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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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재석의 신묘한 사업수완, 이래서 신박기획이로구나

D.H.Jung 2020. 11. 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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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환불원정대의 뮤비를 보면 신박기획의 신박함이 보인다

 

도대체 이 신박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 뮤직비디오 촬영은 폐공장의 살풍경한 배경에서 이뤄졌지만 그 결과물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인 찬스를 써 후배 홍원기 감독은 물론이고 동문 스태프들을 동원한 지미유(유재석)는 제작비로 단돈 1,000만 원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화보촬영도 수행해내는 놀라운 과정을 보여줬다.

 

홍원기 감독은 서태지는 물론이고 BTS와도 작업한 베테랑 뮤직비디오 감독이다. 그런 그가 환불원정대의 뮤직비디오를 이렇게 저비용으로 덥석 맡게 된 건 다름 아닌 지미유의 힘이 컸다. 최근 들어 지미유는 넉넉지 않은 신박기획의 대표로서 환불원정대와 작업하며 그 부족함을 자신의 관계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만옥(엄정화)의 보컬 트레이너로 친한 후배인 노영주를 소개해줬고, 사비를 들여 10회 분 코치 비용까지 지불한 지미유였다. 이를 통해 만옥은 갑상샘암 수술 후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힘겨워했던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Don't touch me'의 음원 녹음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툭지훈'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블랙아이드 필승 라도 역시 지미유가 친분으로 엮어 'Don't touch me'라는 곡을 만들어내게 됐고, 거기에 얹어진 안무는 역시 지미유가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인연을 맺은 세계적인 댄서 올레디 아이키가 맡았다. 뮤직비디오 촬영과 더불어 하게 된 화보촬영에는 신박기획의 매니저인 스봉(정재형)과 친분이 있는 베테랑 패션잡지 편집장 이혜주가 참여했다.

 

이렇게 보면 <놀면 뭐하니?>에서 지미유가 이끄는 신박기획의 프로젝트는 가까운 지인들의 십시일반(?)으로 저비용이 가능하면서도, 그들이 모두 각 분야에서 베테랑이라는 점 때문에 높은 완성도 또한 가져갈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미유의 프로젝트에 이처럼 각계의 베테랑이 저비용에도 모여드는 이유는 뭘까.

 

그건 당연하게도 지금껏 <놀면 뭐하니?>가 시도해온 프로젝트들의 성과가 이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는데다, 동시에 그 프로젝트가 기부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선뜻 참여하게 되는 충분한 명분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환불원정대라는 프로젝트를 위해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같은 저마다 자신들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들이 기꺼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건 저비용이라도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그 여유가 없는 부분을 자신들의 기량으로 충분히 채워 넣는다는 사실이다. 환불원정대 'Don't touch me'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폐공장의 스산한 분위기를 오히려 분위기 있게 연출해내는 감독의 센스와 단 몇 번의 슛으로 척척 연기를 해내는 환불원정대 멤버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들이 저비용이라는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클로즈업된 얼굴 표정과 저마다 어울리는 색깔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영상미는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다.

 

이제 <놀면 뭐하니?>가 꾸려놓은 지미유의 신박기획은 그래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면서도 이들만이 가능할 결과물들을 내놓는 신박함을 앞으로도 계속 보여주지 않을까. 각 분야의 베테랑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참여하고픈 '신박한 과정들'과 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