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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놀면', 유재석은 판을 깔았고 홍현희는 아낌없이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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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재석이 연 '2021 동거동락', 홍현희가 돋보인 까닭

 

카놀라 유(유재석)가 그간 '예능 유망주'들을 인터뷰하고 섭외해가며 준비해온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2021 동거동락'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설 특집으로 시작한 '2021 동거동락'은 그 복고적인 색채가 명절 분위기와 기묘하게 잘 어울렸다.

 

2000년에 시작해 2002년까지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목표달성! 토요일-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그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걸 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들에게는 '동거동락' 특유의 게임쇼가 갖는 '웃음'이 재미를 줬을 테니 말이다. 특히 잠시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단순하지만 확실한 웃음을 갖고 싶은 설 명절과 이 기획은 잘 맞았다.

 

카놀라 유가 '2021 동거동락'을 하게 된 이유로 밝힌 것처럼, <동거동락>은 유재석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당시 데뷔 10년차 개그맨이었지만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재석이 처음으로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이었고, 이를 계기로 그의 성장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21 동거동락'을 통해서도 확인된 것처럼, 이렇게 여러 출연자들이 나와 각자 소개를 하고 게임을 하며 뒤엉키는 그 과정 속에서 유재석만큼 그들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끄집어내고, 또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 없이 쇼에 참여하게 해주는 진행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를 유느님이라 부르는 건 뭐든 잘 해서지만, 특히 MC로서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토크를 배분하는 그의 능력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유재석은 왜 굳이 '2021 동거동락'을 재개하게 된 걸까. 그는 애초에 김태호 PD와 올해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구 예능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에 대한 희망을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는 탁재훈, 조세호, 나대자(홍현희) 같은 예능 베테랑은 물론이고 래퍼 이영지나 조병규, 김혜윤 같은 예능 유망주가 한 자리에 모였다. 과거의 <동거동락>도 그랬지만 이번 '2021 동거동락' 역시 출연자들의 캐릭터와 매력이 다소 복고적인 게임 속에서 빵빵 터져 나왔다.

 

역시 카놀라 유의 진행 능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출연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를 놓치지 않고 짚어줌으로서 그 캐릭터가 드러나게 해준 것. 그런데 카놀라 유만큼 이번 '2021 동거동락'에서 주목된 인물은 나대자가 아닐 수 없었다. 처음 만나거나 처음 이런 자리에 나와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해 나대자는 몸풀기 코너인 댄스 신고식에서부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망가짐'을 불사했다.

 

꼬리잡기 게임에서도 사자머리 나대자의 맹활약은 돋보였다. 맨 앞에 서서 상대팀의 기를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아낌없이 망가지면서도 다른 출연자들의 매력을 은근히 드러나게 해주려는 배려도 엿보였다. 무엇보다 홍현희가 나대자라는 부캐를 제대로 입고 그 캐릭터에 몰입해서 보여주는 말과 행동들은 그 자체로 이번 프로젝트의 묘미들을 살려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번 '2021 동거동락' 섭외 과정에서 개그맨들의 대모로 출연했을 때도 그들을 위해 아낌없이 발판이 되어주던 나대자였다. 결국 개그맨들이 아니라 자신이 이 프로젝트에 초대되게 되었지만, 그건 어쩌면 그의 이런 남다른 가능성들이 그 과정에서도 엿보였기 때문이었을 게다. '동거동락'. 말 그대로 함께 모여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 과정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발굴하는 일. 카놀라 유가 연 이 무대에서 나대자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말이다.(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