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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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네모난 세상

'오딘의 눈', 불량정보 시대의 바른 눈 될까

D.H.Jung 2011. 2. 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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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홍수시대, '오딘의 눈'이 가진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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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홍수시대, 이제 정보는 바로 우리 손 안으로까지 들어왔다. 궁금한 건 휴대폰 검색창에 키워드 몇 개를 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는 그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느 누구에게 의해서건 올려지는 정보들은 바로 그 간편함 때문에 오히려 문제를 만든다. 이제는 그 진위를 알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실제로 진위도 파악할 수 없는 소문이 마치 진실처럼 오도되어 한 사람의 삶 자체를 파괴하는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세상이다. 그러니 현대인들의 정보에 대한 민감함은 그 어느 때보다 높지 않을 수가 없다.

기존 정보 프로그램들이 호기심 해결이라는 차원에 머물러 있었다면, '오딘의 눈'은 한 차원 더 나아가 그 정보의 진위를 가린다. 우리가 흔히 부르던 '독도는 우리 땅'의 가사 중,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에는 독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은 흥미로우면서도 대단히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의 진정성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세종실록지리지'의 다른 페이지에 존재하는 독도에 대한 언급을 찾아내고, 그럼에도 왜 굳이 '50페이지'라고 했는가에 대해 작사가에게 묻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을 검증하는 코너 역시 흥미롭다. 그 코너를 통해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라는 말이 사실은 허구이고, 술 마시기 전에 마시는 우유가 실제로도 숙취에 좋으며, 또 익지 않은 돼지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으면 고기에 있는 균을 섭취할 수 있어 자칫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정보들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잡아끈다. 또 누구나 민감하게 생각하는 잘못된 다이어트 정보들, 예를 들면 강하게 주무르거나, 매운 음식을 먹거나, 랩을 감싼다고 해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실제 다이어트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정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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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오딘의 눈'이라는 정보 프로그램이 예능 토크쇼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식이라는 교양적인 부분과 웃음이라는 예능적인 부분이 토크쇼 형식 속에 잘 녹아 있는 것은 '오딘의 눈'만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 양면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김구라, 유세윤, 김신영, 박휘순으로 이루어진 MC들의 조합이 눈에 띈다. 이들은 정보에 대한 네 가지 태도와 접근방식을 각각 개성 있게 보여주고 있다. 김구라가 거침없는 농담과 진지함을 오가며 어떤 강한 토크쇼의 힘을 부여한다면, 유세윤은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시선을 농담으로 풀어낸다. 몸 개그에서부터 성대모사까지 구사하면서 일상생활 속의 정보들을 김신영이 건드린다면, 어딘지 무식해 보이는 박휘순은 이른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즉 정보에 대한 네 가지 색깔의 접근방식을 MC들 특유의 웃음으로 접근해주고 있기 때문에 '오딘의 눈'은 교양과 예능의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의 시대에 가장 올바른 눈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사실 방송이다. 방송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매체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는 많아졌지만 올바른 정보의 선별은 더 어려워졌다. '오딘의 눈'이 그 역할을 해준다면 '세상의 창'으로서 그것은 방송이 응당해야할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 재미까지 선사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 일이고. 불량정보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래서 '오딘의 눈'은 어떤 필터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자신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정보 바로잡기가 가진 큰 가치를 이해하고, 좀 더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지식토크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