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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맛남의 광장', 코로나19 속 빛난 백종원의 지혜로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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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남의 광장’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음의 거리 좁히기

 

코로나19로 방송가가 모두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SBS <맛남의 광장> 같은 프로그램이 받는 영향을 더더욱 커 보인다. 그 영향은 이 프로그램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제목에 담긴 ‘만남’, ‘광장’ 같은 의미들은 소외된 농가들을 돕겠다는 좋은 취지를 담은 것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프로그램이 애초의 연출방식을 추구할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진도편을 보면 안타깝게도 파밭을 통째로 갈아엎는 장면이 등장할 정도로 농민들의 어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는 걸 실감하게 한다. 파 가격이 폭락한 데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까지 좋지 않은 상황. 그래서 이런 시기에 오히려 <맛남의 광장> 같은 프로그램이 더더욱 필요하다는 게 느껴졌다.

 

<맛남의 광장>은 휴게소 같은 광장에서 일반 손님들을 통해 보여주던 먹방 대신 지역 농어민분들을 초대해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요리들을 선보이는 조촐한 ‘시식회’로 연출 방향을 틀었다. 그것은 시식회의 성격도 있지만, 고생하시는 지역 농어민분들을 위한 한끼 대접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일반 손님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휴게소 같은 광장에서 북적대며 백종원과 출연자들이 고안해낸 신 메뉴를 먹어보고 보여주는 리액션은 어쩌면 이 프로그램이 가진 중요한 재미요소 중 하나였을 게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면서 오히려 더 집중되는 건 신 메뉴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대파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아낌없이 대파를 써서 만든 음식들은 백종원 특유의 레시피가 그러하듯이 집에서 해먹고 싶을 만큼 손쉬우면서도 맛있어 보였다. 특히 파 한 단을 거의 다 넣고 끓여낸 파개장은 고추양념을 따로 만들어 놓아 아이들도 즐길 수 있을 맑은 국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고기가 들어가긴 하지만 고기보다 파가 주가 되는 파개장이었다. 그 파개장에 출연자들은 ‘진도 대파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송가인이 즉석에서 쓱쓱 비벼 만들어낸 봄동 겉절이는 대파국과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반찬이 됐고, 파를 얹어 구워낸 대파 파이 파스츄리가 애피타이저로 그리고 양세형이 개발한 파를 얹은 파게트 빵이 후식으로 갖춰지면서 시식회는 제대로 된 코스 정찬이 될 수 있었다.

 

<맛남의 광장>은 아마도 앞으로 한 동안 애초 기획했던 휴게소 같은 광장에서의 대규모 인파들과의 만남은 피할 수밖에 없을 게다. 하지만 그렇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동시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들을 위한 방송을 통한 ‘만남’은 더더욱 가치가 있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만남은 어렵겠지만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식재료들을 이용한 신 메뉴를 방송을 통해 보급하는 일은 요즘처럼 집밥 요리가 늘 수밖에 없는 시국에는 더 유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