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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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청강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D.H.Jung 2011. 12. 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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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 과연 오디션의 한계를 넘을까

'위대한탄생'(사진출처:MBC)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인 백청강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강원도 관광홍보대사에 위촉되고 자잘한 행사무대에 종종 서고 있지만 그를 방송에서 발견하는 건 어렵다. 그나마 '위대한 탄생'이 배출한 가수들 중 권리세나 데이비드오는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췄지만 다른 가수들은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이태권은 거의 방송 존재감이 없고, 그나마 미라클맨 손진영은 '빛과 그림자'라는 드라마에서 노래가 아닌 연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스타K' 역시 배출된 가수들의 방송진입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허각이나 장재인이 그나마 간신히 KBS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지만 타 방송사 출연은 여전히 장벽이다. 장재인은 키위엔터테인먼트로 소속되어 작곡가 김형석과 한솥밥을 먹고 있지만 역시 방송 활동은 뜸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심지어 '슈퍼스타K' 심사위원이었던 이승철은 장재인이 '못 뜬' 이유로 프로듀싱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이 지적이 적절했다 여겨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특정 방송사의 오디션이 배출한 가수들의 향후 활동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디션이 배출한 가수가 거대 기획사에 소속된다면 어떨까. 많은 이들은 거대 기획사라면 뭔가 다를 것이라 여긴다. 그들은 확실히 방송에 힘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힘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K팝스타'가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는 건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양현석과 박진영 그리고 보아가 각 거대 기획사의 대표로서 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성공가능성'에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우승자가 된다고 해도 거기서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는 반면, 'K팝스타'는 다르다. 우승을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기획사를 바로 선택할 수 있다.

게다가 기획사의 관례대로라면 일정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야 하지만 'K팝스타'의 우승자는 '즉시' 데뷔할 수 있다는 특전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생각처럼 쉬운 일일까. 이것은 '슈퍼스타K2'가 발굴한 가장 끼 있는 가수 강승윤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면서 강승윤은 'YG 연습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아직 부족하다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과 그래서 좀 더 자기 색깔을 벼리겠다는 의지가 이 파격적인 타이틀에 덧붙여졌지만, 어찌 보면 이것 역시 당장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을 말해주는 건 아니었을까.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연습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이더스' OST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출연하고 있다.

'K팝스타'(사진출처:SBS)

즉 'K팝스타'가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운 것처럼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정 한 방송사가 주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한 가수들에 대한 타 방송사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따라서 'K팝스타'처럼 기획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를 배출하는 것은 기획사 입장에서도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 셈이다. 즉 각 기획사 오디션에서 뽑혀져 연습생 과정을 거치고 데뷔한 가수들은 여러 방송사의 출연에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반면, 'K팝스타'처럼 한 방송사에서 뽑힌 가수는 이후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보다 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거대기획사의 참여가 가능했을 것이다. 즉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다. 확실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수 양성 시스템은 기존 거대 기획사들의 양성 시스템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속도도 빠르다. 허각이나 울랄라세션이 그렇듯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치면 이미 기성가수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이것은 기획사들 입장에서도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가수활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송 출연의 기회가 발목을 잡을 뿐이다. 만일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시스템 활용은 어쩌면 앞으로의 기획사 오디션의 대안이 될 가능성도 높다.

'K팝스타'가 주목되는 건 그 때문이다. 거대 기획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그들은 아주 현실적인 이득들을 참가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K팝스타'는 과연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부딪치는 고질적인 방송사들 간의 알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기획사가 일방향적으로 배출한 스타에 대중들이 호응해주던 시대는 점점 저물고 있다. 대신 대중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 스타를 원한다. 이런 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스타 양성 시스템은 분명 의미가 있다. 이런 상황에 방송사들도 이제는 문호를 열 필요가 있지 않을까. 'K팝스타'가 그 벽을 허물어낼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 손으로 뽑아 세계가 열광하는 진정한 K팝스타를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