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못친소’, 외모 소재도 불편하지 않은 까닭
MBC <무한도전>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시즌2가 시작됐다. 최종 라인업에 오른 ‘못친소’ 친구들의 면면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우현과 이봉주, 김희원, 김태진 등등 그들은 결코 인정하지 않는 ‘못생겼다’는 말에 발끈하거나 전혀 이해하기 어렵다는 얼굴만으로도 이 아이템은 명불허전의 웃음을 줬다.
'무한도전(사진출처 MBC)'
사실 외모를 대놓고 아이템으로 세운다는 것은 분명 웃음을 담보하지만 그만큼 불편함을 주기도 하는 일이다. 그 많은 개그 프로그램들의 고정 아이템으로 외모 개그가 자리하고 있지만 또한 논란 역시 만만찮게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 역시 외형적으로 보면 마치 ‘외모지상주의’를 대놓고 부르짖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즉 ‘누가 더 못 생겼나’를 두고 경쟁적으로 순위를 매기고 그것으로 웃음을 주는 것이 이 특집의 분명한 재미 요소라는 건 부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못친소’ 특집에는 기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코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존재한다. 이상하게도 이들은 못생겼다는 얘기를 그토록 반복하면서 하는데도 불구하고 별로 기분이 나빠지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기분 좋은 웃음을 던진다는 사실이다.
물론 짐짓 “왜 내가 못생겨?”하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것은 진심 기분 나빠서 하는 대꾸라기보다는 그것이 웃기기 때문에 하는 리액션으로 보인다. 도대체 무엇이 똑같이 외모를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친소’ 특집은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거기에는 다른 외모 개그에는 없는 요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발성이다. 즉 외모 개그가 불편함을 주는 건 누군가에게 외모를 지적받았을 때지만, ‘못친소’는 스스로 결정해 이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물론 거부하는 이들은 참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건 외모가 아니더라도 다른 매력이 충분히 스스로에게 있음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 자발성은 마치 이런 말을 건네는 것처럼 보여진다. 외모?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데?
실제로 ‘못친소’를 보다보면 이들의 외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질 정도로 거기 참가한 이들의 새로운 매력들을 발견하게 된다. 4년 전 참가했던 조정치가 조금은 어눌하지만 그만이 가진 개성과 매력을 한껏 보여줬던 것을 떠올려보라. 또 ‘못친소’ 시즌1의 무장공비 비주얼 최강자 1위로 꼽혔던 김범수, 또 의외의 귀요미 매력이 철철 넘쳤던 고창석은 또 어떻고.
이번 ‘못친소’에 참여한 데프콘, 조세호, 지석진, 김수용, 바비, 우현, 김희원, 변진섭, 이봉주, 하상욱, 이천수, 김태진은 하나 같이 자기만의 독특한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다. 마라톤의 영웅 이봉주,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 엄청난 팬들을 갖고 있는 시인 하상욱, 대체 불가 악역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는 김희원, 발라드 가수로서 레전드가 된 변진섭 등등. 이들의 면면은 외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반어적으로 알려준다.
그래서 ‘못친소’가 보여주려는 건 외모지상주의의 정반대 메시지다. 완벽한 얼굴은 아니어도 그것이 저마다의 개성이 되고 또 그 개성이 오히려 매력적이라는 걸 이 특집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것이 똑같은 외모 소재라도 <무한도전> ‘못친소’가 불편함을 주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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