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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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한 물 갔다? 'K팝스타2'는 달랐다

D.H.Jung 2012. 11. 2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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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2>, 대중들의 기대 채워준 까닭

 

<K팝스타2>의 첫 무대는 약 1660만 조회수를 기록한 자타공인 유튜브 스타 제니석의 탈락이었다. 지난 시즌1의 top10이 이구동성으로 우승후보로 지목한 인물. 하지만 그녀의 노래에 대해서 박진영은 “노래로는 스킬이나 테크닉이 부족한 게 아니”지만, “자기만의 색깔? 자기 목소리로 무슨 말을 하려는 그 느낌”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K팝스타2>가 다른 오디션과 다른 점을 말했다. “노래를 못하더라도 자기만의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그걸 우리가 보고 나머지는 저희가 힘을 합쳐서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게 다른 오디션 프로와 다른 점이에요.”

 

'K팝스타'(사진출처:SBS)

양현석 역시 제니석이 노래는 너무 잘하지만 “처음과 중간과 끝이 다 똑같다”며 기승전결이 없어 지루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그 역시 제니석의 노래가 “아마도 유튜브 스타일일지는 모르겠지만 K팝스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두 번째 나온 김우진 역시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경력을 가졌지만 “너무 일관적으로 단순한 창법”이고 “너무 노래를 하려고 하는 꾸밈”이 있으며 심지어 “노래대회를 나가다 보니까 노래대회용 노래를 부르게 된 것 같다”는 혹평을 듣고는 탈락했다.

 

백아연과 비슷한 음색을 가진 문희원, 아델 노래를 부른 한상희, 허스키하고 소울풀한 목소리를 가진 김명주는 모두 지난 시즌 top3(박지민, 이하이, 백아연)와 비교되면서 탈락하게 되었다. 여기에 대해서 보아는 탈락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너무 시즌1 top3와 비교해서 참가자들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저희가 찾는 건 제2의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이 아니에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그래서 그 색깔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을 찾느라 조금 많이 탈락하신 거 같아요.”

 

<K팝스타2>가 처음 보여준 것은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여타의 오디션과 어떻게 다른가 하는 점이다. 심사위원들이 제니석이 탈락할 때 일관적으로 얘기한 것처럼 <K팝스타>는 가창력만 좋은 가수를 뽑는 오디션이 아니다. 노래는 좀 못해도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원석을 찾는 게 <K팝스타>만의 다른 점이라는 것. 이것은 작금의 오디션 난립의 환경 속에서 <K팝스타>가 정확히 읽어낸 대중들의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들은 이제 가창력에 지쳐버렸다. 기성가수들에게도 찾아볼 수 없는 무언가 색다르고 개성적인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진 이들을 찾는다는 것. 이것이 바로 대중들이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에 원하는 것이라는 걸, <K팝스타2>는 정확히 읽은 것이다.

 

여기에 <K팝스타2>는 시즌1과의 선도 확실히 그어버렸다.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으로 기억되는 시즌1. 하지만 그들과 비슷한 창법이나 스타일을 가진 참가자들은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 역시 시즌1을 경험한 후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아니 이게 애매한 게 뭐냐면 시즌1때는 그게 충격적이었고 신선했는데 시즌2때는 우리도 눈이 높아져 버리니까 어려워.” 보아가 끝없는 탈락의 연속 속에서 넋두리처럼 던진 이 말 속에는 대중정서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 시즌1보다 높아진 눈은 대중들도 마찬가지다. 심사위원과 대중의 눈높이가 맞춰지는 이 부분에서 시즌2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열린다.

 

그리고 이어서 보여준 무대들은 그 기대감이 어떻게 실제 참가자들을 통해 보여지는가 하는 점들이다. 싸이의 <챔피언>을 독특한 리듬으로 편곡해서 율동까지 섞어 부른 메롱 소녀 최예근, 박진영을 좋아한다는 감정전달이 뛰어난 감성적인 발라드의 최영수, 파워풀한 보이스에 감미로운 목소리까지 겸비한 곰돌이 푸를 닮은 소울 보컬 윤주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첫 방송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던 남매 천재 어쿠스틱 듀오 악동뮤지션(이수현, 이찬혁). 특히 노래가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 것인가를 알려준 악동뮤지션의 자작곡 <다리꼬지마>는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를 정확히 보여주었다.

 

양현석은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빌어서 이렇게 표현했다. “정형화된 가수들을 대중들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난립한 오디션 프로그램들 속에서 오디션 트렌드는 한 물 갔다는 통념을 깨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물론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매력과 개성을 먼저 찾는 <K팝스타2>는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새로운 기대감을 다시 채워주었다. <K팝스타2>는 확실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