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코리아2>의 차별성, 인재가 모이는 이유
도대체 어디서 이런 인재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걸까.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기면서 가장 걱정되는 일은 계속해서 그만한 인재들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일 게다. 하지만 <보이스코리아2>를 보면 그건 기우라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즌1에 이어 시즌2 첫 회에서부터 <보이스코리아2>는 확실한 개성의 매력적인 보컬리스트들을 보여주었다.
'보이스코리아2'(사진출처:Mnet)
첫 무대를 장식한 이재원은 지난해 <보이스코리아> 우승자인 손승연의 고등학교 후배로 17세의 최연소 참가자이기도 하다. ‘소울마스터’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이재원은 윤상의 ‘넌 쉽게 말했지만’을 자신만의 소울풀한 목소리로 해석해냈다. 그 나이라면 응당 아이돌 그룹을 꿈꾸기 마련이겠지만 자신은 보컬리스트가 꿈이라는 이재원은 <보이스코리아>라는 오디션의 존재 이유를 잘 보여주었다. 아이돌이 아닌 보컬리스트. 아마도 이 지점은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보이스코리아>의 가장 큰 차별성일 것이다.
아쉽게 아무 코치의 턴도 받지 못하고 탈락한 사필성은 <보이스코리아>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길에게 이렇게 답변했다. “음악 쪽으로 걸어온 지 10년이 넘었어요. 내가 살아가야 될 길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살아왔는데 한번은 조금 따뜻한 조명 밑에 서보고 싶어서...” 부산에서 버스킹을 하며 지내온 사필성의 이 이야기는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하는 <보이스코리아>가 어떻게 거기에 딱 맞는 인재들을 계속 끌어 모으는 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편 당구를 잘 치고 털털한 매력을 가진 경복궁 쟈넷 리(?)로 불리는 이시몬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코러스로 패티김의 ‘이별’을 새롭게 해석해 불러 첫 올턴의 주인공이 되었다. 백지영 코치는 그녀의 이름에 빗대 “시몬 너는 아느냐 네가 노래를 얼마나 잘 했는지를...”이라고 그를 극찬했다. 작년 <보이스코리아> 출연해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코러스 출신 유성은의 절친이기도 한 이시몬은 이 무대가 코러스 출신들이 그러하듯 절정의 실력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늘 뒤에 서 있던 이들의 기회의 장이라는 걸 보여주었다.
심한 곱슬머리라 아예 머리를 빡빡 밀어버린 윤성호는 164cm의 키에 48킬로의 몸무게로 왜소한 체구만큼 소심한 인물. 어딘지 방송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면모를 보인 그는 하지만 김민기의 ‘새벽길’을 파워풀하게 해석해내는 반전무대로 코치들을 매료시켰다. 백지영은 그의 독특한 목소리를 “변성기 전도 변성기 후도 아닌 독특한 음역대를 갖고 있어요”라고 말했고, 길은 거기에 맞장구를 치며 “마이클 잭슨이 가진 음역대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45킬로에서 70킬로로 무려 몸무게의 반을 뺀 김민석은 케이윌의 ‘눈물이 뚝뚝’을 불러 백지영 코치의 선택을 받았다. 백지영은 “그 정신상태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라고 격려를 해주었고 신승훈은 “굉장히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단지 저는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아무 무대도 받아주지 않더라구요.”라고 말하는 김민석에게도 오로지 목소리로 승부하는 <보이스코리아>는 각별한 오디션이었을 게다.
특유의 흥을 섞어 김건모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부른 허각과 닮은 꼴로 ‘코가 잘생겨’ 코각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김우현, 가수들도 어렵다는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를 완전한 몰입과 절정의 가창력으로 불러낸 음악가족의 대표주자(?) 이예준, 프라이머리의 ‘씨스루’를 불러 쇼킹한 비주얼과 달리 음악적으로 강렬하고 엣지 있는 모습을 보여준 박의성, 이하이의 보컬트레이너로 들국화의 ‘제발’을 불러 그동안 뒤에서 “부럽고 배 아프기도 했던” 마음을 확 풀어낸 신유미까지. 단지 첫 회지만 <보이스코리아2>는 앞으로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높여놓기에 충분했다.
오디션이 이렇게 많은 데도 또 나올 인재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 <보이스코리아2>는 그 답을 보여주었다. 오디션은 아무리 많아졌다고 해도 확실한 차별성을 가진다면 인재들은 언제나 넘쳐날 수 있다는 것. 아이돌보다는 보컬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코러스나 보컬 트레이너처럼 이미 실력은 갖추었지만 음지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또 외모 같은 이유로 무대에 설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무엇보다 노래 하나에만 집중하며 삶을 살아왔던 이들이라면 그들에게 열려진 무대가 바로 <보이스코리아>라는 걸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오디션은 많지만 인재도 넘쳐난다.
'옛글들 > 명랑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광수는 어떻게 베트남의 장동건이 됐을까 (4) | 2013.02.26 |
---|---|
'무도', 이제 제대로된 도전을 보고 싶다 (11) | 2013.02.25 |
'화신' 김희선, 고현정과는 달랐던 지점 (0) | 2013.02.21 |
'런닝맨'의 유재석, 예능 한류 열 것인가 (1) | 2013.02.19 |
'푸른거탑'식 군대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 (0) | 2013.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