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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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는 주몽보다 황진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10. 13:33
여성적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황진이 과거에 흔히 카리스마를 말하면 우리는 남성을 떠올리곤 했다. 그런데 이제 그건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KBS 드라마 ‘황진이’가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그 어떤 남성들의 그것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칼만 든다고 카리스마가 생기는 건 아니다 ‘황진이’는 전개상 세 단계의 변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첫째, 첫사랑과 그 실패를 겪는 황진이, 둘째 그로 인해 세상에 독을 품는 황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독이 세월에 녹아 한 커다란 인간으로 거듭나는 황진이가 그것이다. 지금 두 번째 단계를 지나고 있는 황진이에게서 그 카리스마가 물씬 풍겨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단계적인 변화의 원인으로 볼 때, 그녀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의 원천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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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그 아름다움의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9. 11:38
인간의 길을 알고자 했노라 사극 전성시대에 홍일점처럼 빛을 발하는 드라마가 ‘황진이’다. 칼과 화살이 날아다니고 성벽을 오르는 군사들과 그걸 저지하려는 군사들간의 피 바람이 부는 사극의 현장에서, 오색이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화려한 한복에 나풀나풀 돌아가는 춤사위, 입만 열면 달콤한 향내가 날 것 같은 풋풋한 연인들의 부드러움으로 등장한 ‘황진이’가 눈에 띄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런데 단지 그 남성적인 사극과 여성적인 사극이라는 이분법에 의해 ‘황진이’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일까. 그 속에는 무언가 다른 아름다움의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역사가 발견한 현대여성 혹은 한 인간 이것은 수많은 남정네들을 갈아치운 ‘색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한에 사무쳐 남정네들을 자신의 치맛폭에 쥐락펴락하며 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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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없는 영화, 성공 어렵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11. 8. 20:01
원작을 부숴야 리메이크가 산다 최근 들어 대중문화에 국적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영화계에서 제작되고 있는 컨텐츠들은 국경을 넘어서는 원작들로 가득하다. 먼저 ‘올드 보이’는 일본만화가 원작이지만 칸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안겨주었고 이 영화는 지금 헐리우드 메이저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쳐스가 리메이크 중이다. 우리네 ‘시월애’는 ‘레이크 하우스’란 이름으로 리메이크 되어 역수입되었고, 일본 Y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은 우리나라에서 ‘내 머릿속의 지우개’로 리메이크 되어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되었다. 또한 같은 원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나란히 영화화된 ‘플라이 대디’를 기점으로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 국내에서 영화화됐고, 앞으로도 일본의 드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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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속 영웅의 부모들, 누가 더 강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11. 8. 13:13
고구려 사극의 영웅 뒤에 등장하는 그 부모들 피는 물보다 진하다. 사극 속에 등장하는 영웅의 뒤에는 영웅을 키워낸 부모가 있고, 그 부모의 희생이 있다. 최근 고구려 사극 트로이카 시대를 열고 있는 고구려 사극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는 ‘부모, 가족 코드’가 시청자들의 피를 끓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 상에 등장하는 이들 부모들은 모두 똑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모의 존재감은 각각 다르게 느껴진다. 이들 사극들은 영웅의 부모들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다 사극 속에 등장하는 영웅의 가족들은 모두 해체되어 있다. 주몽과 해모수, 그리고 유화부인이 그랬고, 연개소문과 연태조가 그랬으며, 대조영과 대중상, 그리고 달기가 그랬다.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