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YG, JYP 논란, 성장통인가 한계인가

연달아 논란에 휘말린 대형 기획사들, 음모론까지

 

국내 가요계는 물론이고 방송계, 나아가 K팝 한류의 선봉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형 기획사들이 최근 연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세금문제에서부터 투자 문제, 소속사 연예인들의 크고 작은 문제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터져 나오고 있는 사건과 논란 속에 SM, YG, JYP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입장발표’를 하는 중이다.

 

'양현석(사진출처:YG엔터테인먼트)'

항간에는 이 갑자기 터져 나온 대형기획사 3사의 논란들에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 한편에서는 지금껏 성장가도를 달려온 이들 기획사들이 그간 앞만 보고 달려오다 놓쳤던 것들이 이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것이 국내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102억 원의 법인세를 추가납부하게 됐다. 한때 해외부동산 및 해외공연수입 등에 대한 역외탈세 의혹이 일었지만 SM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법인세 추가납부로 SM의 세금문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최근 자꾸만 터져 나오는 소속사 연예인들의 이탈이나 열애 보도는 그간 공고했던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균열을 보여주고 있다.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의 이탈은 세계 공략을 위한 한류를 위해 전략적으로 키워온 다국적 아이돌그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팀 구성이 현실적인 문제를 드러냈음을 보여준다. 슈퍼주니어 한경이 팀을 나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크리스가 향후 보여줄 행보와 더해져 하나의 좋지 않은 전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 제3의 크리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소녀시대의 잇따른 열애 보도와 최근 밝혀진 엑소 백현과 소녀시대 태연의 열애 사실은 대형 기획사의 소속 연예인 관리에도 어떤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걸 말해준다. 사실 성장하는 아이돌들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공표되고 그것도 같은 소속사 팀들 간의 일이라면 소속사는 이중의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YG엔터테인먼트는 갑작스레 한 매체에 의해 보도된 투애니원 박봄의 과거 행적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4년 전 박봄 측이 해외 우편으로 마약류 약인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하다 적발됐는데 이를 검찰이 알고도 입건유예로 처벌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생긴 것. 이례적으로 양현석 대표가 직접 나서 마약복용이 아니라 ‘치료용 목적’이었다고 밝혔지만 제기되는 의혹과 후폭풍은 여전하다.

 

이번 박봄 논란 때문에 과거 YG 소속 연예인들의 논란들까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마초 혐의로 기소 유예처리되었던 지드래곤과 사망 교통사고가 무혐의 처분됐던 대성이 2009년 법무부 홍보대사를 역임했다는 사실은 이번 박봄의 입건유예 처리와 맞물려 검찰의 YG편들기 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한 매체에 의해 때 아닌 ‘매각시도설’이 보도되면서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보도내용은 JYP가 YG 측에 인수의사를 타진했다는 것. 하지만 YG측이 유병언 전 회장이 이끄는 구원파와의 연루를 원치 않아 이를 거부했을 거라는 내용이다. JYP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부인하고 언론사와 해당기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실무근이라고 해도 이런 이야기까지 나온 데는 그간 JYP에 제기되어온 방만한 경영에 따른 위기설과 최근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유병언 회장과의 관계가 불씨라고 볼 수 있다. JYP는 잇따른 해외진출의 실패와 영화 같은 콘텐츠 분야 진출의 부진, 게다가 본업인 가요계에서도 과거만한 입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일찌감치 위기설이 나오곤 했다. 결국 이번 보도 논란은 이러한 위기설이 그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SM, YG, JYP. 누가 뭐래도 현재의 K팝 한류를 이끌어온 선봉장들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끝없는 성장에 대한 집중으로 최근 그 매니지먼트와 경영에 있어 그간 잠복되었던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이것은 어쩌면 더 안정적인 성장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일회적인 논란으로 넘기며 이번 기회에 사업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재점검을 하지 않는다면 자칫 한계에 부딪칠 위험성이 있다. 쉼 없이 전방에서 뛰어온 대형기획사들. 지금은 숨고르기를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