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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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특별기획전 열풍과 동북공정 논란

D.H.Jung 2014. 6. 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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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중국 열풍을 바라보는 양면성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니다?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별에서 온 그대> 특별기획전 때문이다. 이 기획전은 지난 10일 오픈해 하루 평균 1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별그대 특별기획전(사진출처:SBS)'

관람객 외국인 비율이 무려 85%에 달하는데, 그 중 중화권 관람객들이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열풍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도민준과 천송이의 집이 촬영된 세트를 재연해 놓은 이 기획전은 그간 드라마의 부가사업이 거의 콘텐츠에만 머물러 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드라마와 연계한 테마파크 같은 사업의 시도는 향후 한류 콘텐츠 사업의 다각화를 향한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김수현, 전지현의 생수 광고를 둘러싼 동북공정 논란은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열풍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다. 이미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으로 중국에서 초대박을 터트린 김수현과 전지현에 대한 환호 섞인 찬사가 이어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와 질시 또한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의 인접국으로서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크고 작은 불씨들이 잠재해 있다. 어느 순간 어떤 방식으로 그 불씨가 불꽃이 되어 타버릴지 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일제의 만행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변명과 거짓을 늘어놓을 때마다 한류는 휘청거린다. 한류가 그나마 열어 놓은 문화적인 물꼬를 민감한 국가 관계의 불씨가 막아버리는 것.

 

이러한 흐름이 이제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오고 있다. 중국의 한류열풍이 점점 거세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해져 있다.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류 드라마가 자본주의로 촉발된 개인적인 욕망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로 남아있는 중국이 왜 한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가를 잘 말해준다.

 

이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는 물론이고 일본, 베트남과도 지역적인 분쟁을 거듭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중국과 관계를 맺어온 인접국들은 모두 민감하게 중국의 움직임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벌어진 베트남과의 분쟁에서는 베트남 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긴급하게 본토로 돌아갔을 만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언제든 동북공정의 문제는 인접국에게 잠재된 위험으로 감지된다는 점이다.

 

한편에서는 특별기획전을 열고 연일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들을 통해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수에 표기된 지명만으로도 민감하게 동북공정논란이 터져 나오는 것이 지금 중국의 한류 열풍이 가진 양면성이다. 물론 분쟁을 그나마 대화로 끌고 갈 수 있는 물꼬를 만드는 건 문화지만, 문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떤 한계가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중요한 건 이 사안들을 국가 대 국가의 대결구도로 끌고 가기보다는 각각의 사안으로 분리해 접근하는 것일 게다. 그것이 중국의 한류 열풍을 이어가면서도 그 위험스런 동북공정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