 경쾌한 리듬이 잘 살아있는, 이 팀 특유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곡이다. 노래가 아니라 음악을 아는 이들은 이미 뮤지션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울랄라세션이나 투개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는 각종 음원차트에서 기성 가수들의 곡을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딘지 찍어낸 듯한 기성 가수들의 노래가 기성복 같다면, 이들의 노래는 마치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진 음악 같은 신선함을 갖고 있어 그만큼 주목되기 때문이다. 이미 기성가수들을 넘어서는 음악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들을 어찌 아마추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슈스케3'가 발굴해낸 프로를 뛰어넘는 아마추어들은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슈스케'를 포함한 초창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가창력 하나에만 그토록 천착해왔다면, '슈스케3'로 진화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좀 더 갖춰진 음악성이나 독특한 개성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쩌면 스타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스타를 발견해내는 과정이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참으로 세상은 넓고 그 넓은 세상에 숨은 인재들도 많다. 다만 이제까지 그들이 설 무대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니 이렇게 발굴될 인재들은 어쩌면 앞으로의 가요계 판도를 좀 더 다채롭게 만들지 않을까. 이미 여러 음원차트가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