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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라온마' 명성 걸맞은 완벽 엔딩, 정경호·박성웅 다시 돌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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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온 마스’의 특별한 해피엔딩, 시즌2도 가나요?

역시 엔딩도 <라이프 온 마스>다웠다.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함께 공존하는 마무리. 의식을 찾고 현실로 돌아왔던 한태주(정경호)는 내내 무의식 속 코마상태에서 만났던 1988년 동료들을 구해내지 못하고 왔다는 것을 후회했다. 그래서 그는 다시 무의식을 향해 달려갔다. 그것은 건물 옥상에서 저편으로 뛰어버리는 것을 뜻하는 것이지만, 조폭들에 둘러싸여 맞아죽을 위기에 몰린 동료들을 구하러 가는 길이기도 했다. 

그렇게 1988년으로 돌아간 한태주는 결국 동료들을 구했고, 그들과 계속 그 곳에 남아있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여전히 의식 저편에서 날아오는 목소리들이 있었고, ‘서울 전출명령’이 내려지면서 그것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말에 한태주는 잠시 망설였지만, 마치 자신이 만든 또 다른 분신처럼 등장한 의사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리는 건가요?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한태주씨가 웃으면서 살아가는 곳이 바로 현실이에요.” 결국 그는 의식 저편에서 날아오는 목소리들을 무시했고 강력3반 동료들과 계속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그 곳이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두 개의 시간을 오가는 설정의 장르물들이 꽤 많이 등장했지만, <라이프 온 마스>는 타임리프 판타지가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는 독특한 설정의 장르물이었다. 사고로 의식을 잃은 동안 무의식 속에서 1988년을 겪게 되었던 것. 하지만 이 드라마가 특별한 건 그 무의식을 그저 빠져나와야 할 망상으로 치부한 게 아니라, 그 곳에 머물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1988년에서 만난 강동철(박성웅), 이용기(오대환), 조남식(노종현) 그리고 윤나영(고아성)이 한태주를 의식이 아닌 무의식 속으로 끌어들인 장본인들이었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지만 그래도 그 누구보다 의리와 정이 넘치는 강동철은 마치 형처럼 한태주를 챙겼고, 늘 투덜대며 명령조차 무시하곤 했던 이용기는 한태주에게 술을 따라주며 풀어진 마음을 드러냈다. 경찰보다는 미스 윤이라 더 많이 불리며 커피 타는 일을 더 많이 했던 윤나영은 자신을 유일하게 인정해줬던 한태주가 마음을 조금 열자 반색하는 얼굴이었다. 

그들이 있어 이 드라마의 의식보다 더 끌리는 무의식의 이야기가 가능했다. 물론 <라이프 온 마스>는 수사 장르물로서의 결을 보여준 드라마지만, 또한 별 감흥이 없는 의식세계와 행복감을 주었던 무의식 세계 사이에서 한태주가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를 통해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드라마는 웃지 않고 무표정하게 살아가는 삶이 코마에 빠져 행복감을 느끼는 삶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니 말이다. 

워낙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들이 쏟아졌기 때문일까. <라이프 온 마스>는 시즌2에 대한 암시를 에필로그 속에 담아 두었다. 1988년으로 돌아간 한태주가 강력3반 동료들과 사건현장을 향해 떠나는 장면과 함께 에필로그는 죽은 줄만 알았던 김현석(곽정욱)의 전화를 받는 모습을 담았다.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리메이크 작품이었지만 원작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라이프 온 마스>는 우리 식의 해석들이 참신하게 채워졌던 드라마다. 리메이크라면 응당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 대본과 연출의 완성도가 돋보였고, 무엇보다 정경호, 박성웅을 위시해 오대환, 고아성 같은 배우들의 호연이 몰입감을 높였다. 이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두 함께 시즌2로 돌아올 수 있기를.(사진:O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