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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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선데이'의 불운, 리얼 예능의 후폭풍

D.H.Jung 2010. 12. 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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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예능 시대, 멤버들의 사적인 문제가 야기하는 것

김성민이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남자의 자격'을 즐겨 시청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차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쉬 끝날 것 같지는 않다. 그간 '남자의 자격'에서 김봉창이라고 불릴 정도로 활발했던 김성민의 잔상이 쉬 사라질 것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리얼 예능을 추구하고 있기에 그 후폭풍도 더 클 수밖에 없다. 김성민의 활발한 모습을 보고 웃었던 시청자들이 기만당한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김성민은 '남자의 자격'이 자리를 잡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다름 아닌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이며, 쉬지 않고 수다를 떨고, 모든 일에 적극적인 모습이 아니었던가.

김성민과 '남자의 자격'은 그만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단지 김성민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에도 큰 차질이 생겼고, 특히 그 프로그램의 다른 멤버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해피선데이'의 잇따른 멤버들의 불미스런 사건들이 연말 시상식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해피선데이'는 KBS 예능은 물론이고 올해 지상파 예능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1박2일'은 MC몽이 병역 기피를 위해 고의로 발치했다는 의혹으로 하차한 상태고, '남자의 자격'은 김성민 사건을 겪게 되었다. 연말 시상식을 해야 하는 방송사측에서도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상식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해피선데이'가 보여주었던 진정성 있는 웃음에 혹여나 흠집이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른바 리얼 예능은 프로그램 바깥에서 멤버들이 겪는 일들이 고스란히 프로그램 속으로 연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해피선데이'의 외적인 불운은 다시 프로그램 자체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성민과 MC몽의 부재는 안타깝게도 이제 한동안 그 사건들을 상기시키게 될 것 같다.

이것은 '해피선데이'의 불운이다. 사실상 '해피선데이'의 잘못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도중에 생긴 불미스런 사건이라면 '해피선데이' 제작진의 책임을 묻겠지만, 이 상황은 프로그램과는 전혀 상관없는 외적인 사건들이다. 누구나 알고 인정하듯이 '해피선데이'의 소재나 기획, 그리고 제작능력은 최고 수준이다.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충분한 재미를 주면서도 그 속에 깊은 의미부여를 통해 감동까지도 전해주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예능 프로그램이 멤버들의 사적인 문제들로 인해 더 이상 큰 타격을 받지 않았으면 싶다.

올해 예능계는 특히 멤버들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해피선데이'의 MC몽과 김성민 이외에도 '라디오스타'의 신정환이 프로그램에 직격탄을 날렸다. 물론 과거에도 사적으로 불미스런 사건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 리얼 예능의 시대를 맞아 그 후폭풍은 더 세졌다. 그만큼 리얼 예능에서의 멤버 선정에 있어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면들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모쪼록 '해피선데이'가 불운을 빨리 딛고 일어나 주말 저녁의 건강한 웃음을 챙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