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환불원정대를 통해 화사의 진가 더욱 빛난다는 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가 <쇼! 음악중심>을 통해 'Don't touch me'의 첫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곡을 녹음하고 곡에 맞는 의상을 결정하고 또 함께 하는 그룹으로서 안무까지 맞춰 맹연습을 해 준비한 무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그리고 실비(화사)가 함께 선보이는 첫 무대라는 점은 이들조차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놀면 뭐하니?>가 보여준 환불원정대의 그 과정들은 저마다 이 무대가 가진 의미가 남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만옥은 갑상샘암 수술 후 마음대로 소리를 낼 수 없다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의 응원과 신박기획 지미유(유재석)가 연결해 도와준 보컬 트레이너를 통해 제 목소리로 녹음을 할 수 있었다.
천옥으로서는 만옥과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였다. 힘들 때마다 만옥을 롤모델로 삼아 용기를 얻곤 했다던 천옥. 그래서 환불원정대의 리더를 맡아 팀을 이끌어온 만옥이었다. 무대를 마치고 나서 "너무 행복하다"며 눈물을 보이는 만옥 때문에 모두가 눈물바다가 됐을 때도 애써 참던 천옥은 대기실에 들어가자 만옥을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이 무대가 그에게는 큰 의미였던 것.
은비는 천옥과 만옥 그리고 실비와 함께 무대를 맞춘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마도 솔로 가수로서 늘 혼자 섰던 무대였고, 센 이미지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은비였지만, 환불원정대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 언니들 잘 챙기는 동생이었다. 그러니 어렵게 환불원정대에서 그룹 안무를 소화하면서 제 목소리를 낸 것이 그에게는 좋은 시간이 됐을 수밖에.
하지만 이 언니들 틈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실비의 가치와 남다른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막내라 언니들 사랑을 독차지 했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나 혼자 산다>의 화사와는 달리 언니들 속에서는 다소곳한 모습이었다. 물론 녹음에 들어가거나 춤을 추거나 카메라 앞에서 가수로 돌아갈 때는 화사 특유의 강렬한 포스를 드러냈지만.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는 실비는 이번 환불원정대를 통해 그가 얼마나 독보적인 뮤지션인가를 보여줬다. 녹음실에서 그저 툭툭 던져내는 노래만으로도 그걸 듣는 툭지훈 라도와 지미유의 감탄사를 유발할 정도였다. 심지어 짜장면을 먹으며 감상 모드로 녹음을 할 정도로 알아서 척척 해내는 클래스라니. 실비의 독보적인 보이스는 'Don't touch me'의 굵직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내는데 그 자체로 큰 역할을 해냈다.
게다가 안무를 할 때 보이는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거침없는 동작은 환불원정대 특유의 '세지만 멋진' 걸 크러시를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다. 예능적인 측면에 있어서 실비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었지만,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는 제 역할을 200% 소화해냄으로서 환불원정대가 가진 독특한 색깔의 밑그림을 채워 넣어줬다.
그래서 아마도 이번 환불원정대를 보면서 실비로 분한 마마무의 화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그 털털한 면모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대단하다는 걸 느낀 분들이 적지 않을 게다. 어떤 곡도 안무도 씹어 먹어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 보여주는 막내 실비를 통해 어쩌면 마마무라는 걸 그룹의 진가를 새삼 느끼게 됐을 수도.(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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