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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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목표는 배우라지만 왜 노출만 뜰까

D.H.Jung 2013. 7. 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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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생계형 노출의 허와 실

 

“솔직히 여자 연예인들의 경쟁적 노출, 성형 등을 보고 있으면 여자들의 구직난이 바로 떠오른다. 먹고 살 길이 정말 없는 듯하다. 이제는 연예인 뿐 아니라 TV나 매체에 나오는 모든 여성들도 그 경쟁 대열에 ㅜㅜ” 소설가 공지영이 트위터에 올린 이 글은 작금의 노출 경쟁이 과열화되고 있는 연예계를 제대로 말해준다.

 

'결혼의 여신(사진출처:SBS)'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공지영의 글에 덧붙여진 클라라의 답변이다. 클라라는 ‘노출 시구’로 화제가 된 인물. 가슴을 강조한 상의에 하체 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트라이프 레깅스를 입고 던진 시구는 그녀가 2006년부터 배우가 되기 위해 해왔던 무수한 노력들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거품 목욕 장면이나 야한 헬스복장 차림으로 대놓고 섹시를 내세워 활동해온 클라라는 답변을 통해 ‘왜 벗는가’에 대한 이유를 말해주었다.

 

“뜨끔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게 관심은 직장인 월급과 같고, 무관심은 퇴직을 의미해요. 월급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것. 하지만 월급이 삶의 목표가 아니듯, 제 목표도 관심이 아니에요.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에요.” 결국 우선 관심을 끌기 위해 또 생계를 위해 노출을 하지만 목적은 따로 있다는 얘기다. 클라라의 목표는 ‘훌륭한 연기자’다.

 

클라라는 실제로 많은 드라마와 시트콤에 출연하기도 했다. 2006년 <투명인간 최장수>를 비롯해 <태희 혜교 지현이>, <인연 만들기>, <바람 불어 좋은 날>, <동안미녀>, <부탁해요 캡틴>, <맛있는 인생> 그리고 최근 방영되고 있는 <결혼의 여신>까지. 이토록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클라라가 어떤 역할을 연기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비중이 적은 역할이라 그랬을 수 있지만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적은 비중이 적은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적은 비중으로도 주목을 끌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연기자를 목표로 하는 클라라가 정작 연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대신 그녀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노출’이라는 검색어를 통해서다. 그녀의 행보는 실로 대중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른바 ‘노출 시구’로 화제에 오르기 바로 전날에도 그녀는 자신의 연이은 노출 논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노출을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닌데 계속 그렇게 비춰지고 있어서 난감하다.”고 그런데 바로 다음날 ‘노출 시구’ 논란이 생겼던 것이다.

 

클라라의 전략은 스스로 말하듯 일단 ‘관심’을 끄는 것이지만 그것이 목표는 아니고 그를 통해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공지영의 이야기에 답글을 붙인 것은 그만한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 클라라는 공지영의 이야기에 덧붙여 자신의 개념을 보이려 한 것이니 말이다. 물론 언론들이 부추기듯이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전혀 논쟁적인 성격이 없다. 둘 다 같은 ‘생계형 노출 연예인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렇게 공지영과 클라라가 나란히 서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그것이 기사든 인터넷 댓글이든) 그간의 ‘노출’ 이미지에서 조금은 벗어나려는 클라라의 의도가 보이는 건 사실이다. 이것은 그녀가 노출로 화제를 집중시키고는 있지만 그것이 그녀의 의도대로 연기자의 길로 이어지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녀는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화제는 노출에 머물러 있다. 아예 노출을 화제로 삼아 자신의 목적을 토로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나도 안다. 그냥 예쁘기만 한 건 아무 의미 없다는 거. 뭔가를 잘하는데 예쁘면 조금 도움이 될 뿐. 노래를 잘하면서 운동을 잘하면서, 연기를 잘하면서 덤으로 예쁘면 좋다. 나도 안다. 내가 예쁜 거. 하지만 잘하는 게 없다면 예쁜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클라라는 트위터에 이런 글도 남겼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실로 정확하게 알고 있다.

 

목표는 배우지만 여전히 노출만 뜨는 자신의 처지. 이것은 어쩌면 공지영이 언급한 ‘경쟁대열’ 속에서 살기 위해 노출하는 연예인들이 처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일 게다. 당장 뜨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목표한 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어쩌면 더 빠른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