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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윤스테이'에 박새로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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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스테이', 윤사장님도 인정한 박서준 묵묵히 일하는 그가 있어

 

"어머 서준이는 너무 열심히 일한다. 너 그냥 이 집 너 줄게. 네가 알아서 해." tvN 예능 <윤스테이>에서 윤여정 사장님(?)은 박서준이 알아서 부각을 만들고, 닭강정 초벌 튀김을 하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 말한다. 그러자 박서준은 자신은 경영을 모른다며, 그냥 기름 냄새가 좋다는 말로 그 칭찬을 농담으로 받아 넘긴다.

 

사실 <윤스테이>에서 박서준은 주목도가 그리 높지 않다. 다른 출연자들이 워낙 드러나는 존재감을 갖고 있어서다. 윤여정은 대표답게 오는 손님들을 맞고, 저녁 식사 자리에 메뉴를 받으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도드라진다. 특히 외국인 손님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외우려 애쓰는 모습은 그 자체로 훈훈한 분위기와 감동을 준다. 녹색기후기금에서 일하고 있는 다국적 단체 손님들은 그래서 어느덧 윤여정을 "엄마"라고 부르게 됐다. 그만큼 친숙하게 된 것.

 

최우식은 스스로 '인턴'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하는 일이 워낙 많은데도 척척 해내고, 특히 손님들과의 소통은 "타고 났다"고 말할 정도로 잘 한다. 부사장 이서진은 특유의 경영능력과 손님 응대, 특히 외국인들에게 "잘 생긴" 외모로 주목받는다. "가장 잘 생긴 왕"이라고도 하고 "조지 클루니" 같은 인물과 비교되기도 한다. 정유미는 메인셰프라 그다지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내놓은 요리 자체가 그의 존재감을 만든다.

 

박서준 역시 정유미와 함께 주방을 맡고는 있지만 메인셰프 뒤쪽에 서 있어 상대적으로 존재가 잘 드러나지는 않는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그를 잘 들여다보면, 그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을 정도로 척척 돌아가는 주방의 '에너자이저'가 따로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애초 손으로 직접 고기를 다져서 내놨던(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갈아서 쓰긴 했지만) 떡갈비는 다지고 찰지게 만들어 뭉친 후, 오븐에서 일차 초벌(그것도 돌려가며)을 한 후 다시 숯불로 불향까지 입혀내 내놓는 음식이었다.

 

그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묵묵히 해나가는 박서준은 차츰 손님이 밀려들 것을 예상하고 미리미리 다른 요리들도 준비하는 모습으로까지 진화해간다. 미리 튀겨놓을 건 튀겨 놓고, 반찬 세팅부터 최우식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서빙까지 돕는다. 한창 정신없이 요리를 하는 와중에 객실 안내가 필요한 손님들을 위해 직접 가방을 들어 객실까지 안내해주는 모습은 윤여정이 왜 그에게 "이 집 준다"는 농담 섞인 칭찬을 했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손님들 중에는 그가 바로 그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이들도 있지만, 그는 그런 내색을 하기보다는 자기 앞에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하는 모습으로 <윤스테이>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동력 역할을 한다. 사실 저녁 시간대의 식사 대접이 가장 메인일 수밖에 없는 <윤스테이>가 한꺼번에 11명이 몰려와도 척척 돌아가는 데는 그 같은 '일꾼'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윤스테이>는 대단히 새로운 일이 벌어지진 않지만, 한 번 보면 계속 흐뭇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마력의 힘이 있다. 그것은 찾아온 손님들이 있고, 그 손님들을 정성을 다해 대접하는 마음이 있으며, 그것이 서로 언어나 국적이 달라도 통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어서다. 그래서 그 대접을 하는 윤여정부터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의 따뜻한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묵묵히 정유미를 도와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동생 최우식의 일들을 돕고, 남는 음식으로 스텝들까지 챙기는 박서준은 <윤스테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참 많은 일들이 벌어졌어도 흔들리지 않고 '단밤포차'를 이끌던 박새로이의 든든함이 <윤스테이>의 그에게서도 고스란히 느껴지고 있으니.(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