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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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재혼이야기, 왜 공감 받지 못할까

D.H.Jung 2013. 9. 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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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재혼의 사랑공표는 신중해야

 

“저에게 ‘너뿐이야’라는 곡을 쓰게 만든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저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여 결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16일 박진영은 SNS상에 결혼을 발표했다. 결혼 발표를 하기 전부터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는 “첫눈에 반한 여자친구”이야기를 꺼내기도 했고, “평범한 얼굴의 여성”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또한 <라디오스타>에서는 과거와 달라진 자신의 인생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거를 해보고 결혼해야 한다.” “섹스는 게임이다.” 이렇게 말했을 정도로 개방적이었던 자신의 인생관이 이스라엘에서 시간을 보내며 달라졌다는 것. 그는 “내가 했던 모든 주장과 그 동안의 논리들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물론 그의 신곡, ‘놀만큼 놀아봤어’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관조적인 입장에서 놀만큼 놀아보니 진짜 인생의 가치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쾌락 속에 빠지지 않고 그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자신을 구원해달라는 것. 이 노래 속에 담겨진 ‘사랑’의 의미는 그래서 그저 쾌락적인 측면이 아니라 좀 더 큰 진짜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재혼 발표와 ‘너뿐이야’라는 곡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신보 ‘Half time’의 홍보 마케팅 포인트.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 내용들이 너무나 기획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한 주식회사의 오너로서 이혼이나 재혼의 이야기는 굉장히 민감할 수 있다. 그저 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바로 이런 오너의 사적인 이야기는 그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그의 신보는 그가 재혼을 하게 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이를 상업화하는 마케팅 방식으로도 여겨진다는 점이다.

 

이런 일련의 행보들은 2009년 그가 이혼 사실을 공표했던 때에도 보였었다. 첫사랑이라던 서모씨와 1999년 결혼한 뒤 10년이 지난 2009년 3월 그는 이혼 사실을 공표했고 그해 12월에 ‘No love no more’라는 곡을 발표했다. 당시 이 이혼문제는 꽤 심각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즉 박진영이 이혼 사실을 3월에 공표했지만 사실 당시에는 이혼한 것이 아니라 이혼을 조정 중인 상태였다는 것. 너무 성급하게 이혼사실을 공표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협의 실패로 그는 서씨로부터 35억 원 상당의 부동산 가압류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사적으로야 축하 해줄 일이다. 하지만 공적으로 드러내는 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사실 이혼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도 있다. 또 결코 그 작지 않은 일들을 겪으며 느낀 심경을 노래에 담는 건 아티스트의 당연한 창작행위일 수 있다. 하지만 재혼의 경우 최소한 전처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제 아무리 쿨한 사람도 이렇게 대대적으로 공표하고 거기에 그녀를 위한 노래라고까지 대놓고 발표하는 건 너무 떠들썩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의 재혼 발표 과정에 대해서 대중들이 잘 공감하지 못하는 건 이것이 지나치게 마케팅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연예인들에게 결혼은 심지어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기도 한다지만, 꼭 그런 선택을 하는 연예인만 있는 건 아니다. 이효리를 보라. 실로 ‘놀만큼 놀아본 사람’의, 그래서 이제는 진정으로 성숙해진 사람의 결혼이란 그토록 수수하고 조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