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우결', 그들은 왜 노래를 할까 본문

옛글들/명랑TV

'우결', 그들은 왜 노래를 할까

D.H.Jung 2010. 12. 12. 09:41
728x90

'우결'과 노래는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까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정용화는 서현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만들었다며 들려준다. 이것은 아마도(어쩌면 분명히) 용서 커플의 노래로 발표될 지도 모른다. 지금껏 수많은 '우결'의 출연진들이 그래 왔기 때문이다.

조권과 가인은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를 불러 각종 음원 차트에 올렸다. 곡도 좋았지만 조권 가인이 참여한 가사가 다름 아닌 '우결'에서의 두 사람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그 가사는 '우결'에 출연하면서 둘 사이에 생겨난 설렘과 두근거림을 담았다.

'우결'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스토리를 익히 알고 있는 대중들에게 이 노래는 더 친숙하게 다가갔을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같은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 마치 '우결'의 번외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노래와 스토리가 만나면 이런 강력한 화학작용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우결'과 노래가 인연이 깊은 건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대부분 가수들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노래와 프로그램이 만났을 때 생겨나는 내적 외적 효과가 그만큼 극대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가수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래에 스토리가 얹어지고, 가수들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그 프로그램을 연상하게 만든다.

아마도 '우결'에서 가장 처음 이런 효과를 보인 커플은 알렉스와 신애 커플일 것이다. 알렉스는 신애를 녹음실로 불러 러브홀릭의 '화분'을 불렀다. 워낙 좋은 노래지만 그다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 노래는, 알렉스 특유의 자상함과 신애의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굉장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 후 크라운제이와 서인영은 'too much'를, 앤디와 솔비는 '러브 송'을, 환희와 화요비는 '사랑해'를, 전진과 이시영은 '바보처럼'을 그리고 김용준과 황정음은 '커플'을 불렀다. 재미있는 것은 '우결'에서 노래와 관련된 스토리들이 잘 전달되었을 때 그만큼 노래의 화제성도 커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만든다거나 혹은 불러준다거나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그만큼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가 나오는 시점은 대부분 커플들이 상당히 가까워진 시점일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용서 커플이 이제 그들의 노래를 발표할 시점이라는 것은 그들 역시 초반의 어색함을 벗어내고 이제 가까워졌다는 말도 된다. 실제로 이들은 이제 대화에서도 편해졌고 스킨십도 어느 정도 자연스러워졌다. 아마도 쿤토리아(닉쿤과 빅토리아) 커플도 좀 더 가까워진다면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혹자들은 이것을 그저 마케팅의 한 수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가수들 입장에서도 그렇고 프로그램 입장에서도 노래는 그만큼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 부정적으로 보면 가상 결혼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로 전한다는 것이 가식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분히 그런 위험성이 있다. 만일 진정성이 의심이 된다면 그것은 거꾸로 가수들에게나 프로그램에게나 득보다는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상결혼이라고 해서 그저 설정일 뿐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실제 부부처럼 모든 걸 나눌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정 자체가 거짓일 수는 없을 테니까. 만나다 보면 누구나 좋은 감정이나 미운 감정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가수인 이들에게 노래는 또한 자신들의 좋은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기도 한다.

결국 진정성은 노래에 담기기 마련이다. 그것이 노래에 느껴졌을 때 대중들의 마음은 움직일 것이다. '우결'의 몇몇 노래들이 그런 파장을 일으킨 걸 보면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출연진들의 마음이 그 진심을 담고 있었다는 얘기는 아닐까. 아마도.